새로운 감성 코드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다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패션 브랜드들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일러스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활로를 찾는 브랜드들의 움직임. 획일적인 디자인에 지친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을 찾으면서 아티스트의 창작물이 담긴 패션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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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매력의 무해력 충만한 ‘르꼬끄골프 X 하이다나’ 협업 컬렉션 |
◇ 캐릭터 중심의 협업, 친근함으로 승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를 활용한 협업이다. 르꼬끄골프는 아티스트 ‘하이다나’와 손잡고 대표 일러스트 ‘털복숭이’를 골프웨어에 접목했다. 순수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젊은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털복숭이는 심플한 드로잉으로 표현된 몽글몽글한 형태와 폭신한 느낌이 특징이다.
이번 ‘르꼬끄골프 X 하이다나’ 협업 컬렉션에서는 골프를 즐기는 털복숭이를 위트 있게 표현했다. 주력 제품인 라운드 티셔츠에는 골프카트를 타고 스윙하는 털복숭이 프린트가 재미를 더한다.
컬렉션은 봄여름 시즌의 싱그러운 필드 감성과 털복숭이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접목하기 위해 그린, 옐로우, 브라이트 블루 등 부드럽고 밝은 컬러에 집중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귀엽고 경쾌한 스타일링에 초점을 맞춰 라운드 티셔츠, 피케 셔츠, 니트 등 기본 아이템뿐 아니라 스카프, 모자, 양말, 파우치, 미니 백 등 액세서리 용품까지 총 24종으로 폭넓게 구성했다.
마인드브릿지는 인기 캐릭터 브랜드 ‘미스터두낫띵’과 함께 2025 썸머 컬래버레이션 에디션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바쁘고 치열한 일상 속에서 의도적으로 휴식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돌보는 ‘셀프케어’를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미스터두낫띵’은 바쁜 일상 속 지치고 무기력한 현대 사회인을 모티브로 한 국내 캐릭터 브랜드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응원한다’는 컨셉이 공감을 얻고 있다. 소파에 누워 ‘No Plan Society’를 꿈꾸거나 주 7일이 적힌 블라인드 뒤에서 오늘도 게으름을 만끽하는 모습 등 위트 있는 캐릭터 아트워크가 제품 디자인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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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띠벨리’가 글로벌 일러스트레이터 ‘수지 해머’와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내놓고 전속 모델 임수향과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
◇ 글로벌 일러스트레이터와의 감각적 콜라보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들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베스띠벨리는 폴란드 바르샤바 출신의 글로벌 일러스트레이터 ‘수지 해머’와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출시했다. 그녀는 밝고 사랑스러운 그림체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활동 중이며, 예술 워크숍 등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번 협업은 베스띠벨리 25SS 시즌 테마인 ‘Hello Again’의 연장선으로 기획됐으며, 수지 해머 특유의 톡톡 튀는 색감과 유쾌한 무드의 아트워크가 집업 점퍼, 반팔 티셔츠, 데님 팬츠 등 7종의 아이템에 적용됐다.
캉골은 일러스트 작가 움베르토 크루즈와의 협업 컬렉션 ‘아이스크림 컬러’를 선보였다. 움베르토 크루즈는 샤넬, 애플뮤직 등과 협업한 경력이 있는 아티스트로, 1990년대 대중문화와 색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브랜드 ‘아이스크림 컬러’는 “우리 모두는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소리친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 이번 캉골 협업은 로고 아트워크를 밝고 유쾌한 색감과 독창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해 티셔츠, 백팩, 에코백, 볼캡, 사파리햇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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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우피크가 자연을 사랑하는 아티스트 ‘헤르시’와 협업해 콜라보 컬렉션을 내놓았다. |
◇ 감성과 자연을 담은 프리미엄 컬렉션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아티스트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스노우피크 어패럴은 자연을 사랑하는 아티스트 ‘헤르시’와 함께 ‘지중해의 여름’을 테마로 한 콜라보 컬렉션을 출시했다.
지중해의 사람들과 자연, 별빛 아래의 대화 등 따뜻한 순간들을 헤르시의 그래픽으로 표현했으며, 바람막이 재킷, 셔츠, 쇼츠, 그래픽 티셔츠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다양한 핏과 스타일의 그래픽 티셔츠는 반소매, 크롭, 슬리브리스 등으로 출시되어 여름 스타일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올리비아로렌은 브랜드 런칭 20주년을 기념해 일러스트레이터 ‘보니룸’과 협업했다. 보니룸의 감성을 담은 아트워크가 블라우스, 바람막이 점퍼, 우산 등에 적용되어 한정판으로 출시돼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보니룸 티셔츠를 비롯해 보니룸 플라워 프린트 블라우스는 각각 판매율 1위를 달리며, 올여름 베스트셀러로 자리하고 있다. 화사한 패턴과 시원한 소재, 쾌적한 착용감을 모두 갖춰 편안하면서도 트렌디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사람들의 내재된 욕망을 회화, 일러스트, 도자기, 피규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온 아티스트 ‘그리드(GRID)’와 ‘다이나핏’의 협업도 주목된다. 이번 협업은 ‘다이나핏이 그리는 스포츠 씬’을 주제로, 그리드 작가 특유의 자유분방하고 유연한 터치를 바탕으로 한 아트워크가 여름 컬렉션에 활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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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비아로렌’ 보니룸 협업 |
◇ 현대미술과 만나는 아트웨어의 진화
더욱 전문적인 예술 영역으로 확장하는 브랜드들도 눈에 띈다.
커스텀멜로우는 현대미술 작가 ‘세바스찬 쇼메톤’과 손잡고 아트 컬렉션을 내놓았다. 세바스찬 쇼메톤은 회화, 공예, 미디어 아트 등 장르를 넘나들며, 유명한 만화 캐릭터나 인터넷 밈을 재해석해 대중문화와 예술의 경계를 탐구하는 런던 기반의 작가다. 2024년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어린이 도서 ‘Mr. Men’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의인화된 캐릭터를 통해 재치 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탐구정신을 보여준 바 있다.
커스텀멜로우는 브랜드 론칭 초반부터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협업을 이어왔고, 이는 패션과 예술의 교집합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삼고 그 세계관을 넓히는데 활용하고 있다.
이번 협업 컬렉션은 쇼메톤 대표작 캐릭터들을 패션이라는 매체로 확장한 아트웨어 라인이다. 티셔츠, 셔츠, 팬츠 등 의류와 볼캡, 양말, 키링 액세서리를 포함해 총 20여 종의 아이템으로 구성된다. 각 제품에는 물감을 튀긴 듯한 ‘액션 페인팅’, 막 완성된 작품의 현장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웻 페인트’, ‘추상미술’ 등 쇼메톤의 위트 있는 캐릭터 드로잉과 회화적 감성이 반영되어, 감각적이고 개성 있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Z세대의 취향에도 자연스럽게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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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스텀멜로우가 현대미술 작가 ‘세바스찬 쇼메톤’과 손잡고 아트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을 내놓았다. |
◇ 불황의 돌파구, 창의성이 답
아티스트 협업의 확산 배경에는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 변화가 있다. 일반적이고 뻔한 브랜드 로고보다는 자신만의 스토리와 감성을 담은 아트워크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패션을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아티스트 협업은 차별화된 상품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브랜드 이미지에 문화적, 예술적 가치를 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특히 한정판 형태로 출시되는 협업 제품들은 희소성을 바탕으로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패션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협업은 상품 개발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고리를 만드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며, 이는 양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혁신적 콘텐츠의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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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골과 움베르토 크루즈가 함께한 ‘아이스크림 컬러’ 컬렉션 |
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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