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럭셔리 이커머스 업계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파페치는 한때 30조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이 약 3000억원으로 줄어들며 주가가 97% 이상 하락하는가 하면, 스위스 리치몬트그룹 소유의 육스네타포르테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영국의 럭셔리 플랫폼 ‘매치스패션’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등 한때 ‘패션 리테일의 미래’로 추앙받던 전세계 럭셔리 이커머스 업계가 생사기로의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새 명품 수요가 폭증하며 관련 플랫폼이 우후죽순 등장했지만 이후 경기 둔화로 소비가 위축되며 적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의 럭셔리 이커머스업체 매치스패션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테네오(Teneo)가 인수자를 찾는 동안 관리인을 통해 거래를 진행하면서 직원의 거의 절반 수준인 273명을 해고했다. 이 회사는 런던의 3개 매장과 170개국의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본사에서 533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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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패션 플랫폼 '매치스패션' |
지난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매치스패션의 최대주주 영국 프레이저스그룹은 지난 8일 테네오의 벤지 다이몬트를 공동 관리자로 선임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밟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영국 억만장자 마이크 애슐리의 프레이저스그룹이 매치스패션을 5,200만 파운드(약 875억원)에 인수한 지 두 달 만이다. 당시 한국 쿠팡의 파페치 인수에 이어 두 번째로 매각된 영국 럭셔리 편집숍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에도 재정난을 이겨내지 못해 결국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테네오의 공동 관리자인 벤지 다이먼트는 "많은 럭셔리 패션 소매업체와 마찬가지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거시 환경으로 인한 재량 지출에 대한 압박이 널리 알려진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직전에 매치스 패션을 인수한 프레이저스 그룹은 예상보다 상황이 훨씬 좋지 않아 회생하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987년 톰 채프먼과 루스 채프먼이 설립한 매치스패션은 런던 윔블던 빌리지에서 작은 오프라인 편집숍으로 시작해 2007년 온라인 스토어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약 650개의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성장했지만, 적자를 기록하며 2017년애는 에이팩스 파트너스에 인수된 바 있다.
그렇다면 매치스패션뿐만 아니라 한때 럭셔리 판매 비중이 증가하고 영국 소매업체들이 선두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던 럭셔리 패션 이커머스 부문에서 무슨일이 벌어진 것일까?
예상을 빗나간 장밋빛 미래
먼저 이탈리아계와 영국계가 합병한 육스네타포르테(YNAP)는 2022년 파페치가 인수하는 복잡한 계약을 체결했을 때만 해도 소유주인 리치몬드그룹의 골칫거리였다(실제로는 '지배주주가 없는 중립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거래가 무산되면서 여전히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그리고 파페치는 쿠팡이라는 구세주를 만나기 전까지 파산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쿠팡은 파페치가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전격 인수했다. 매치스패션도 마찬가지 경우다. 하지만 프레이저그룹이 인수한 지 11주 만에 경영에 뛰어들면서 구세주는 냉정하게 돌아섰다. 영국에 기반을 둔 럭셔리 패션 이커머스 업체들이 승승장구하던 지난 10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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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포르테 |
지난 2015년, 육스(Yoox)와 네타포르테(Net-A-Porter)는 합병을 통해 럭셔리 인시즌 및 오프 프라이스 이커머스 업체인 육스네타포르테(YNAP)을 탄생시켰다. 리치몬트그룹은 이 회사의 장래성을 높이 사 2018년에 경영권을 인수했다.
2017년 사모펀드인 에이팍스파트너스가 매치스패션에 8억 파운드(약 1조 3,477억원)를 지불할 때만 해도 공동 창업자인 루스와 톰 채프먼은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다.
또한 2018년, 런던에 본사를 둔 파페치는 60억 달러(약 7조 8,840억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새롭게 상장했다. 럭셔리 패션 이커머스는 온라인 판매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우려하던 브랜드들에게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상황은 더 좋아졌다. 팬데믹은 이커머스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고, 이커머스 업체들은 하이-엔드 패션을 구매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일한 선택지가 되었다. 당시 파페치의 창업자 호세 네베스는 "온라인 럭셔리를 선호하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파페치가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자신만만했다.
팬데믹이 완화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이커머스가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유지할 것이며, 수년간의 강력한 GMV와 매출 성장, 지속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들의 예측은 빗나갔다.
