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루투갈의 낭만적인 도시 리스본은 새로운 지평을 찾는 디지털 노마드와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유럽의 황금 여행지로 부상했다. 지난 수년 동안 리스본은 브렉시트와 팬데믹의 여파에 힘입어 관광객과 이민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리스본은 국제적인 분위기, 적당한 규모, 저렴한 물가, 온화한 기후, 전략적 위치, 활기찬 미식 문화로 삶의 질과 미개발 잠재력에 매료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덕분에 현지 장인 정신과 세계적인 트렌드가 어우러진 번성하는 문화, 예술, 패션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한편, 지역 인재를 유지하고 임대료 상승 및 단기 임대 확산과 같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를 통해 사업 확장이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포르투갈이 자국의 성공에 굴복하지 않고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는 여전히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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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투갈 신발을 주제로 한 '포르투갈 소울' 프레젠테이션 |
리스본의 성장에 있어 마찰이 없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섬유 및 신발 제조와 관련된 산업의 발전과 맞물려 럭셔리 브랜드와 패스트 패션 대기업부터 독립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유럽 브랜드의 현지 생산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신발만 해도 포르투 인근 북부 지역의 1,500개 기업 클러스터에서 연간 8천만 켤레를 생산하며, 이 중 90%가 100개국에 수출되어 20억 유로(2조 9,914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수년 동안 포르투갈 산업은 자국 브랜드와 디자이너가 주도하는 디자인과 창의적 혁신에 중점을 두고 스스로의 위치를 재설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포르투갈은 더 이상 단순히 패션 트렌드를 따라가는 데 만족하지 않고 트렌드를 창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역동적인 패션 도시
포르투갈 피혁&신발 제조산업협회(APICCAPS)의 마케팅 디렉터 파울로 곤살베스(Paulo Goncalves)는 “포르투갈은 우리가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의 품질, 투자의 수익성 덕분에 매우 매력적인 국가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부문에서 경험한 경제적 상승 덕분에 셀러브리티, 투자자, 럭셔리 브랜드 모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리스본은 고급 고객층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입지를 점점 더 공고히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를 증명하듯 프랑스 메종 디올은 작년 말 리스본에 첫 번째 부티크를 오픈했다. 마르케스 데 폼발 광장과 로시우 광장을 잇는 가로수가 늘어선 아베니다 다 리베르다데(Avenida da Liberdade) 거리에 위치한 이 주요 도로에는 마시모 두티, 코스, 마쥬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 루이비통, 로에베, 버버리, 마이클 코어스, 톰 포드 인터내셔널의 전 이사 폴라 아모림이 운영하는 현지 아모림 럭셔리 그룹의 멀티 브랜드 패션 클리닉 등 럭셔리 리더들이 입점해 있다.
또한, 스페인의 거대 유통업체 인디텍스(Inditex)는 지난 9월에 5,000평방미터 규모의 자라 매장을 오픈하여 홈 데코 전용 층과 상징적인 '파스테이스 데 나타(pasteis de nata)'를 제공하는 카페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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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작업중인 디자이너 주앙 마갈하스 |
포르투갈의 미학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몇 달 동안 '겟 레디 위드 미(get ready with me)'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포르투갈 패셔니스타의 스타일, 즉 직물, 색상, 볼륨감, 패턴, 대담한 액세서리의 과감한 조합으로 인기 있는 스칸디나비아 미학에 신선하고 유쾌한 느낌을 더하는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바이럴 릴과 틱톡 클립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가장 좋아하는 현지 브랜드와 그들의 생동감 넘치는 옷장을 소싱하는 매장을 확인할 수 있다.
현지 저널리스트이자 패션 위크 단골인 한 패션 위크 참가자는 “불과 몇 년 만에 리스본은 패션과 트렌드의 중심지가 되었다. 점점 더 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창의적인 벤처를 시작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라고 말하며 대부분의 포르투갈인의 일상적인 현실과는 동떨어진 ‘스테이지-세트 도시(stage-set city)’에 대해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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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보아 패션위크 포스터 |
모다리스보아(ModaLisboa) 플랫폼 주관으로 지난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 리스본 패션위크는 63회째를 맞아 지속 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성장을 약속하며 포르투갈의 크리에이티브 및 패션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최신 트렌드의 물결을 탔다.
리스본 패션위크의 국제 언론 담당 디렉터인 리지아 곤살베스(Ligia Goncalves)는“이번 에디션은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며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팬데믹 이전 최고의 시즌 수준으로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이번 모다리스보아에는 22개의 쇼와 프레젠테이션, 현지 브랜드를 소개하는 팝업 스토어, 다양한 전시회와 업계 토론회 등 빽빽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셀러브리티, 인플루언서, 전문 미디어, 패션, 사진, 시각 예술 등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1년 전 리스본으로 이주하여 최근 코워킹 스페이스를 시작한 두 명의 영국 기업가는 “모다리스보아는 흥미로운 인맥을 쌓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리스본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한 스페인 모델 에이전트는 포르투갈의 모델링 '강세 시장'과 자신의 에이전시 소속 여러 전문가가 참여한 모다리스보아가 만들어낸 '붐'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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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 콘스탄사 엔트루도는 혁신적인 프레젠테이션 형식인 모다리스보아를 선택했다. |
비즈니스와 관광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모다리스보아는 이전 버전의 단일 장소 형식에서 벗어나 여러 도시에 걸쳐 행사를 개최했다. 마르케스 데 폼발 인근의 17세기 수녀원을 개조한 산타 조아나(Santa Joana)에 새로 문을 연 로크 호텔(Locke Hotel)은 전문 미디어가 모이는 장소로 활용되었고, 8년 만에 새롭게 문을 연 뮤제우 두 디자인(Museu do Design)은 신진 아티스트들의 쇼케이스인 상구에 노보(Sangue Novo) 프레젠테이션을 개최하며 방문객을 맞이했다. 프라자 두 코메르시우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파티우 다 갈레(Patio da Gale)는 루이스 카르발류(Luis Carvalho)와 디노 알베스(Dino Alves)와 같은 유명 디자이너의 쇼를 위한 웅장한 무대로 사용되었다.
