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드뮤어' 그 이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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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뮤어 룩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음 패션 물결을 탈 준비가 되어 있어야

2024-10-28 오전 8: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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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럭셔리 그룹 케어링은 주력 브랜드 구찌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드뮤어 폴(Demure Fall)'이라는 틱톡 트렌드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드뮤어 룩은 조용한, 얌전한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드뮤어(Demure)'에서 파생된 스타일로, 과하지 않은 차분한 색상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우아한 분위기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올 가을 유행하는 '드무어 폴' 패션 미학은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드 사르노의 비전과도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구찌 벨 에포크'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랫 그린'으로 불리는 라임색으로 미국 젠지를 강타한 핫 트렌드 '브랫 서머(Brat Summer) 이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활발한 움직임과 달리 구찌의 우아한 디자인은 아직 탑 라인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탈리아 하우스는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


구찌의 환율 변동을 제외한 매출은 9월 말까지 3개월 동안 25% 감소했는데, 이는 이전 3개월 동안의 19% 감소보다 더 둔화된 수치이며 블룸버그의 애널리스트 예상치 컨센서스를 밑도는 수치다.


케어링은 올해 세 번째 수익 경고에서 2024년 영업이익이 2016년 이후 최저치인 약 25억 유로(3조 7,528억 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버킨과 켈리 백으로 모든 패션 트렌드를 초월하는 듯한 에르메스의 3분기 매출은 환율 변동을 제외하고 11.3% 증가하여 분석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맥시멀리즘 이후 구찌는 새로운 모습이 필요했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는 구찌가 가장 성공적이었던 시기는 톰 포드의 섹시함, 그리고 미켈레의 그래니 시크와 같은 차별화되는 대담한 이미지가 있었을 때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바토 드 사르노의 디자인이 충분히 대담한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케어링은 사바토 드 사르노의 컬렉션이 품질과 장인 정신의 향상을 높이 평가하는 고객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특히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로 자리 잡은 짙은 버건디 컬러인 '로소 안코라(Rosso Ancora)'가 잘 팔리고 있다. 블론디, B-Bag, 엠블럼 등 새로운 핸드백도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바토 드 사르노의 스타일은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1년 전 그가 선보인 과장된 레이스 장식의 슬립 드레스는 수많은 모방자를 양산했다. 버건디는 사바토 드 사르노가 선보였던 올리브 그린과 함께 이번 시즌 가장 핫한 색상 중 하나다.


하지만 구찌는 거의 10년 전 미켈레 초창기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 고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일 수 있다. 더 많은 사바토 드 사르노 제품(현재 구찌 매출의 약 35% 차지)이 출시되면서 컬렉션의 다른 부분, 특히 오래된 핸드백을 구매할 이유가 줄어든 것도 매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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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봄/여름 구찌 여성복 컬렉션



한편, 블론디와 같이 가격이 최대 6,500달러(약 900만 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을 출시하면 리스크가 더욱 커진다. 미컬레 시대의 매력 중 하나는 많은 가방이 1,000달러(약 139만 원) 미만으로 럭셔리 업계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였다는 점이다.


케어링은 최근 CEO로 임명된 스테파노 칸티노(Stefano Cantino)와 함께 브랜드 경영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스테파노 칸티노는 LVMH의 대표 브랜드인 루이비통의 커뮤니케이션과 이미지를 5년 동안 총괄한 경험이 있어 사바토 드 사르노의 제품에 대해 더욱 매력적인 스토리를 엮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장, 디지털, 공급망 등 다른 핵심 직원들도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전략적인 대안이 많지 않다.


그렇다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교체한다는 것은 사바토 드 사르노가 부임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디자이너는 팀을 구성하고, 구찌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샅샅이 뒤져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사바토 드 사르노가 창의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결국, 조용한 럭셔리는 정점을 찍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구찌가 어느 정도까지 진화해야 하는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해결책도 빠르거나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럭셔리 업계가 팬데믹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고, 그 이전에는 거의 10년 전부터 중국의 눈에 띄는 소비에 대한 단속이 있었다는 점도 문제다.


게다가 블링 버블이 터지면서 타격을 받고 있는 LVMH와 같은 경쟁사도 그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에르메스의 버킨과 켈리 백은 브랜드에 후광 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케어링의 안정된 브랜드 중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구찌만이 아니다. 생 로랑의 3분기 매출은 12% 하락했고, 발렌시아가와 알렉산더 맥퀸이 포함된 사업부의 매출은 14% 하락하여 예상보다 훨씬 더 나빴다.


케어링은 계속해서 광고와 브랜드 홍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계획된 부동산 거래를 제외하면 올해 말 순부채가 약 110억 유로(약 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유동성 여지가 적다. 특히 중화권에서 구찌의 매장 자산을 더 적은 수의 매장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구찌는 클래식에서 최첨단으로 매장을 전환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다. 실제로 보테가 베네타는 예상보다 높은 5%의 매출 증가로 지난 주 목요일 초반 주가 하락을 반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럭셔리 동종업체에 대한 밸류에이션 할인 폭을 좁히려면 케어링은 구찌에 마법을 걸어야 한다. 즉, 드뮤어 폴이 지속되는 동안 이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음 패션 물결을 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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