글로벌데이타의 어패럴 애널리스트 앨리스 프라이스는 패션네트워크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프레이저스그룹이 매치스패션을 완전히 해체할지, 아니면 사업 구조조정과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경영권을 행사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이 소식은 럭셔리 마켓플레이스에 타격을 가할 것이다. 매치스패션뿐만 아니라 마이테레사, 육스네타포르테도 계속해서 수요 부진을 겪고 있으며, 파페치는 지난 12월 쿠팡에 200억 파운드에 불과한 가격에 인수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금이 부족한 열망적인 쇼핑객(aspirational shoppers)'과 '도매보다 DTC를 선호하는 브랜드'라는 두 가지 화두로 럭셔리 이커머스의 현재 상황을 요약했다.
앨리스 프라이스는 "럭셔리 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핵심 쇼핑객들이 계속해서 지출을 줄이고 있고, 특히 유럽과 미국의 광범위한 럭셔리 수요 둔화로 인해 여전히 악영향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도매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잘 관리하고 독점적인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 직접 판매(DTC)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마켓플레이스는 고객 유치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고, 매치스패션은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할인에 의존하게 되면서 마진은 물론 소비자 인식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라고 덧붙였다.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인 에릭 머스그레이브는 이러한 문제가 럭셔리가 생각만큼 특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매치스패션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소위 럭셔리 시장도 다른 분야와 동일한 비즈니스 규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용을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사치를 위해 물건을 충동 구매하는 부유층이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다. 매치스패션의 포부는 너무 야심적이었고, 에이팩스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에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것 같다. 영리한 톰과 루스 채프먼은 적절한 시기에 회사를 떠났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거대 온라인 기업들이 직면한 다른 문제점 중에서 쇠퇴의 원인이 된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경영의 기본인 비용과 투자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배송하고, 반품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사실 적지 않은 규모다. 특히 럭셔리 비즈니스의 경우, 구매자가 아소스나 잘란도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려면 그 비용은 더 늘어난다. 네타포르테의 밴, 매치스패션의 대릭석 박스, 멤버십 VIP 전화 라인 및 VVIP 서비스, 더욱 상세한 제품 정보, 아바타가 아닌 모델 촬영, 90분 배송 등 모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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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페치 |
글로벌데이타의 어패럴 애널리스트 앨리스 프라이스는 "프레이저스그룹이 인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치스패션를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은 투자 규모와 턴어라운드에 필요한 시간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프레이저스그룹은 2017년 영국의 대표적인 편집숍 플란넬스를 인수한 후 흑자로 전환해 성과를 거두었지만, 대부분의 포트폴리오가 멀티채널로 구성되어 있는 매치스패션의 경우 온라인 전문성이나 역량이 부족했던 프레이저스그룹로서는 낯선 도전이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직접 입어보고 확인하는 것을 선호하는 럭셔리 쇼핑객을 고려할 때 온라인에서 명품을 판매하는 것은 특히나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고객들이 오프 라인 러시
럭셔리 이커머스 업체에서 전화 대기 시간이 길고, 배송이 엉망이며, 환불이 늦다는 온라인 리뷰가 많다. 이러한 클레임은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동종 업체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차이점은 있다. 소비자들이 24.99파운드을 지불할 때보다 900파운드를 지불할 때 덜 관대하다는 점이다. 바야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자들이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열광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금, 이커머스 업체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럭셔리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온라인에서 그대로 재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지출이 많은 VIP 고객을 타겟팅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이는 당연한 일이다. 마이테레사의 CEO 마이클 클리거는 최근 패션네트워크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상위 3.8%의 고객이 비즈니스의 거의 39%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에산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지만 명품 소비재의 핵심을 구성하는 열망적인 소비자(aspirational consumer)도 무시할 수 없으며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이커머스업체 중 일부는 수만 건의 주문을 처리하더라도 500파운드의 주문이 비즈니스에 정말 중요하다고 느끼고 싶어한다.
그리고 오늘날 인-시즌 럭셔리 이테일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고객이 20년 전에는 350파운드였지만 지금은 그 두 배 이상이 된(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겨우' 375파운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신발을 구매하는 대신 다른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로 갈까? SMCP나 자딕앤볼테르, 휘슬즈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향하고, 비아 아울렛이 유럽에서 소유하고 있는 비스터 빌리지와 같은 확산중인 할인 센터로 향하고, 디자이너 광고 백화점 클리어런스 세일로 향하고. 온라인에서는 급성장하는 중고 시장으로 향한다.
이커머스 데이터 전문업체 IMRG의 전략 및 인사이트 디렉터인 앤디 멀카이는 이것이 럭셔리 이커머스 판매를 위축시키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생활비 위기가 먼 기억 속으로 사라진 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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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치스패션 |
그는 "사람들은 지난 12개월 동안 C2C 옵션, 특히 중고 의류 플랫폼인 빈티드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데이터 수집 소프트웨어 콜렉트플러스(Collect+)는 이제 빈티드가 전체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만약 그곳에서 중고지만 여전히 좋은 상태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할 수 있다면, 이런 유형의 브랜드에 대한 진정한 경쟁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베스티아르 콜렉티브와 같은 고급 리세일 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여기서 구매자는 새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의 디올 바 재킷(권장소비자가격 3,500파운드)을 약 1,200파운드에 구입할 수 고, 소규모 브랜드의 제품은 정가의 20% 정도에 구입할 수도 있다.
