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신종 짝퉁, 중국 알뜰 쇼핑객 유혹
가+
가-
중국 럭셔리 불황, 온라인으로 '디자이너 듀프' 찾는 알뜰 쇼핑객이 원인?

2024-09-02 오전 5:41:10

Image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주목받는 키워드는 '듀프(dupe)'다. '명품을 베낀 저렴한 복제품'이라는 의미의 듀프는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지만 지갑이 가벼운 MZ세대로 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요즘 중국 전역에서 룰루레몬의 요가 타이즈부터 에르메스의 핸드백에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션 아이템과 거의 유사한 '짝퉁' 제품들이 진품 대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이전 블랙마켓으로 불렸던 이전 짝퉁과의 차이점이라면 제조업와 온라인으로 직접 거래되며 로고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중국어로 '가성비 대체품'이라는 의미의 핑티(Pingti, 平替), Z세대 쇼핑 용어로는 '듀프(dupes)'로 알려진 신종 짝퉁의 인기는 과거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했던 쇼핑객들의 반감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신종 짝퉁 트렌드 '디자이너 듀트'를 주도하는 현지 제조업체들은 로고만 없애고 글로벌 유명 브랜드와 동일한 품질을 내세우며 비교적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는 패션 의류 제조업체 칙작(Chicjoc)의 3,200위안(약 60만 원) 헤링본 트위드 오버코트와 같은 품목이 포함되는데, 이 제품은 프라다와 보테가 베네타에 공급하는 이탈리아 원단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Image



경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이 더 나은 가치를 찾으면서 작년부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분석업체 항저우지이테크놀로지(Hangzhou Zhiyi Technology Co.)의 데이터에 따르면 7월까지 12개월 동안 중국의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의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저렴한 대체품을 판매하는 일부 현지 브랜드가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플랫폼에서 제품을 베끼는 일부 유명 해외 브랜드는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판매가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해외 브랜드의 전체 상황은 아니지만, 중국 쇼핑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글로벌 유통 대기업들이 최근 직면한 위협은 바로 듀프의 급격한 증가다.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욱 검소해지고 있지만, 나이키와 유니클로와 같은 중급 브랜드조차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신, 핑티의 부상은 유니클로에서 말하는 '새로운 소비자 가치관'이라고 반영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브랜드 중간 상인을 배제하고 제조업체가 직접 판매하는 제품을 찾게 되는 본능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상하이에 있는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민텔(Mintel)의 수석 럭셔리 & 패션 애널리스트 블레어 장(Blair Zhang)은 “럭셔리 핸드백이 명성을 상징한다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더 이상 선호되지 않으면서 명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와 같은 신중한 소비 트렌드에서 유명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더 저렴한 대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촉진하는 보다 합리적인 쇼핑 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Image



신종 짝퉁 개념인 일명 '핑티스(Pingtis)'의 유행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중국에서 비슷한 품질의 소재와 장인 정신을 사용하지만 로고나 브랜드가 없는 짝퉁이 확산되면서 타격을 받고 있는 럭셔리 부문일 것이다. 컨설팅 업체인 야옥(Yaok) 그룹은 이번 달 보고서에서 듀프가 하이-엔드 제품을 선호하게 만든 독점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중국에서의 럭셔리 시장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죽 제품 제조업체 시토이 그룹 홀딩스(Sitoy Group Holdings Ltd.)는 소셜 미디어 동영상에서 100달러(약 13만 원)짜리 핸드백의 품질이 프라다, 투미, 마이클 코어스 등 럭셔리 브랜드 고객을 위해 제조하는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1000달러(약 134만 원) 이상에 판매되는 제품과 거의 동일하다고 밝혔다.


한편 타오바오(Taobao)와 티몰(Tmall)에서 가장 큰 중국 패션 의류 브랜드 중 하나인 칙작(Chicjoc)은 같은 공급업체의 코펜하겐산 동물 모피로 만든 제품을 LVMH와 펜디에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타오바오 스토어에서 연간 약 10억 위안(약 1,889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항저우지이테크놀로지 데이터는 밝혔다.


