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란 판타지를 옷으로 뱉어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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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4 오후 6:07:39

패션 디자이너 장광효에게는 두 가지의 편견이 있다. 첫 번째는 호모(?) 혐의가 짙다는 것. 두 번째는 어눌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장광효는 주말 부부로 알콩달콩 살아가는 한 가정의 남편이자 가장이었고, TV에 비치는 것처럼 모자라거나 어눌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조용함 가운데 스며 있는 영민함(?)이 기자가 찾아낸 그의 참모습이었다. 청담동 아틀리에에서 장광효를 만났다. 


 18년간 남성복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몇몇 내셔널 브랜드와 조인트를 통한 ‘디자이너와 기업의 이상적인 만남’을 시도했던 디자이너 장광효가 최근 SK네트웍스와 손을 잡았다. 「카스피코너스」를 리뉴얼한 「코너스」의 블랙 라벨인 ‘C-라인’을 함께 선보이기로 한 것.


“작년에 SK텔레콤 유니폼을 디자인했는데 직원들이 별도 구매를 문의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는 그는 지난 5월 미셸 위가 참가해 화제를 모았던 ‘SK텔레콤오픈 2006’의 수천만원짜리 우승 재킷을 디자인하면서 SK와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디자이너에 관심이 많은 최태원 회장의 눈에 보이지 않는 후원도 한몫 했다는 후문.


오랜만의 만남이라 서로의 사적인 프라이버시(?)를 확인한 후 자연스럽게 패션쇼로 화두를 돌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서울컬렉션은 해외 컬렉션처럼 바이어도 없고 컬렉션 전문 큐레이터도 패션 행정가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이너들만의 잔치인 패션쇼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었다.


“바이어가 없는 쇼를 하는 것은 디자이너만의 잘못은 아니죠. 생돈이 들어가니 디자이너에겐 마이너스니까요. 하지만 한국 패션문화 발전에는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봐요”라고 말문을 연 그는 현재 기획 위주의 백화점 MD가 바잉 위주의 MD로 바뀌어야 한다며 최근의 트레이딩업 흐름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제 아주 비싸거나 아니면 아주 싸거나 둘 중의 하나 잖아요. 결국 중가시장이 없어지고 소비시장이 양극화된다는 트레이딩업 개념이 우리 패션의 미래 같아요.”


패션 그룹 SFAA(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 창립 멤버인 장광효는 정기 컬렉션을 거른 적이 없다. 패션쇼는 그에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사실 NWS 컬렉션의 효시도 그였다. 1988년 모델라인과 함께 신인 디자이너를 위한 무대로 기획한 것이 바로 NWS 컬렉션이었다. 1회는 자신의 작품으로 국내 최초의 남성복 컬렉션을 하얏트에서 열어 장안의 화제가 되었고, 1989년 2회는 신장경이, 1990년 3회는 손정완이 각각 단독 쇼를 열었지만 1991년 4회 때는 대상자가 없어 중단되었다. 결국 1992년부터는 지금처럼 우영미를 비롯한 젊은 디자이너들이 참가하는 그룹으로 발전해 현재의 NWS 컬렉션이 된 것이다.


파리의 꿈 접고 중국으로 유턴
그는 분산되어 열리는 서울컬렉션의 남성복 쇼를 모아 단체를 초월한 통합 남성복 컬렉션을 따로 열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 프레스 릴리스나 국내외 바잉 시스템 구축, 쇼룸 운영 등 다양한 실험을 남성복에 할 수 있기 때문. 그런 다음 나온 긍정적인 효과를 여성복에 적용하면 시행착오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때 그는 파리 남성복 컬렉션에 ‘올인’한 적이 있었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파리에서의 꿈을 접으면서 그는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그때 그는 의욕만으로 안 되는 세계 패션의 높은 벽을 느꼈을 것이다. 파리에 대한 미련을 3년 만에 접은 장광효는 그 보상심리로 해외 비즈니스 루트를 같은 문화권인 중국으로 틀었다.


“파리에 상주하면서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컬렉션 기간 동안만 파리에 나가 비즈니스한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한 선택이었죠. 마치 거짓 옷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끝이 안 보이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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