새롭게 떠오르는 디자이너들
일정의 하이라이트 중에는 콘스탄사 엔트루도(Constanca Entrudo)가 눈에 띄었다. 영국의 패션 명문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고 발망, 피터 필로토, 마르케스 알메이다 등 유명 디자이너에게 사사한 콘스탄사 엔트루도는 실험적인 디자인과 니트웨어에 능숙한 디자이너로 유명하며, 종종 해진 원단과 같은 혁신적인 소재를 선보인다. 그녀는 리사 공연장에서 미국 부츠 브랜드 팀버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포함한 최신 컬렉션을 선보였다.
한편 디자이너 주앙 마갈하스(Joao Magalhaes)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인터랙티브 퍼포먼스를 진행하여 참석자들이 의상과 모델과 함께 소통하고 그 자리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현장직구(see now, buy now)' 콘셉트를 선택했다. 그는 “패션은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현재 업계 상황에 대한 불만과 새롭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나는 아티스트로서 작품을 통해 더 깊은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나는 이번 전시회에서 네 가지 아이템만 새롭게 선보였다. 이미 만든 작품을 다 팔기 전까지는 대량 생산을 하지 않는다. 옷은 달걀이나 채소가 아니다. 한 시즌에서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도 상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했다.
런던 소재의 킹스턴 대학교 졸업생인 조아나 두아르테(Joana Duarte)는 조상이 물려준 기술, 장인 정신, 직물 업사이클링을 보호하는 프로젝트인 자신의 브랜드 베헨(Behen)을 통해 포르투갈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미니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히부(Hibu)는 1990년대 멕시코 하위 문화인 '모던 촐라(Modern Cholas)'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유니섹스 컷과 스타일을 통해 그 정수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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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헨 패션 쇼의 백스테이지 |
올해 행사의 매력 포인트는 포르투갈 쇼를 수도 리스본에서 집중적으로 개최하여 언론과 바이어의 관심을 하나의 쇼케이스에 집중시켰다는 데에 있다. 모다리스보아는 수년 동안 포르투에서 개최되며 1995년 전국청년기업가협회(ANJE)에 의해 시작된 포르투갈 패션과 스포트라이트를 공유해 왔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포르투갈 패션( Portugal Fashion)은 지난 여름 2024년에는 행사를 개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포르투갈 패션의 관계자는 “프로젝트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포르투갈 신발이 중심을 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상징적인 신발 & 액세서리 디자이너 루이스 오노프레(Luis Onofre)는 관례적인 포르투 쇼를 버리고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처음으로 리스본 런웨이에 선보이며 이번 에디션의 가장 주목할 만한 볼거리 중 하나로 만들었다. 포르투갈 신발 산업의 국제화 및 전문화를 위한 협회인 아픽캡스(Apiccaps)의 회장인 그는 광고 회사 하바스 본사에서 '포르투갈 신발'의 공동 쇼케이스도 주최했다. 이 프레젠테이션에는 암비어스(Ambitious), 카를로스 산토스(Carlos Santos), 레더 굿즈 바이 베신토(Leather Goods by Becinto), 미겔 비에이라(Miguel Vieira), 산조(Sanjo), 펜하(Penha), 발루니(Valuni), 타투아기(Tatuaggi) 등 여러 브랜드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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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오노프레는 카샤렐, 다니엘 헤크터, 겐조와 같은 브랜드와 함께 교육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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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피혁&신발 제조산업협회의 마케팅 디렉터 파울로 곤살베스는 “포르투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패션 허브다.”라며 반경 50킬로미터 내에 약 30만 명의 섬유 및 신발 산업 종사자가 있는 이 지역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포르투갈 및 해외 디자이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올해 런던, 파리, 뉴욕의 패션위크에서 포르투갈 신발이 새롭게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다리스보아 디자이너의 50%가 쇼를 위해 포르투갈 신발을 선택했다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국제화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 이번 모다리스보아에는 미국 대표단이 참가했다.
리스본 패션 위크와의 시너지 효과와 관련하여 파울로 곤살베스는 “포르투갈이 여기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의류, 신발, 가죽 제품 등 포르투갈 패션의 통합된 쇼케이스를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포르투갈 신발이 필요한 곳에 우리는 존재한다. 만일 우리가 지속가능성이나 혁신에 투자한다면 크리에이티브 부문에도 이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리는 항상 모다리스보아와 포르투갈 패션의 파트너였으며, 만일 포루투갈 패션이 다시 돌아온다면 우리도 그곳에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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