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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포토 2024'의 프렌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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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파리에서 열리는 사진 전시 박람회 파리 포토(Paris Photo)는 사진과 패션, 미술과 럭셔리가 한자리에 보인 올해 행사를 지난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그랑 팔레에서 선보였다.
올해는 예술과 사진을 변화시킨 초현실주의 운동의 100주년이 되는 해로 초상화, 신사실주의, 전쟁 보도, 판타지, 에로티카, 무엇보다도 초현실주의를 아우르는 완벽한 무대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파리 포토 2014'는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이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울해하고,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비방으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킨 대통령이 복귀하는 등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개막되었다. 그러나 미국이 매우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면서 예술가, 갤러리 소유주, 사진 팬들이 파리의 크리에이티브 세계로 복귀하는 분위기도 감지할 수 있었다.
루이나 샴페인과 BMW 자동차 등 화려한 스폰서들이 특별 상품을 내건 파리 포토 2024에는 럭셔리 브랜드와 출판사의 전시도 다수 포함되었다. 루이 비통은 스코틀랜드 고원을 촬영한 알라스데어 맥렐란(Alasdair McLellan)의 최근 작품부터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돌체 비타에 대한 슬림 아론스(Slim Aarons)의 비전과 같은 고전 작품까지, 두 요소를 결합하여 위층에 대형 서점을 마련하고 시티 가이드를 선보였다.
이번 파리 포토 에디션에는 독재자이자 도널드 트럼프의 친구인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이 10년 넘게 '비자유주 민주주의'로 통치하고 있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갤러리 4곳이 소개된 것도 유익한 일이었다. 부다페스트 갤러리 토베(Tobe)의 베네수엘라계 헝가리인 디렉터 토마스 오피츠(Tomas Opitz)는 “이제 미국인들은 이런 독재 정권 아래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갤러리에는 젊은 시절과 인생에서 여러 문화 사이를 오가는 탈주와 이동에 초점을 맞춘 세 명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젊은 시절 뉴욕의 <보그>와 <로피시엘>을 위해 사진을 찍었던 과테말라 출신의 사진작가 후안 브레너(Juan Brenner)는 현재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개인적인 여정에 초점을 맞춘 작업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물은 강철 같은 청춘의 초상화부터 스코틀랜드의 외딴 계곡에 있는 화물 열차를 안료 잉크로 인쇄한 잊혀지지 않는 아날로그 이미지인 '이 우주(This Universe)'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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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트릭 드마르셰리에가 촬영한 어깨에 흰 쥐를 얹은 크리스티 털링턴 사진 |
위층에는 또 다른 헝가리 갤러리 론터름핸드스탠드(Lontermhandstand)에서 도로티야 베코니(Dorottya Vekony)의 화려한 개인전이 열렸는데, 유리 프레임 안에 거의 떠 있는 듯한 흑백의 반쯤 벗은 여성 인물이 잘라낸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예술가인 그녀는 실물 크기의 사진을 오려낸 인간 형상들이 서로의 살을 감싸고 머리 없는 난교를 벌이는 거대한 조각품도 선보였다. 초현실주의 에로티카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독재자들이 청교도주의를 악용하고 서구의 퇴폐를 공격하여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시대인 1960년대에 LA에서 촬영한 존 케이저(John Kayser)의 놀라운 누드 이미지는 큰 충격을 주었다. 항공우주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일련의 컬러 누드를 촬영했는데, 차 세트, 나무 의자, 푹신한 장난감 등 어울리지 않는 물건 옆에 배치하여 더욱 파격적으로 만들었다.
패션 사진 촬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들이 다른 분야를 다루는 작품도 많았다. 피가 낭자한 뉴잉글랜드 바다에서 상어가 다리를 먹어치우는 모습을 담은 데이비드 라샤펠(David LaChapelle’)의 환상적인 사진이나 나체 모델과 경주마가 한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스티븐 클라인(Steven Klein)의 몽환적인 사진도 있었다. 패트릭 데마르셰리에(Patrick Demarchelier)는 고귀한 사자 머리를 젤라틴 실버로 프린트한 작품부터 어깨에 흰 쥐를 얹은 나체의 크리스티 털링턴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많은 작품이 잡지의 출처를 자랑스럽게 밝혔다. 아서 엘고트(Arthur Elgort)는 네팔에서 코끼리의 몸통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젊은 케이트 모스의 초현실적인 모습을 통해 이 작품이 영국 <보그>에 실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1997년 젊음의 폭발과 남아프리카 마을 댄디를 촬영한 코토 볼로포(Koto Bolofo)의 멋진 흑백 사진이 <보그 옴므> 인터내셔널을 위해 촬영되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인 카메라(In Camera) 갤러리처럼 출처를 밝히지 않은 작품도 있었다.
