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각)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8천 달러(약 1억5524만 원)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8천 달러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비트코인의 가치가 치솟으면서 고급 패션 브랜드와 소매업체들이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해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암호화폐 투자자와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LVMH 시계 브랜드인 위블로와 태그호이어, 케어링 소유의 패션 브랜드인 구찌와 발렌시아가 등 소수의 럭셔리 브랜드만이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실험해왔다.
최근 몇 주 동안 프랑스의 고급 백화점인 쁘렝땅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와 프랑스 금융 기술 기업인 리지(Lyzi)와 협력하여 프랑스 내 매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허용한다고 발표하여 유럽 백화점 중 최초로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했다. 비트코인이 상승함에 따라 많은 브랜드와 소매업체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이낸스 프랑스의 데이비드 프린케이(David Princay) 사장은 다른 명품 브랜드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꽤 많은 전화가 걸려왔고,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급 라이터와 펜 제조업체인 S.T. 듀퐁은 연말연시 전에 파리 매장 2곳에서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크루즈 회사 버진 보이지스(Virgin Voyages)는 이번 달부터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첫 번째 상품인 최대 1년간 크루즈 선박을 이용할 수 있는 12만 달러(약 1억 7,266만 원)의 연간 이용권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각국의 금융 규제 당국은 오랫동안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현실 세계에서 사용이 제한적인 고위험 자산이라고 경고해 왔다. 높은 변동성은 결제 수단으로 널리 채택되는 데 있어 또 다른 장애물이었다. 그러나 보다 우호적인 전자 화폐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원 약속은 비트코인의 기록적인 상승을 촉진했다. S&P 애널리스트들은 금융 시장의 블록체인 혁신이 암호화폐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내러티브가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혁신적인 브랜딩 추구
럭셔리 브랜드들은 오랫동안 실리콘 밸리의 고급 쇼핑몰에 매장을 열고, 프랑스 버킨 가방 제조업체의 시그니처 스티치 가죽 스트랩과 거대 기술 기업인 애플의 커넥티드 시계를 결합한 에르메스 애플 워치와 같은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기술 업계의 부유한 쇼핑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현재 비트코인의 지난 화요일 10만 8천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비트코인으로 인한 새로운 부는 럭셔리 업계가 수년 만에 최대 침체에 직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가운데 창출된 것이다.
S&P 글로벌 레이팅스(S&P Global Ratings)의 디지털 자산 수석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오닐(Andrew O’Neill)은 암호화폐 결제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이 베이비붐 세대에게만 판매되는 답답한 오래된 브랜드가 아닌 혁신적인 브랜드로 자신을 브랜드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제 옵션은 여전히 상징적인 의미로 남아있다. 소매업체는 일반적으로 변동성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자금을 유로 또는 달러로 전환하는 반면, 대부분의 쇼핑객에게 결제 방법은 페이팔(PayPal)이나 벤모(Venmo)와 같은 거래 플랫폼에서 이미 “해결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고 오닐은 말했다.
그러나 투자 가치가 크게 상승한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디자이너 핸드백이나 고급 시계와 같은 명품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확실한 선택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했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최근 발렌시아가는 암호화폐 지갑 회사 레저(Ledger)의 '스탁스(Stax)' 하드웨어를 보관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가죽 카드 홀더를 출시했다. 350유로(약 53만 원)에 판매되는 이 검은색 가죽 액세서리는 키체인과 에펠탑 참, 브랜드 로고 아래에 장착된 NFC 칩이 포함되어 있다. 레저가 최근 개발한 곡면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고급 하드웨어인 스탁스 크립토 하드웨어는 베스트바이에서 399달러(약 57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미니 아마존 킨들을 닮은 이 회사의 '플렉스(Flex)' 하드웨어는 249달러(약 36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USB 키처럼 생긴 '나노(Nano)' 버전은 79달러(약 11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젊은 고객층에게 다가가기
프랑스 럭셔리 그룹 케어링의 최고 고객 & 디지털 책임자인 그레고리 부테(Gregory Boutte)는 기술에 관한 그룹의 전략을 “기다렸다가 보는 것”이 아니라 “테스트하고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고객층과 아시아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해졌다."라고 강조했다.
케어링의 스타 브랜드인 구찌는 2022년부터 미국에서 대부분의 제품을 10개의 암호화폐를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의 럭셔리 백화점 쁘렝땅은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뉴욕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3월에 월스트리트 지역에 멀티브랜드 리테일러를 오픈할 계획이다.
2021년 말 비트코인의 상승으로 럭셔리 브랜드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당시 LVMH의 럭셔리 자제인 프레데릭 아르노(Frederic Arnault)가 이끄는 태그호이어와 케어링의 구찌가 이듬해 미국에서 일부 구매에 대해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디지털 자산을 사용해 명품을 구매한 암호화폐 옹호자 중 한 명은 '유니콘(Eunicorn)'으로 알려진 투자자이자 인플루언서인 유니스 웡(Eunice Wong)이다.
유니스 웡은 올해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모델을 포함해 여러 고급 시계를 암호화폐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전통적인 소매점과 판매 루틴을 우회하는 것을 선호하여 고객과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고급 브랜드에 끌려다니는 데는 관심이 없다. 그녀의 생각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녀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구매를 한다면 유통업체를 통하지 않고 중고 시장에서 구매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지금 당장 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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