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자투리 원단’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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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가 설립한 노나 소스, 신진 디자이너에게 자투리 원단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

2024-04-24 오전 8: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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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 소스의 공동 설립자인 로맹 브라보가 쇼룸에서 포즈를 취했다.



파리 북부의 노나 소스(Nona Source) 쇼룸에서는 디자이너들이 곱슬곱슬한 알파카, 기하학적인 마크라메 기퓌르, 실크 다이아몬드 클로크 자카드 등 화려한 이름을 가진 고급스러운 직물을 골라낸다.


하지만 이 원단들이 정말 이국적인 이유는 모두 디자이너가 원단 한 롤을 사용한 후 남은 '자투리 원단(deadstocks)'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판매되지 않은 옷과 같은 '자투리 원단'은 불에 태우거나 땅에 묻어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기껏해야 창고에 쌓아두어 먼지를 쌓이는 정도였다.


프랑스 럭셔리 대기업 LVMH는 3년 전 노나 소스를 설립하여 신진 디자이너에게 자투리 원단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노나 소스의 공동 설립자인 로맹 브라보(Romain Brabo)는 "나는 창고에 '잠자는 숲속의 공주(sleeping beauties)'라고 부르는, 컬렉션을 만든 후 몇 년 동안 방치되어 있는 멋진 원단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작년에는 약 14만 벌의 옷을 만들 수 있는 약 280킬로미터(170마일)의 원단을 판매했다.


단골 고객 중에는 업사이클 및 리사이클 소재만을 사용하는 30세의 스페인 디자이너 아르투로 오베게로(Arturo Obegero)도 있다.  그는 하우스의 작은 공간에서 작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르네상스 투어에서 비욘세에게 입힌 시스루 코르셋 드레스 등 유명 인사들의 굵직한 주문을 따낸 것은 그의 실력과 기후 변화를 의식한 디자인이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는 증거다.


아르투로 오베게로는 "나는 서퍼와 어부 집안 출신이다.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면 자연과 연결되어 있어 자연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노나 소스 덕분에 빅 리그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자신이 구매하는 제품에 대해 많이 의식하지만, 정말 지속 가능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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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컬렉션 의상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의 진화


최근 패션 업계는 산더미처럼 쌓이는 의류폐기물과 생태계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관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중되면서 노나 소스와 같은 이니셔티브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LVMH 그룹과 같은 거대 럭셔리 기업은 이러한 노력을 기울일 여력이 있으며, 마케팅 가치도 잘 파악하고 있다. LVMH는 운송 수단을 비행기에서 배로 전환하고, 공급업체에 더 나은 물 관리 교육을 제공하며, 비건 가죽과 같은 기술 중심의 새로운 섬유에 투자하는 등의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작년에는 300개의 혁신 제품을 테스트했다고 한다).


하지만 LVMH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헬렌 발라드(Helene Valade)는 회사의 주요 역할에 대해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진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것이 바로 우리의 힘이다. 10년 전만 해도 재활용 옷을 입으면 사람들은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아름다움은 더 이상 완전히 매끄럽고 완벽하며 반듯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디자이너가 재활용 원단으로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패션업계의 기후 영향을 다룬 책 <패션폴리스>의 저자 다나 토마스(Dana Thomas)는 "특히 루이비통의 공급망에서 PVC 플라스틱을 없애기 전까지 LVMH는 결코 친환경 기업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PVC 코팅 캔버스로 만든 모노그램 가방으로 대부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자투리 원단'로 시작된 중대한 변화


패션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다나 토마스는 노나 소스와 같은 아이디어를 환영하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녀는 "노나 소스는 아주 합리적인 아이디어다. 그런데 왜 20년 전에 이미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녀는 "패션은 자동차 산업에 비해 너무 뒤처져 있다. 지금은 전기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시대지만 첨단 산업인 패션계에서 여전히 가방을 플라스틱으로 만든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새로운 세대의 패션 경영진이 마침내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노나 소스는 이미 입고되는 자투리 원단의 상당 부분이 재활용 섬유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나 소스의 공동 설립자인 로맹 브라보는 "우리는 정말 큰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로샤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이자 파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전개하는 27세의 천재 디자이너 샤를 드 빌모랭(Charles de Vilmorin)도 노나 소스의 단골이다. 그는 "나는 영감을 얻기 위해 이곳에 온다. 나는 깜짝 놀라는 것을 좋아한다. 이 자투리 원단들이 버려지거나 불에 타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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