코토 볼로포는 이번 주 마레의 도버 스트리트 마켓에서 열리는 전시회의 주제로도 선정되어 파리는 수도 전역에서 사진 축제를 벌이고 있다. 갤러리 디올(Galerie Dior)은 최근 패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패션 사진 작가 중 한 명인 피터 린드버그(Peter Lindbergh)에 대한 오마주 전시를 시작했다. 4일간 열리는 파리 포토 2024와 달리 피터 린드버그의 헌정전은 갤러리 디올에서 5월 4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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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에서 코끼리의 몸통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케이트 모스의 모습을 담은 아서 엘고트의 사진 |
쾰른의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Contemporary Art gallery)에는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영화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와 같은 아티스트들의 초상화를 담은 팀 라우터르트(Timm Rautert)의 화려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종이접기에 주로 사용되는 화지에 인쇄된 신비로운 후지산의 모습에 가까이 서 있는 히로시 스기모토(Hiroshi Sugimoto)의 거대한 자화상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주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일한 보수 정당인 공화당의 선거 승리와 이 위대한 후지산의 이미지가 병치된 것에 관객들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후지산은 130년 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오랜 기간 눈이 내리지 않다가 최근 첫눈을 보았다.
아름다운 사진을 찍기 위해 부자가 될 필요는 없었다. 파리 아파트에서 코코 샤넬을 촬영한 루이스 달-울프(Louise Dahl-Wolfe)의 사진은 5,000달러(약 700만 원)에,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서 반려견 파머스를 태우고 자전거를 타는 청순한 오드리 헵번의 모습을 찍은 시드 에이버리(Sid Avery)의 사진은 11,000달러(약 1,400만 원)에 스탤리 와이즈 갤러리에서 판매되었다. 그리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뉴욕을 새롭게 촬영한 흑백 사진은 12 X 8센티미터로 아주 작았지만 가격은 5천(약 750만 원)유로에서 1만 유로(약 1,500만 원) 사이였다. 사진작가들의 사진작가로 불리는 위대한 사울 라이터(Saul Leiter)가 촬영했다.
1876년 카를로 나야(Carlo Naya)가 베니스 리알토에서 새벽녘에 촬영한 인물 사진이 놀랍도록 자유로워 보이는 이미지부터 윌리엄 헨리 폭스 탤벗(William Henry Fox Talbot)이 1860년대에 촬영한 노트르담의 이미지에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건물들에 둘러싸인 노트르담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이미지도 볼 수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의 끔찍한 폭력을 고려할 때 전쟁 사진은 당연히 잘 표현되었다. 이스라엘 국가가 수립된 해인 1948년, 이스라엘 정부군의 구급차가 총격을 받고 있는 로버트 카파(Robert Capa)의 보도 사진이 대표적이다. 1957년 네바다주에서 진행된 원자폭탄 실험을 촬영한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운 컬러 사진도 미 육군 기록 보관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는 1969년 보그사이드 전투를 촬영한 질 카롱(Gilles Caron)의 강인하고 강렬한 이미지는 물론, 나이지리아 비아프라 내전에서 로켓 6개를 머리에 이고 있는 전설적인 이보(Ibo) 전투원의 모습을 담은 디아만티노(Diamantino) 실버 모던 프린트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파리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책 사인회도 많았고, 만 레이(Man Ray)부터 위지(Weegee)까지 희귀한 사진 초판본이 전시된 대형 스탠드와 '대화(Conversations)'라는 제목의 섹션에서 다양한 대담이 진행되었다. 가장 인기 있는 티켓은 전체 행사의 주빈인 유명 인디 영화감독 짐 자무쉬(Jim Jarmusch)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티켓이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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