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부터 프랑스 럭셔리 그룹 케어링의 최고 경영자로 재직해 온 프랑수아 앙리 피노(63세) 회장은 아버지 프랑수아가 설립한 그룹의 CEO를 사퇴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최근 몇 년간 케어링은 주요 브랜드 구찌의 위기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4월 말, 프랑수아 앙리 피노(Francois-Henri Pinault)는 "케어링의 기초는 탄탄하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국제적 상황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2025년 초부터 그룹 주가가 27% 급락한 것은 주요 브랜드인 구찌의 부진한 매출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구찌는 생 로랑,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부쉐론보다 중요한 그룹의 리딩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케어링은 보도 자료를 통해 현재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의 CEO 루카 데 메오( Luca de Meo)가 그룹의 새로운 CEO로 합류하고,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렌(Rennes)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가장 강력한 사업가로 성장한 목재 상인 프랑수아 피노(Francois Pinault)의 막내 아들이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1985년 HEC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후 가족 회사인 피노 쁘렝땅 르두트(PPR, 2013년에 케어링으로 변경)에서 비즈니스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1987년 피노 유통(Pinault Distribution)에서 영업 담당자로 근무했으며, 프랑스 보이스 인더스트리의 대표이사, 1993년에는 아프리카에서 제약 및 자동차 유통 사업을 운영하는 자회사 CFAO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프랑스의 대표적인 유통채널 프낙(Fnac)을 이끌었으며, 2000년에는 PPR의 부대표이사로 임명되었다.
당시 부친인 프랑수아 피노 회장은 영원한 경쟁 상대인 LVMH의 보스 베르나르 아르노로부터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의 42% 지분을 인수해 구찌를 빼앗았다. 이 그룹의 새로운 럭셔리 지향은 이후 이브 생 로랑, 세르지오 로시, 부쉐론,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를 인수함으로써 확인되었으며, PPR은 매스마켓 유통업체인 프낙, 콩포라마(Conforama), 쁘렝땅(Printemps), 라 르두트(La Redoute), 쉬르코프(Surcouf)의 소유주로 남아 있었다.
2001년 프랑수아 피노는 아들 프랑수아 앙리 피노를 자신의 럭셔리 제국을 지배하는 지주회사 휘낭시에르 피노(Financiere Pinault)의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해 그의 지위를 높였다. 그리고 2005년, 43세의 나이에 신기술과 축구를 사랑하는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1963년에 설립된 패밀리의 대기업을 혼자서 이끌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프랑수아(Francois)였지만, 아버지와 구별하기 위해 세 번째 이름인 앙리(Henri)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2014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에서 “나는 중요한 질문에 직면했다. 아버지가 남긴 것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방향을 택할 것인가? PPR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룹은 더 국제적이고 더 수익성이 높아져야 했다. 그래서 나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이 큰 럭셔리 패션 및 액세서리 부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다니엘 크레이그를 닮은 외모로, 그룹 내에서 FHP로 알려진 그는 그룹의 매스 마켓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스포츠웨어로 방향을 전환하고 2007년에는 50억 유로(약 8조 원) 이상의 금액으로 푸마를 인수했다. 그러나 독일 스포츠 장비 브랜드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2018년에 푸마를 매각했다.
플로노이(Flornoy)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아르노 카다르(Arnaud Cadart)는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자신의 방식으로 일을 추진하고 젊은 고객층을 타겟으로 삼고자 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이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웠지만, 그는 현명하게 한발 물러나는 결정을 내렸다”라고 2021년 <AF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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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아 앙리 피노 회장과 아내 셀마 헤이크 |
럭셔리 상품에 다시 집중한 케어링 그룹은 처음에는 플래그십 브랜드인 구찌의 성장으로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2020년대 초,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는 모멘텀을 잃고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2024년에 구찌는 매출이 23% 감소했으며, 2023년 초에 새로 임명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터 데 사르노(Sabato De Sarno)도 회사의 재기를 이끌지 못했다. 올해 3월, 사바토 데 사르노는 그 때까지 발렌시아가에서 근무하던 조지아 출신의 디자이너 뎀나로 대체되었다.
2021년, 아르노 카다르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수아 앙리 피노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LVMH, 에르메스 그리고 여러 독립 이탈리아 브랜드와 같은 강력한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성공적으로 확장했다”라고 평가했지만, 그룹은 여전히 “아버지가 구찌를 인수한 것과 같은 또 다른 중요한 혁신적인 인수합병”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2023년 케어링은 향수 브랜드 크리드(Creed)를 약 35억 유로(약 5조 6천억 원)에 인수했으며, 2024년에는 발렌티노의 지분 30%를 인수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2009년 멕시코 출신 여배우 셀마 헤이크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네 자녀를 두고 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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