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애국 기업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기업 되나?
가+
가-
주주들 눈높이 못 맞추며 상장폐지 실패…지분 확보 83.87%에 그쳐

2024-08-14 오전 11:16:30

‘NO재팬’ 반사이익으로 성장했는데…주주배당 쥐꼬리에 증여세 ‘꼼수’ 비판도




Image
신성통상 강동구 둔촌동 본사



‘애국 기업’이란 타이틀을 얻었던 신성통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대표 사례로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최근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공개매수 가격이 주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소액주주들의 저항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지난 6월 21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특수관계자(77.98%)를 제외한 지분 22.02%(3164만 4210주)를 주당 2300원에 공개매수 했지만 상장폐지 필요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 달여간 매수한 지분율은 5.89%(846만 6108주)에 그쳤고 공개매수 후 특수관계자 지분은 83.87%로 상장폐지 기준인 9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


신성통상은 상장폐지 실패 이후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2차 매수에 나서는 방안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Image
‘탑텐’ 모델 차준환



◇ 정부는 기업 밸류업 한창인데…역주행 하는 신성통상


이번 신성통상의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사태는 정부가 기업들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불거졌다는 점에서 반시대적 행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적이 좋지 않음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소각 작업을 벌이고 있는 휠라코리아, LF, 신세계인터내셔날, 더네이처홀딩스 등과도 비교된다.


실제로 휠라코리아는 올해 3월 주주가치 제고 일환으로 연간 최대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는 방침을 공시한 바 있다. LF, 신세계인터내셔날, 더네이처홀딩스도 같은 시기 주주 환원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 획득 및 소각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의 밸류업 실천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반면 신성통상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했음에도 주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배당정책으로 비난을 자초해 이번 공개매수 실패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다.


신성통상은 공개매수가를 2300원으로 설정했지만 주주들의 눈높이는 이보다 높았다. 특히 신성통상은 지난 2019년 ‘NO재팬’ 바람이 거셀 당시 유니클로 대항마로 떠오르며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이제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거스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2019년 당시 반도체 수출 규제에 따른 반일 감정이 확산되자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이 상황에서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은 유니클로 대체제로 부각되며 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여기에 더해 광복절 티셔츠 등을 내놓고 애국 마케팅을 펼치면서 주주들 사이에 ‘애국 테마주’로 불리며 승승장구 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탑텐’은 지난해 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 했다. 올해는 1조원을 넘긴다는 목표다. NO재팬과 고물가에 따른 SPA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반사이익에 힘입어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이 4500억원에 달하고, 이익잉여금도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이익잉여금이 쌓이자 신성은 2012년 주당 5원을 배당한 이후 장기간 현금배당이 없다가 지난해 주당 50원씩을 배당했다. 이때부터 주주들의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다.


우선 애국 테마주로 급부상하며 주당 4920원대를 오르내리던 즈음 자녀들에게 증여했던 주식을 사들이며 증여세 재원 마련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1900원으로 주가가 떨어지자 다시 자녀들에게 증여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다.


때문에 2021년 ‘탑텐’의 고성장으로 신성통상 주가가 주당 3000~4000원으로 거래되던 당시에 주식을 매수한 소액주주들 입장에선 이번 2300원이란 공개매수 가격에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소액주주들은 “이익을 창출해 주주들과 나누는 게 주식회사의 본질인데 뒤통수를 친다”거나 “이익잉여금도 시총만큼 쌓여 있는데 고작 50원 쥐꼬리 배당하더니 느닷없이 상장폐지라니 어이가 없다”, “오너리스크가 기업 가치를 저평가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확보한 지분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태에서 상장폐지를 통해 완전 가족회사로 만들어 주주들의 감시와 공시 의무를 벗어나려는 의도가 아닌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Image
‘탑텐’ 모델 이나영






서재필 기자
sjp@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