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 폴스미스와 함께 영국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테드베이커(Ted Baker London)가 결국 사라진다. 몇 주 전만 해도 “그럴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영국의 모든 테드 베이커 매장이 이번 주 중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제는 확실해 보인다.
이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기정사실처럼 보였던 영국 패션 리테일 회사 프레이저스 그룹(Frasers Group)과의 소매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스카이 뉴스>의 보도와 함께 나온 것이다.
지난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드베이커는 영국 내 온·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정리 중이며, 현재 런던 내 일부 매장만이 재고떨이 차원에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0일(현지시각) 화요일이 거래 마지막 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테드베이커의 파트너였던 노오디너리디자이너라벨(No Ordinary Designer Label, 올해 초 파산)이 운영하던 사업을 감독해 온 테네오(Teneo)의 관리자들이 나머지 31개 매장의 폐쇄를 책임질 예정이다.
지난 1988년 설립된 테드베이커는 퀄리티와 디테일을 중시하는 영국 3대 명품 브랜드 중 하나로, 영국 왕세자비인 케이트 미들턴이 즐겨입는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남성 및 여성 의류, 액세서리, 향수, 신발 등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했고, 지난 1997년에는 런던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됐다.
그러다가 브렉시트와 코로나19로 몸살을 겪은 테드베이커는 2022년 인수·합병(M&A) 시장에 주요 매물로 등장하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이목을 끌었다. 실제 다양한 원매자가 피 튀기는 인수전을 치렀고, 결국 미국의 ‘어센틱브랜즈그룹(Authentic Brands Group)’이 테드베이커를 2억 2000만파운드(약 3841억원)에 인수하며 막을 내렸다. 어센틱은 포에버21과 리복, 쥬시꾸뛰르 등을 보유한 미국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업이다.
문제는 어센틱이 테드베이커의 영국 및 유럽 사업권을 아웃소싱(외부조달)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영국 내 온·오프라인 유통 파트너로 선정된 네덜란드 기반의 AARC이 재무적 어려움을 겪었고, 어센틱이 일부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1년 만에 주저앉았다.
일각에선 테드베이커의 영국 내 온·오프라인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해온데다 현지 협력 파트너 또한 잃은 만큼, 어센틱이 매각을 비롯한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염두에 둔 어센틱은 실제 올해 초부터 테드베이커의 매각을 시도했다.
그렇다면 프레이저스그룹과의 거래에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아직 명확하지 않다. 어센틱은 현재 회사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유하지 않았고, 프레이저스그룹 역시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테드베이커가 새롭게 라이선스 파트너와 함께 하이스트리트에 컴백할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영국 최고 패션 소매업체 넥스트(Next)는 초기 단계부터 관심을 보였고, 미국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올해 초 15개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사라진 245개의 일자리에 더해 약 500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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