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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왕실로부터 남자의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 '데임' 작위를 받은 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 |
'착한 소비'와 '에코 백' 붐을 일으킨 영국의 액세서리 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Anya Hindmarch)가 국왕의 공식 생일 축하의 일환으로 6월 중순에 발표되는 찰스 국왕의 '2024 버스데이 어너스 리스트(Birthday Honours List)'에 데임(Dame) 작위 수여자로 이름을 올렸다. 데임은 영국에서 남자의 경(Sir)에 해당하는 기사 작위를 받은 여성에게 붙는 경칭이다.
이제부터 '안야 힌드마치 여사(Dame Anya Hindmarch)'로 불리게 된 그녀는 여성으로서 기사와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되었으며, 잔드라 로즈와 같은 비교적 적은 수의 패션계 유명 인사들과 함께 데임으로 임명된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고인이 된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메리 퀀트도 데임 작위를 받는 디자이너다.
패션과 비즈니스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된 안야 힌드마치는 "이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겸손하게 그에 걸맞은 일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인 그녀는 영국 패션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액세서리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액세서리 디자이너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1987년에 회사를 설립한 그녀는 한 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작년에 다시 경영에 복귀했다.
그녀는 최근 매장 오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작년 말에는 런던의 역사적인 벌링턴 아케이드에 라벨드 라인 전용 공간을 열었다. 또한 그녀는 주요 슈퍼마켓 체인과 함께 재활용 가능한 비닐봉투 마케팅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그녀의 메인 라인 제품은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그녀는 대중 시장 소매업체와도 다른 협업을 진행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작년 가을에 유니클로와 협업을 진행했다.
한편 1968년생인 안야 힌드마치는 영국 에섹스주 몰든의 기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16세 때 어머니로부터 오래된 구찌 핸드백을 물려받으면서 이탈리아 가죽제품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어 18세인 1986년에 영국을 떠나 가죽산업이 발달한 피렌체에서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며 1년간 머무르게 된다.
피렌체에서 생활하는 동안 가죽으로 제작된 더플백이 세련된 여성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공부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와 패션 매거진 <하퍼스&퀸>에 자신이 만든 가방을 보내게 되는데 단숨에 500개의 주문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힌드마치는 런던 첼시에 있는 월튼 거리에 작은 소매점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영국, 미주, 아시아 등 전 세계 33개의 매장을 보유하며 연 매출이 4천500만파운드에 육박하는 영국을 대표하는 액세서리 브랜드로 성공하게 된다.
현재의 안야 힌드마치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있게 한 시초는 2001년 시행된 ‘비 어 백(be a bag)’ 프로젝트 덕분이다. 그녀는 고객이 가져온 사진이나 그림을 가방에 인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였는데 판매수익의 일부는 유방암 환우를 돕는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영국의 유명 모델 케이트 모스와 가수 엘튼 존이 참여하면서 ‘비 어 백’ 프로젝트는 전 세계의 20여개 나라로 확산되었다.
수익의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착한 소비는 훗날 다른 브랜드에서도 공익 실현을 위해 많이 사용되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2007년에는 착한 소비에 이어 미래의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패션의 실현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행하였는데 아이러니한 점은 힌드마치가 플라스틱을 제조한 사업가의 딸이라는 점이다.
이 프로젝트는 ‘나는 플라스틱 가방이 아니다(I’m Not a Plastic Bag)’이라는 슬로건을 원단에 프린트한 에코 토트백을 제작하여 5파운드에 판매하였는데 한정판으로 제작된 친환경 가방 2만개는 영국과 일본 등에서 1시간 만에 모두 팔리며 에코백의 붐을 일으켰다. 비닐의 무분별한 사용을 줄여 환경보호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에코 백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비닐 봉투 사용량이 20% 정도 감소한 성과를 거두며 착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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