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 시장,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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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의 글로벌 트렌드 19

2024-07-17 오후 2: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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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는 예술 수업을 위주로 하는 LA 인근 리틀 돌핀스 바이더시(Little Dolphins by the Sea)라는 특수 유치원을 다니며 다섯 살 때부터 재봉틀로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이미지 출처: Instagram@couture.to.the.max)



필자가 매일 아침마다 빼놓지 않고 들여다보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있다. 바로 ‘맥스 알렉산더(Max Alexander)’.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부모님과 사는 올해 나이 갓 여덟 살 난 초등학생 맥스는 인스타그램에서만 300만 명 가까운 구독자를 거느린 인기 인플루언서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패션 채널(@couture.to.the.max)을 운영하며 자기만의 독특한 창조 과정과 결과물을 보여주는 짧은 동영상을 팬들과 공유한다.


맥스는 이미 네 살 되던 해부터 집에 있던 자투리와 재봉틀을 갖고 놀며 옷을 만드는 쿠튀리에르(Couturier)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엄마와 포목상에 가서 옷감과 재료를 구입해 피팅 마네킹에 입히고 재단하고 재봉틀을 돌려 새 드레스를 뚝딱 만들어내는 맥스의 매력은 어린 나이를 불식시키는 능숙한 손재주뿐만이 아니다. 시청자를 사로잡는 맥스의 진짜 매력은 자신의 창조물을 보여주며 즐거워하는 천진함과 전파력 강한 밝고 순진무구한 에너지에 있다.


21세기 패션 디자인계의 신동이라 불리는 맥스는 창조력이란 놀이에서 비롯됨을 몸소 보여준다. 맥스는 아직 어린 소년이지만 SNS 콘텐츠로 미루어 짐작건대 성인 여성복을 만드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패션계에서 맥스 알렉산더 같은 신동은 아주 드문 사례지만, 패션 분야가 아닌 일반적인 창조 분야에서도 어린아이의 조숙하고 특출난 재능을 목격하는 것은 매우 특별하다. 그런 만큼 맥스는 자신을 개인 고객이나 유명 셀럽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맞춤옷을 만드는 ‘예술가’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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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 시장 부문은 크게 어패럴, 신발, 기타 제품 등 3분야로 나뉘며 현재 오프라인(실제 매장)과 온라인(e-커머스) 등 두 가지 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된다.(이미지 출처: 아르마니 주니어(Emporio Armani Junior) 홈페이지)



◇ 아이의 옷차림은 부모의 경제력


하지만 정작 글로벌 패션 시장의 소비를 이끄는 구매층은 자녀가 아닌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다.


아동복은 아기와 어린이들이 입는 제품이지만 구매 결정에 필요한 의사결정과 지출은 대부분 성인 부모(특히 여성인 엄마)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런 만큼 최근 아동복 브랜드들은 잉여 소비력이 있는 부모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써 단순히 편안함, 내구성, 안전성 같은 아동복의 기능성을 만족시키는 단계를 넘어서 부모의 사회적 열망과 향상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주는 더욱 패션 지향적이고 명품스러운 제품 개발에 힘을 쏟는다.


아기와 어린이를 키우는 요즘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불문하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채널의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서 새로운 유행 정보를 취하고 구매 결정을 한다.


가령, 얼마 전부터 소셜미디어를 타고 유행한 ‘미니미(mini-me)’ 룩 트렌드는 엄마와 자녀가 쌍둥이처럼 똑같이 코디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성인 여성복 및 남성복과 아동복 간의 간격을 좁히고 매출로 연결시켜 성공한 사례다.


이 같은 미니미 트렌드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4~5년 동안은 급변하는 소비자 욕구에 발맞춰 SNS채널을 통해 셀럽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한층 강도 높은 홍보 및 마케팅 공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자료: 영국 Ofcom/Mordor Intelligence,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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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앤가바나가 선보인 2017년 SS ‘미니미’ 컬렉션은 부모와 똑같은 쌍둥이 룩의 아동복 컨셉으로 부모의 분신으로서의 자녀를 바라보는 밀레니얼 세대 부모들을 겨냥했다.(이미지 출처: Dolce & Gabbana)



