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억만장자들, 명품 불황으로 사상 최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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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도 프랑스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 욕구 약화시켜

2024-12-30 오전 5: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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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베르나르 아르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마이어스, 프랑수아 피노



프랑스 최고 억만장자들에게 2024년은 명품 수요 약세와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총 재산이 기록적인 폭으로 감소한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세계 최고 부호 중 프랑스 최대 억만장자 3인방인 베르나르 아르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마이어스, 프랑수아 피노는 올해 총 재산에서 약 700억 달러(약 103조 3,200억 원)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지배하는 업계 대기업인 LVMH, 로레알, 케어링 은 프랑스 증권거래소에서 가장 큰 손실을 입었으며, 특히 구찌 소유주인 케어링은 주식 가치의 41%를 잃었다.


이 세 사람은 명품과 퍼스널 케어 기업의 주가 폭락으로 부를 날려버렸다. 중국 쇼핑객들은 가죽 제품부터 디자이너 가운, 스킨케어에 이르기까지 구매 지출을 줄였고, 케어링의 구찌 레이블을 비롯한 기업들은 새로운 경영과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이번 달 미셸 바르니에 정부의 붕괴를 비롯한 프랑스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도 프랑스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 욕구를 약화시켰다.


에드몬드 드 로스차일드 자산운용(Edmond de Rothschild Asset Management)의 펀드 매니저인 아리안 하야테(Ariane Hayate)는 “2024년 성장 동력은 중국 소비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라고 말하면서 “또한 3년간의 놀라운 성장 이후 리벤지 소비가 사라지면서 사치품 피로감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팬데믹 기간 동안 소비자들이 봉쇄 조치로 인해 쌓인 현금을 고급 브랜드에 쏟아 부으면서 명품과 화장품 판매가 급증했다. 이러한 역학 관계 덕분에 LVMH의 설립자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블룸버그 부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현재 5위인 그는 지금까지 세계 500대 부자 중 그 누구보다 많은 310억 달러(약 44조 4,276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로레알의 후계자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마이어스는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었으며, 작년에 1,000억 달러(약 147조 6,000억 원)의 재산을 가진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하지만 현재 그녀는 두 왕관을 모두 잃었다.  


파리에 있는 유럽 자산 관리 회사인 카르미냑(Carmignac)의 투자위원회 위원인 케빈 토제(Kevin Thozet)는 “럭셔리는 이제 현실로 돌아왔다.”라고 말하면서 “2023년부터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상화되는 과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케어링으로 발전한 회사를 설립한 88세의 프랑수아 피노 역시 2021년 8월 최고치에서 64% 하락한 220억 달러(약 32조 4,720억 원)로 재산상 큰 타격을 입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블룸버그의 부호 지수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이며, 주로 최대 패션 브랜드인 구찌의 문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수아 피노의 재산 감소는 그의 아들인 프랑수아-앙리 피노(62세)가 케어링의 경영을 맡으면서 소매업 자산을 럭셔리에 집중하는 동안 일어났다. 하지만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케어링은 구찌에 상당부분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고, 구찌의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다. 피노 가문은 파리에 본사를 둔 케어링의 지분 42%와 의결권 59%를 보유하고 있으며, 잇따른 수익 경고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월스트리트의 '매그니피센트 세븐(테슬라, 알파벳,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메타)'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 7종목에 대한 유럽 대륙의 성장주 대안으로 여겨졌던 유럽 명품주들의 주가는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모든 럭셔리 브랜드에 똑같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에르메스의 매출은 3분기까지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는 부유한 고객층을 겨냥한 제품 포지셔닝 덕분으로, 이들은 일반 고객보다 더 탄력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삭소 반크 프랑스(Saxo Banque France)의 2024년 승자 및 패자 목록에는 전년 대비 약 18% 상승한 에르메스와 케어링이 모두 포함되었다.


삭소 반크 프랑스의 판매 거래 책임자 안드레아 투에니(Andrea Tueni)는 에르메스의 높은 마진은 제품의 우수성과 희소성에 힘입은 반면, 구찌 제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었고 최근 경영진 교체가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이 잠재적인 재도약의 기회를 모색하면서 럭셔리 업계 전반에 대한 낙관론이 희미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를 바닥으로 본 HSBC 홀딩스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판매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에르완 램버그(Erwan Rambourg)를 비롯한 HSBC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솔직히 말해서 우리에게는 FOMO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중국에서의 판매가 악화되고 있지 않으며 대선 이후 미국에서의 판매가 개선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 클러스터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유럽 초대 자산 관리업체인 아문디(Amundi SA)는 신흥 시장의 중산층 확대, 일부 브랜드의 경쟁력,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 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언급하며 럭셔리 주식을 위한 새로운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는 전망에 따라 12월 초부터 일부 럭셔리 및 뷰티 제품 주식이 강세를 보였다. 스톡스 600 유럽 600 소비자 제품 및 서비스 지수(Stoxx 600 Europe 600 Consumer Products and Services Index)는 이번 달에 약 5% 상승하며 2월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에드몬드 드 로스차일드 자산운용의 펀드 매니저 아리안 하야테는 “올해는 기술이 럭셔리보다 우위를 점했지만 2025년에는 럭셔리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나는 2025년 하반기부터 이 분야의 반등이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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