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위임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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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근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04

2025-02-19 오후 2:14:54

‘화가 난’ 리더가 알아야 할 20가지 불문율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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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성공한 리더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보라. “조직 생활에서 가장 까다롭거나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요?”


쉽게 답을 듣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관리적 측면에서는 매출, 직원 관리, 조직 운영과 같은 답이, 리더십 측면에서는 직원 성장, 후임자 발굴 및 육성 같은 답이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질문을 “연차가 쌓이고 역량이 커질수록 더 어려워진 것은 무엇이었나요?”로 바꾼다면, 의외로 “권한 위임”이라는 답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반드시 ‘권한 위임’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대신 직원에 대한 신뢰, 큰 일을 맡기는 것 등의 표현이 나올 수도 있다. 이번 호에서는 리더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이 까다로운 기술, 권한 위임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 권한 위임의 정의와 현실


리더십 교육을 받다 보면 권한 위임의 중요성을 자주 듣게 된다. 권한 위임이란 말 그대로 자신의 권한 즉 책임지고 있는 업무를 타인에게 넘겨주는 것을 의미한다.


정의는 명쾌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조직이나 교육에서는 권한을 넘겨주라고 강조한다. 그렇게 해야 직원을 성장시킬 수 있다면서.


조직에서 일하는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본인의 일을 선뜻 맡길 수 있는가? 특히 실수가 잦거나 아직 믿기 어려운 누군가에게 말이다. 팀의 리더가 되면 책임져야 할 일들이 늘어나고, 여전히 실무를 해야 하면서도 직원을 육성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결국엔 싫든 좋든 기존에 맡은 일의 일부를 반드시 넘겨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리더 자신이 번아웃을 경험하거나, 직원을 믿지 못한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유능하거나 열정적인 직원들의 동기를 꺾어 퇴사를 유발할 수도 있다.


◇ 사례로 보는 권한 위임의 딜레마


필자가 코칭했던 한 기업의 임원은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주로 상사와 함께 처리했다고 한다.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두 사람이 함께 해결했기에 직원들은 문제의 존재조차 몰랐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임원과 직원 간의 역량 격차를 더 벌어지게 했고, 어려운 일을 직원들에게 맡기기가 점점 더 난처한 상황을 만들었다. 임원은 직원들에게 적당한 수준의 역할과 책임만 부여했고, 이는 성장과 성과에 욕심이 있는 직원들의 동기를 저하시켰다.


코칭을 통해 이 문제를 인정한 후, 조직 전체의 역할과 책임 체계를 전면 수정하고 직원 육성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고, 필자 역시 보람을 느꼈던 사례로 기억된다.


◇ 권한 위임의 악순환


역량이 뛰어난 리더일수록 권한 위임이 더 어려워진다. 자신이 처리하면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을 역량 차이가 나는 직원에게 맡기면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책임감이 강한 리더들이 출장이나 휴가를 가는 것도 꺼리게 된다. 본인의 부재 시 벌어질 문제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더는 더 큰 일에 집중하기 위해 자신의 업무를 반드시 넘겨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의 미래가 불투명 해지고, 집단 지성을 활용하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 권한 위임을 위한 준비


물론 “그게 말처럼 쉽습니까? 권한 위임을 제대로 하려면 일과 책임을 모두 넘겨주어야 하는데, 일단 맡기고 지속적으로 보고받는 시스템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요?”라는 반문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으려는 이유가 ‘직원을 믿지 못해서’라면, 이는 동기부여가 되는 진정한 권한 위임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직원이 책임지고 일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야 진정한 권한 위임이 이루어진다. 권한 위임은 “오늘부터 네가 이 일의 주인이야”라고 선언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직원이 권한위임을 받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시작점이다.


◇ 권한 위임의 단계


권한 위임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권한을 위임하기 전에 구성원의 생각을 키우는 단계로 권한을 받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과정이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일과 권한을 넘겨주는 단계로, 준비된 직원에게 업무와 책임을 부여한다.


권한 위임을 받지 못하고 자기 수준만큼의 일만 하도록 만드는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사고를 확장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조직 문화에서는 답정너(답이 정해진 너)식 태도가 만연할 가능성이 크다.


사고를 확장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업무 설계를 격주 단위로 진행하는 것이다. 주간 단위로 사고가 고정된 직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고민을 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게 된다. 그리고 리더는 이 과정에서 직원이 제안한 일을 가능한 승인해 주어야 한다. “왜 그런 일을 하려고 하느냐” 또는 “다른 중요한 일이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 거절하면 사고의 확장은 다시 위축된다.


◇ 권한 위임의 첫 걸음


직원이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한 일을 믿고 맡기는 것, 바로 그것이 권한 위임의 시작이다. 리더가 사고의 확장을 도와주면, 직원은 리더가 바라는 방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더 큰 일을 맡기기도 수월해진다. 반면, 직원의 모든 일에 개입하고 승인하는 리더 밑에서는 사고의 확장이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러한 문화가 익숙해지면 직원들은 더 이상 머리를 쓰지 않게 되고, 권한 위임은 점점 요원한 일이 된다. 믿고 맡기기가 어렵다는 고민 대신, 지금 바로 권한 위임의 첫 발을 내딛기를 권한다.



박중근 대표
jk.park@kemp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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