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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나르 아르노 LVMH 그룹 회장 겸 CEO |
이달 말 개최되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어떤 스포츠 영웅이 메달을 획득하든 진정한 승자는 단 한 명뿐이다. 바로 LVMH의 창립자이자 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베르나르 아르노다.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과 이로 인한 LVMH의 주가 하락으로 아르노의 재산에 미친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그의 브랜드는 올림픽 대회에서 주연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루이비통(LVMH Moet Hennessy Louis Vuitton SE)은 2024 파리 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프리미엄 스폰서 중 하나로 1억 5천만 유로(약 2,252억 원)를 투자했다. 또한 루이비통과 디올을 비롯한 자사 브랜드를 대회와 연계하고, 대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문화 행사를 개최하며, 프랑스 선수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등 사상 최초로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다.
이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스포츠의 전례 없는 결합으로, 현재 경쟁사보다 4배나 많은 매출과 약 3,500억 유로(525조 5,425억 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글로벌 럭셔리 거물의 위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버킨 백 제조업체인 에르메스( Hermes International SCA)만이 그 가치에 근접할 수 있다.
하지만 베르나르 아르노는 메달을 휩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3년간의 블록버스터 성장 이후 럭셔리 판매는 둔화되었다. 프랑스의 정치적 격변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일부 소비자들이 최고급 제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소유주 허드슨 베이(Hudson's Bay Co.)가 라이벌 니만 마커스를 26억 5천만 달러(약 3조 6,5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유럽 럭셔리 브랜드의 지배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베르나르 아르노가 처음에는 파리 올림픽 후원을 위해 수표 쓰는 것을 꺼려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 LVMH 그룹의 브랜드들은 메달을 디자인하고, 프랑스 선수들에게 옷을 입히고, VIP 이벤트에 샴페인을 제공하는 등 거의 올림픽의 대명사가 될 것이다. 디올은 개막식에도 참여할 예정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아직 극비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규모를 "깜짝 놀라게 하는(flabbergasting)"이라는 형용사로 표현했다.
이만큼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했다. LVMH는 2019년 540억 유로(약 81조 837억 원)에서 올해 약 900억 유로(약 135조 1,395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마저도 럭셔리 업계 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중국 VIP들은 여전히 소비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산층은 부동산 침체 심화로 인한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슈퍼 부유층이 에르메스 핸드백과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캐시미어 스웨터를 계속 사들이고 있지만, 높은 차입 비용과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그저 편한 삶을 누리는 사람들은 제약을 받고 있다. 올해 초에는 지난해 중국의 보복성 소비가 사라지면서 2024년 하반기에 럭셔리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이제 2025년 이전에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LVMH의 주가가 1월 이후 거의 모든 상승분을 잃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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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의상과 트레이를 선보이는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장토니 에스탕게와 LVMH 이미지 & 지속가능성 책임자 앙투안 아르노 |
또한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으로 인해 회복이 더 지연될 수도 있다. 파리 전역의 여행 제한과 통 큰 럭셔리 소비자들이 밀라노를 대신 방문하기로 결정하면서 프랑스 수도의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적인 고통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LVMH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가방이나 지갑을 구매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중에 구매하게 된다면 메달 수상자에게 수여된 루이비통의 상징적인 다미에 체크 패턴 트레이를 기억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참여는 LVMH가 단순한 상품 판매업체 그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2년 전 루이비통이 "단순한 패션 브랜드가 아니라 문화 브랜드"라고 말했다. 루이비통 브랜드의 특유의 시그니처 모노그램 패턴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네버풀 백 제조업체의 CEO인 피에트로 베카리(Pietro Beccari)는 지난 5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루이비통 제품을 접해보지 않은 가정은 전 세계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지만, 그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루이비통의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故 버질 아블로와 퍼렐 윌리엄스를 임명하면서 루이비통은 뮤직과 스트리트웨어 등 관련 하위 문화와 연결되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이를 스포츠와 융합할 예정이다. 올해 초 루이비통의 크리스토퍼 백팩 광고 캠페인에서는 테니스 라이벌인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이 이탈리아 돌로미테 정상을 함께 등반을 하는 모습을 담았다.
전 세계인을 패션 도시 파리로 맞이하는 것은 베르나르 아르노의 또 다른 전략인 호스피탈리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중국인 여행객이 유럽을 많이 찾게 되면 베르나르 아르노의 옷, 신발, 보석을 착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호텔과 레스토랑을 아우르는 LVMH가 관리하는 생태계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이론이다. LVMH가 최근 파리의 오래된 유명 레스토랑 '쉐 라미 루이(Chez l'Ami Louis)를 인수한 것과 베르나르 아르노가 베니스의 바우어 호텔(Hotel Bauer) 입찰에 참여했다는 보도는 이러한 의도를 강조한다.
하지만 LVMH의 올림픽 후원은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프랑스에서 어떤 성향의 정부가 등장할지, 그에 따라 럭셔리 그룹에 어떤 정책이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파리에서 올림픽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정치는 올림픽의 관전 포인트에서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한편, 미국 경쟁 당국은 태피스트리가 경쟁사인 카프리 홀딩스를 85억 달러(약 11조 7,045억 원)에 인수한 것을 조사하면서 명품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와 니만 마커스 간의 거래로 인해 업계는 더욱 면밀한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이는 LVMH가 아직 쇼핑을 끝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호텔뿐만 아니라 베르나르 아르노가 까르띠에의 소유주인 스위스 명품 그룹리치몬트(Richemont SA)의 개인 지분을 인수하는 등 시계와 보석 분야에서도 확장할 여지가 있다.
마지막으로 일부 소비자는 고급 제품의 가격 상승에 주저하기 시작했고, 이탈리아에서 디올 가방을 만드는 공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면서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부유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4년 전 티파니앤코의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제값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그 투자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에서 부동산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럭셔리 제국을 세운 그는 첫 번째 럭셔리 올림픽에서 아마도 금메달을 획득한 것과 마찬가지로 반짝이는 금빛 수익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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