◇ 명품 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의 쌍끌이 성장 예상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인 모도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가 올해 발표한 향후 5년간 아동복 시장 트렌드 및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아동복 시장은 매년 전년 대비 5.35%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아동복 시장은 현재 글로벌 미화 2억 7,217 만 달러(환화 약 3753억 원) 규모에서 오는 2029년이면 3억 5,320만 달러(한화 4870억 원) 대로 팽창하며, 5년 후에는 현재보다 약 25% 가량 성장할 것이란 계산이다. 또한 베네통(Benetton Group),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카터스(Carter’s), 아디다스(Adidas), 나이키(Nike)가 시장을 점유할 주요 브랜드로 떠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아동복 시장은 전통적으로 패션 시장에서 가장 이윤 수익이 큰 부문이다. 미국이 최대 규모의 아동복 시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 독일, 영국, 인도가 그 뒤를 잇고 있으며, 향후 신생아 출산율 및 소비력 증가가 기대되는 일본, 브라질, 아프리카(특히 남아공)의 아동복 시장도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이 물가 인상에 따른 전반적 소비 심리 위축과 인구의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달리 아시아 시장(중국, 인도 시장 포함)은 중산층 인구의 증가, 자녀 출산 및 육아를 담당하는 소비자 연령층의 변화 및 소비력 향상 등 다양한 경제적·인구학적 요인으로 인해 조만간 아동복 시장은 여성복은 물론 남성복 부문을 능가하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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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은 단순히 성인복을 작게 줄여 재단한 옷이 아니다. 알파 세대 어린이들은 소비 면에서 이제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빨리 성인으로 진입하는 세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출처: Thom Browne)



◇ 런웨이 패션쇼 활성화 따른 어린이 모델 수요 상승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했던 아동복 패션쇼 행사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가령, 어린이 패션쇼 기획사 겸 런웨이 모델 에이전시인 ‘인터내셔널 키즈 런웨이(International Kids Runway)’는 2022년부터 이미 프랑스, 미국, 영국, 일본, 그리고 가장 최근 캐나다에서 키즈 패션쇼 행사를 통해 세계 최고급 20개 명품 패션 브랜드의 아동복 컬렉션을 소개했다.


2023년 연말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샌즈에서 열린 ‘리틀 럭셔리 스타스(Little Luxury Stars)’ 아동복 캣워크 패션쇼는 지방시, 모스키노, 몽클레어, 스텔라 맥카시 등 10대 프리미엄 명품 패션 브랜드들의 아동복 시장 진출을 알림과 동시에 어린이 모델 산업, 알파 세대의 명품 취향 및 소비 행태 길들이기 등 동반 비즈니스 발굴 가능성을 제시했다.


성장기 아동의 강제 노동, 미디어 노출에 따른 폐해, 이를테면 미성년 아동 신체의 대상화, 불법 아동 노동과 부모의 대리 재정 및 스케줄 관리, 소아성애범죄 노출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패션 모델을 꿈꾸는 아동 모델과 이를 지원하는 부모 수는 아동복 시장의 성장과 함께 늘어나게 될 것이다.


시장 보고서(https://www.gwi.com/reports/gen-alpha)에 따르면 좋든 싫든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패션계는 아동 세대인 알파 세대 소비자의 무의식을 겨냥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2년 베이비 디올(Baby Dior) 아동복 라인이 런칭한 데 이어서, 2023년에 톰 브라운(Thom Browne)의 키즈 팝업스토어 런칭으로 고가 명품 아동복 시대가 개막했다. 한국 시장은 출산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단 자녀를 가진 부모가 자녀의 옷차림 투자에 통큰 지출을 서슴지 않는 잠재력 높은 명품 아동 패션 시장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는 2010년부터 2024년 사이 온전히 21세기에 태어난 첫 세대로 현재 전 세계 인구 가운데 20억 명 가량을 차지한다.


미국의 인구 조사 결과(알파 세대에 대한 연구 보고서, GWI)에 따르면 분명 알파 세대는 과거 그 어떤 인류보다 조숙한 세대이며, 10대 청소년 중 3분의 1은 이미 구매력이 탄탄한 소비 주체다. 그렇다면 과연 럭셔리 브랜드들은 어릴 때부터 소비와 사회적 위치에 민감하고 브랜드 정보 수집 능력이 높은 알파 세대 소비자들을 어떻게 공략하고 설득해 나갈 것인가? 업계의 마케팅 전략과 앞으로 불어올 트렌드가 더욱 궁금해진다.







박진아 칼럼니스트
jina@jinapa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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