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에 플랫폼별 희비 엇갈려…무신사, 패션 1위 굳힌다
가+
가-
지난해 ‘명품 플랫폼’ 사세 급격히 쪼그라들어…업계 1위 발란은 기업회생 절차

2025-04-17 오후 1:49:35

Image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매출·영업이익 등 3개 지표에서 모두 사상 최대치인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으며 국내 패션 플랫폼 최초로 연 매출 1조 클럽에도 가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팬데믹 시기에 호황을 누리며 급성장했던 패션·명품 플랫폼 시장에서 주요 기업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불황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럭셔리 브랜드를 취급하는 명품 플랫폼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될 위기 상황으로 내몰린 반면, 중저가부터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개성있는 상품 큐레이션을 갖춘 패션 플랫폼들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패션 플랫폼 중에서는 뷰티, 오프라인, 글로벌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무신사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선두 자리를 확실히 굳히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024년 실적을 공개한 명품·패션 플랫폼 9개 기업 중 절반인 5곳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업계 특성상 매출이 역성장하는 것은 이용자 감소와 거래가 위축된다는 의미로 심각한 위기로 읽힌다. 특히 명품 플랫폼 업계의 역성장이 도드라지게 나타났는데, 이는 2023년 말부터 확산된 고물가와 장기 불황의 여파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서도 국내 온라인 패션 쇼핑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1월 온라인 패션 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 대비 1.9% 감소하며 역신장했다 한 달만인 2월에 0.7% 증가세로 간신히 반등했다.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업계 1위 ‘발란’은 명품 플랫폼 업체들이 처한 극단적 생존 경쟁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 이른바 ‘보복 소비’ 수혜를 톡톡히 누리며 2020년 243억원이었던 발란의 연 매출은 2022년 891억원까지 3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마케팅비를 포함한 광고선전비는 35억원에서 386억원으로 10배 이상 폭증했다.


그러나 2023년 엔데믹에 접어들며 매출이 전년비 56% 급감하며 392억원까지 주저앉았다. 발란은 이미 2023년에도 계속기업으로 불확실성이 있다는 감사인 의견을 받은바 있다. ‘트렌비’와 ‘머스트잇’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머스트잇도 2023년 매출이 24.5% 줄어든 250억원에 그쳤고, 트렌비 역시 800억원대였던 연 매출이 2023년 402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들 명품 플랫폼 3사는 아직 2024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매출도 역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명품 플랫폼이 고꾸라진 반면 버티컬 패션 플랫폼들은 대부분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실적을 공개한 곳 중에서는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크림 등이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특히 무신사가 독보적 실적으로 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굳히는 모습이다.


2024년 연결 기준 ‘무신사’의 매출액은 1조2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증가했다. 무신사는 2023년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록한 86억원의 영업손실을 1년만에 털어내고 지난해에는 1028억원으로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무신사는 2024년 거래액도 4조5000억원을 돌파했는데 거래액·매출·영업이익 3개 지표에서 모두 사상 최대치인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하며 국내 패션 플랫폼 최초로 ‘연 매출 1조 클럽’에도 진입했다.


매출도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기록한 곳으로는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도 있다. 카카오스타일의 2024년 매출은 2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4% 증가했다. 이 기간에 2023년 기록한 198억원의 영업적자를 털어내고 지난해에는 2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전환도 이뤄냈다.


Image
‘무신사 스탠다드’ 현대백화점 울산점 매장 내부. 무신사는 온라인 플랫폼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28.8% 증가하며 3343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3년 33억원대 영업이익에서 2024년 154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고 말았다.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에이블리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지속해서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 마이너스 522억원 규모의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 중에서는 신세계그룹 계열인 ‘W컨셉’이 2024년 연 매출 1169억원과 영업이익 16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다만 W컨셉의 매출은 2023년 1455억원에서 약 20% 감소하며 플랫폼 측면에서의 활성화 지표가 추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정판 리셀 중심의 패션 잡화를 취급하는 네이버 ‘크림(KREAM)’은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45% 증가하며 17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2023년 408억원보다 줄어든 89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크림은 여전히 부채 총계가 6548억원으로 자산 총계 3331억원보다 많은 -3216억원 규모의 자본잠식 상태라 재무적 불안성이 높은 상태다.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를 운영하는 뉴넥스의 상황도 악화일로다.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중저가 보세 패션 업계와 경쟁하는 와중에 중국 C커머스 업체의 공습까지 겹치며 이용자가 급감한 탓이다. 뉴넥스의 2024년 매출은 196억원으로 전년 572억원 대비 무려 66% 급감했다. 영업적자는 180억원에서 5억원까지 줄였으나, 사실상 이는 비용 축소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다. 브랜디의 경우도 자산 총계가 112억원인 반면 부채 총계는 419억원에 달해 -306억원 규모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전문가들은 패션 플랫폼들 사이에서도 실적 희비가 엇갈린 것은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 큐레이션’을 갖추고 있는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와 함께 단순히 플랫폼으로서 패션상품 중개 비즈니스에만 머물지 않고 뷰티, 오프라인, 글로벌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이 지속 성장을 뒷받침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이후로 플랫폼 시장에 대한 현금 유동성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자생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적 과제가 됐다”면서 “안정적 기반을 다진 무신사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패션 플랫폼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우현 기자
whk59@naver.com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