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7조 달러(약 2,425조 3,9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패션 산업은 지구 환경의 주요 오염원이다. 추정에 따르면, 패션 산업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8%에서 10%를 차지하며, 항공과 해운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배출한다.
보통 의류 제조는 폴리에스터와 같은 화석 연료에서 추출된 섬유에 의존하며 에너지와 물을 대량으로 소비한다. 패스트 패션의 순환으로 인해 많은 제품이 구매 후 곧바로 버려지며, 이는 엄청난 양의 텍스타일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있다.
올해 블룸버그NEF 피오니어즈(BloombergNEF Pioneers) 어워드 수상자 중에는 텍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두 스타트업이 있다. 버지니아주 댄빌에 위치한 서크(Circ)는 혼합 섬유 소재를 재사용 가능한 원재료로 되돌리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파리 기반의 에버다이(EverDye)는 환경 영향이 낮은 텍스타일 염색 공정을 개발했다.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직물은 순면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면과 폴리에스터의 혼합 섬유다. 하지만 혼합 섬유는 분리하기 매우 어려워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텍스타일 사이언스 교수인 소냐 살몬은(Sonja Salmon)은 “기계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를 빗질로 분리할 수가 없다. 기계는 그들을 같은 물질로 인식한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크는 화학 기술을 선택했다. 이 회사의 기술은 물과 압력을 이용해 폴리에스터 분자(폴리머)를 구성 요소인 단량체로 분해한다. 서크의 사장인 피터 마제라노프스키(Peter Majeranowski)는 이 과정이 두 종류의 섬유를 분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서크는 이후 폴리에스터 단량체와 면을 정제해 텍스타일 생산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피터 마제라노프스키 사장은 "온실가스 영향 측면에서 원료보다 우수한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프로세스를 정제하고 개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라고 설명했다.
벤처 투자와 공급망 투자 외에도 서크는 파타고니아, 인디텍스(자라의 모회사), 유럽 패션 플랫폼 잘란도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는 브랜드들이 자사의 기술로 재활용된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 다년 계약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여러 시즌에 걸친 약속은 업계에서 흔하지 않다고 피터 마제라노프스키는 설명하며 “사실 브랜드들이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의류에 사용되는 원단을 염색하는 과정은 제조 과정 중 에너지 소비가 가장 높은 단계다. 전통적으로 염료는 색소가 결합되도록 매우 높은 온도로 가열된다. 에버다이는 실온의 물로 이 과정을 수행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에바다이의 연구 과학자 크리스텔 쇼페통(Christelle Chauffeton)은 "텍스타일에 사용되는 광물 염료는 일반적으로 음전하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물도 음전하를 띠기 때문에 두 물질은 서로 친화력이 없어 색소가 달라붙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염색 과정은 일반적으로 첨가제, 결합제 및 고온을 의존한다."라고 덧붙였다.
에버다이는 광물 색소를 “생물학적 고분자 나노입자 위에 직접 합성”한다고 크리스텔 쇼페통은 설명했다. 이 나노입자는 화학적으로 수정되어 양전하를 띠게 된다. 생체 고분자(또는 천연 고분자)가 음전하를 띤 섬유 옆에 놓이면, 첨가제나 강한 열 없이 색소가 섬유에 흡착된다. 이후 추가 열 처리를 통해 나노입자가 모여 섬유 표면에 필름을 형성하며 색소를 고정시킨다.
이 스타트업은 현재 직물을 갈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염색할 수 있으며, 파란색, 빨간색, 검은색을 만들기 위해 기술을 세밀하게 조정 중이다. 에버다이의 운영 담당자 빅토르 두랑(Victor Durand)은 “공식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소규모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으며, 라코스테와 쁘띠바또(Petit Bateau) 등 브랜드와 시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위해 자금을 조달 중이다. 빅토르 두랑은 “우리의 목표는 공급망에서 염료의 정기 공급업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다이와 서크는 보스턴 기반의 갤리(Galy, 실험실에서 면을 재배해 작물의 물과 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기업)와 이스라엘 스타트업 알갈리페(Algaeing, 해조류에서 생분해성 실과 염료를 만드는 기업) 등 저영향 텍스타일을 추구하는 혁신 기업들과 함께하고 있다.
중고 의류를 구매하거나 단순히 구매량을 줄이는 것도 패션 산업의 환경 영향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새로운 의류를 생산하는 글로벌 산업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서크, 에버다이 및 동료 기업들은 이 과정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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