화웨이를 비롯한 각종 IT 기업이 밀집된 중국의 실리콘벨리 선전(ShenZhen)의 주식 애널리스트 딩샤오잉은 중국의 시장이 침체되면서 그녀의 연간 보너스가 절반으로 줄어든 후 디자이너 브랜드에 수천 달러를 지출하던 것을 중단했다. 최근 몇 달 동안 그녀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핑티 버전 파자마와 랄프 로렌과 케어링의 보테가 베네타 제품을 모델로 한 셔츠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옷 소비의 일부를 이름 없는 브랜드로 옮겼다."라며 핑티의 섬유 품질을 칭찬했다. 이어 “이제는 그들을 신뢰하며, 위조범으로 고소당하지 않기 위해 그들만의 디자인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Image



중국 현지 브랜드는 수십 년 동안 저렴한 대안을 판매해 왔지만, 일반적으로 라벨을 신분 상징으로 여기는 중산층 쇼핑객들로부터 조롱으 대상이었다. 핑티 소매업체들은 코로나 봉쇄 조치로 사람들이 집에 머물고 온라인 쇼핑에 의존하게 되면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미국의 QVC 홈쇼핑 네트워크와 유사한 라이브 스트리밍 쇼에서 새롭게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채널을 만들어 주류로 진입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주로 온라인에서 핑티 아이템을 찾고, 브랜드 제품과 가장 유사한 상품을 공유함으로써 자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수백만 개의 소셜 미디어 동영상에는 가격대와 품질에 대해 자랑하는 유명 브이로거가 등장한다. 쇼핑객은 보통 채팅창을 통해 직접 주문하고 며칠 내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유명한 듀프 리테일러 중 하나이자 상장된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인 시토이의 경우, 작년 12월까지 6개월 동안 총 매출 8억 4,100만 홍콩달러(약 2,517억 원)의 약 3분의 1을 PB가 차지했다. 항저우지이테크놀로지의 데이터에 따르면, 시토이는 틱톡의 중국 사촌 기업인 더우인(Douyin)의 주요 매장 두 곳에서 지난 7월 기준 지난 12개월 동안 약 2억 위안(약 37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외부 고객을 위한 제조업체로 시작한 시토이는 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문이 둔화되고 있다고 재무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남부 도시 둥관에 있는 공장의 4층 건물을 라이브 스트리밍 스튜디오, 소매점, 쇼룸을 갖춘 자체 레이블을 위한 이커머스 센터로 탈바꿈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 여성은 더우인에 게시한 회사 영업 동영상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위한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그래서 우리는 럭셔리 브랜드와 동일한 수준의 소재와 장인 정신, 그리고 숙련된 노동력을 사용하여 자체적인 PB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Image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핑티와 모방한 유명 브랜드 제품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천연 발효 성분을 함유한 일본 화장품 제조업체 SK-II의 베스트셀러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330밀리리터 병은 일반적으로 1700위안(약 32만 원)에 판매되는데, 비슷한 성분을 함유한 중국 대체품 찬도의 짝퉁 제품은 569위안(약 11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인기 있는 룰루레몬 핑티 브랜드 VFU는 일반적으로 4배나 비싼 애슬레저 브랜드와 비슷한 하이웨이스트 블랙 운동 타이츠를 200위안(약 4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러쉬에도 불구하고, 현지 신생 업체들이 글로벌 대기업을 모방하는 것이 지속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값싼 모조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종종 핑티 채널을 이용하려고 한다. 온라인과 소셜 채널은 공장과 소매업체가 원하는 대로 제품을 광고할 수 있는 일종의 무법천지나 다름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구매하는지 알기 어렵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이커머스 및 소셜 플랫폼에서는 유명 브랜드를 위해 생산한다고 거짓으로 주장하는 판매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


현재로서는 45세의 금융 프로그래머 제시카 왕과 같은 쇼핑객을 막을 수 없다. 그녀는 최근 럭셔리 디자인을 모방한 핸드백을 판매하는 위챗 판매자로부터 보통 수천 달???판매되는 에르메스 린디 지갑을 3,700위안(약 70만 원))에 구매했다.


그녀는 “여러 가지 면에서 기대 이상이었다. 가죽이 너무 부드럽고 바느질도 섬세하며 포장도 깔끔하고 좋았다."라고 말하면서 그 가게에서 다른 가방도 주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