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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여성복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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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들이 럭셔리 소비를 줄이면서 미판매 재고에 대한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제품을 대폭 할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달부터 중국 쇼핑객들은 중국 본토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Alibaba Group Holding Ltd.)의 티몰(Tmall)에서 발렌시아가의 상징적인 모래시계 핸드백의 작은 베이지색 크로커다일 패턴 버전을 35% 할인된 가격인 1,947달러(약 27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가격은 전 세계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와 파페치를 비롯한 주요 럭셔리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프랑스 럭셔리 대기업 케어링 그룹의 계열사인 발렌시아가는 2024년 첫 4개월 중 3개월 동안 세일 품목에 대해 평균 40% 할인을 실시했다고 한다.
또한 발렌시아가는 1월부터 4월까지 티몰에서 할인 제품 수를 두 배 이상 늘려 플랫폼 내 재고의 10% 이상을 차지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들은 추가로 폭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작년 같은 기간 동안 발렌시아가는 1월에만 평균 약 30%의 품목을 할인했다. 2022년 첫 4개월 동안에는 가격 인하가 전혀 없었다고 이들은 말했다.
다른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볼 수 있다. 카프리 홀딩스의 베르사체, LVMH의 지방시, 버버리 그룹은 모두 이번 달 티몰과 기타 중국내 플랫폼에서 가격을 절반 이상 인하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베르사체의 평균 할인율은 2023년 초에 약 40%에서 올해 50% 이상으로 급증했다.
베르사체와 다른 여러 프리미엄 브랜드도 2023년보다 올해 더 오랜 기간 동안 할인을 제공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작년에는 몇 개에 불과했던 판매 제품 수가 올해 첫 4개월 동안 수백 개로 늘어났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독점적인 이미지와 가치를 유지하는 제품을 바탕으로 성장한 럭셔리 브랜드에게 가격 전쟁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보통 아울렛 몰이나 비공개 세일을 통해 재고를 소진하는 럭셔리 브랜드가 플래그십 플랫폼에서 이렇게 큰 폭의 할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디지털 럭셔리 그룹의 중국 컨설팅 담당 상무이사 자크 로이젠(Jacques Roizen)은 "전 세계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소비자 접점인 티몰에서 이러한 할인을 제공한다는 점이 놀랍고 솔직히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뉴욕 5번가나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공개 세일을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번 가격 할인 보도에 대해 케어링 그룹은 논평을 거부했고, 카프리와 LVMH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버버리는 할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격 인하 전략은 경기 침체로 가계 자산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중국 본토에서 직면한 곤경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들은 매출 증대와 실적 개선을 위해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지만,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기둥 역할을 하는 중국 중산층은 점점 더 검소해지면서 판매를 보류하거나 아예 대대적인 구매에서 한 발 물러서고 있다.
또한 티몰의 높은 반품률로 인해 일부 럭셔리 브랜드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데, 이는 특정 지출 기준을 충족하면 나중에 일부 제품을 반품하더라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티몰의 프로모션 캠페인에 힘입은 결과다. 이로 인해 일부 쇼핑객은 리베이트를 받기 위해 고가의 상품을 주문하는 등 시스템을 교묘하게 이용하기도 했다.
한편, 에르메스 인터내셔널, 샤넬, LVMH의 루이비통 등 럭셔리 시장의 최상위 브랜드들은 더 나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브랜드는 할인을 포기하고 이커머스 노출을 제한했으며, 고액 자산가 고객을 육성하는 데 집중하여 경기 침체에 효율적으로 견뎌냈다.
케어링의 구찌, 프라다, 자매 브랜드인 미우미우를 포함한 일부 브랜드도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공개 할인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럭셔리 컨설팅 사업을 하는 RTG 그룹 아시아의 공동 설립자 겸 CEO인 안젤리토 페레스 탄 주니어(Angelito Perez Tan, Jr.)는 "가격 할인이 단기적으로는 재고를 소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잦은 가격 인하는 브랜드를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열망하는 VIP 고객을 몰아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하이-엔드 브랜드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은 이벤트 기간에 상품을 할인하지만, 할인 폭은 일반적으로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보다 낮다."라고 덧붙였다.
컨설팅 업체 야옥그룹(Yaok Group)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럭셔리 매출의 거의 절반을 온라인 주문이 차지했으며, 그 중 티몰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는 이미 럭셔리 업계 수익에 타격을 입혔다. 케어링 그룹은 지난 4월 중국 내 구찌 판매 부진으로 상반기 수익이 4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버버리의 주가는 중국과 미국의 수요 약세로 지난 1년 동안 절반 이상 하락했다. 샤넬은 고가 제품의 경우에도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엔화 약세도 중국에서의 판매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중국 쇼핑객들이 좀 더 저렴한 가격을 찾아 일본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샌포드 C. 번스타인의 소매업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Luca Solca)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한 브랜드가 재고로 수익을 창출하고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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