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업계 가격인상 카드, 오히려 수요 둔화 부추길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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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MH의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이달부터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7%씩 올린다. |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명품업계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자 전격적으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 하면서 수요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여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명품 패션하우스들은 새해 벽두부터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명품업계는 매년 평균 두 차례씩 인상을 단행했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1~2주 빠르게 가격을 올린 것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내달 3일부터 의류, 가방, 주얼리 등 전 품목 가격을 평균 10% 인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금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얼리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은 더 클 것이란 전망이다.
LVMH의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이 달부터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7% 올린다. 특정 제품은 30%까지 올라간다.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롤렉스는 올해 초 8%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 6개월 만에 또 다시 5%를 인상하는 등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브라이틀링은 전 품목 가격을 8%씩 인상했다.
까르띠에는 내달 시계와 보석 등 전품목 6%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으며, 티파니는 내달 15일부터 가격 조정에 나선다. 티파니는 지난해 1월과 10월 두차례 약 5%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달 초 가격을 올린 디올과 샤넬 역시 주얼리 제품을 시작으로 추가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디올과 샤넬은 이달 초 평균 10%대 가격을 인상했다.
앞서 프라다는 지난해 초에 이어 7월에도 제품 가격을 10%대 기습 인상한 바 있다. 최근 프라다 그룹의 미우미우는 별도 공지 없이 가방, 의류, 모자 등을 중심으로 평균 4%대 가격 인상을 단행해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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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르메스는 전 품목 가격을 평균 10% 올리기로 했다. |
이처럼 명품 패션하우스들의 가격 인상이 단기적 실적 하락을 방어하는 대비책이 될 순 있지만 장기화되는 고물가 기조에 소비심리 위축을 부추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연간보고서에서 전세계 개인명품 시장규모가 3630억원 유로(한화 약 540조원) 규모로 전년대비 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4억명에 달하던 명품 소비층은 2년간 5000만명이 줄었으며, 특히 코로나 이후 명품 소비를 이끌던 중국과 우리나라에서의 소비가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보복심리 여파로 명품 수요가 고점에 달했던 2022년에 갤러리아백화점은 개점 이후 첫 3조원 매출을 달성했지만,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2조7991억원인데, 이 중 명품관 매출은 1조1725억원으로 전년대비 1.5% 줄었다. 갤러리아는 명품 매출 비중이 40% 가량 차지하고 있는 만큼 명품 감소가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업계 동향을 살펴봐도 백화점 업계는 명품 매출 감소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 줄어든 4630억원으로 합산됐다. 면세점은 영업적자가 총 896억원에 달해 전년동기대비 3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이 올해 초부터 환율 변동에 따른 국가별 가격 불균형을 일부 해소하고자 경쟁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명품 수요 부진은 결국 백화점과 면세점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어 무리한 가격 인상보다는 수요를 끌어올리는 전략 마련이 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필 기자
sjp@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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