불확실성 시대의 물리적 바운스백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오프라인 소매업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본드 스트리트, 몽테뉴 거리, 몬테 나폴레오네 거리, 뉴욕 5번가, 두바이 몰 등의 거리에서 럭셔리 공간에 대한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럭셔리 백화점에서부터 개별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리테일러들은 고객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순수 이커머스 업체가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운영을 연결한 옴니채널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즉, 이커머스는 회사 고유의 재정 및 경영 문제가 아니더라도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이커머스 데이터 전문업체 IMRG의 앤디 멀카히는 "온라인 시장이 진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국에서는 2년간 성장률이 하락(2022년 -10%, 2023년 -3%)했고, 올해는 0%로 전망했지만 1월은 -7%로 시작했다. 건강 및 뷰티 카테고리는 매우 선방하고 있지만, 다른 대부분의 카테고리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패션은 최악의 상황이다. 의류의 경우 2023년 성장률은 -6%로 0%를 예상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수치는 많은 주요 럭셔리 시장에서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우호적인 브랜드 릴레이션십의 실패
이 모든 것이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올바른 브랜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커머스 업계는 초기에 온라인이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브랜드를 유치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일부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 엔드클로딩(END. Clothing)의 모회사는 "주요 브랜드의 가맹점 철수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는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매치스패션에서도 브랜드와의 관계는 문제가 되었으며, <스카이 뉴스>가 행정 소송 제기했다는 뉴스를 보도했을 때 일부 브랜드는 연체료 문제와 할인 요청으로 인해 비즈니스 관계를 끊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파페치의 경우, 회사가 매각되기 전에 리치몬트그룹은 자사 브랜드가 이 사이트에서 예상했던 온라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니만 마커스와 케어링은 둘 다 관계를 끊었다. 실제로 구찌, 생로랑, 발렌시아가 등의 소유주인 케어링은 최근 그룹 전체 매출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으며, 케어링의 파페치에 대한 직접적인 브랜드 노출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파페치뿐만 아니라 럭셔리 이커머스업계 전반에 좋지 않은 신호였다. 럭셔리 주요 브랜드 소유주 중 한 명이 이커머스를 그다지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물류 비용의 상승과 재고 부담
원활한 물류 운영이 중요한 것은 브랜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물류 문제도 부후, 아소스, 닥터마틴 등과 같은 저렴한 제품 공급업체를 강타한 문제이기 때문에 하이엔드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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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포르테 |
전세계 협업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스토어 엔드클로딩의 경험은 그 극단적인 예다. 앞서 언급한 결과가 제출된 해에 이 회사는 새롭게 도입한 자동화된 주문 처리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로 인해 물류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고, 결국 회사와 고객 모두 원활한 주문 경험을 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
재고 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새로운 재고 시스템도 계획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마케팅 및 프로모션 활동을 줄여 웹사이트 트래픽을 감소시켜야 했다. 고객의 구매를 적극적으로 막는 것은 성장의 비결이 아니다.
지나친 자신감
프레이저스그룹은 매치스패션을 인수할 당시 "브랜드 파트너들과 놀라운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업계 최고의 에코시스템을 활용하여 시너지를 발휘하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몇 주 후, 매치스패션은 "사업 계획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지 못했고, 계속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라고 밝혔다.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너무 많은 변화가 필요하며, 지속적인 자금 요구 사항은 그룹이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을 훨씬 초과할 것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여러 명의 CEO와 돈 많은 사모펀드 소유주를 떠나보낸 문제점을 단 몇 년 만에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과신한 것이 문재였다.
파페치에게 자만심은 설립 공식을 뛰어넘어 전문성이 떨어지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경영진의 거대한 야망에 더 큰 원인이 있었다.
15년 전 초창기에 파페치 창업주 호세 네베스가 런던에서 진행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발표한 파페치의 기본 컨셉은 많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수백 개의 소규모 상점의 재고를 수백만 명의 전 세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고급 마켓플레이스가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참신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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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페치 |
그러나 영국 명품 부티크 브라운스를 인수하여 오프라인 소매업체 중 하나가 되기로 한 결정, 5억 5,000만 유로에 달하는 뉴가드 그룹 인수를 통한 브랜드 소유권 확보, 스타디움 굿즈 인수, 외부 브랜드 및 소매업체와의 기술 제휴, 비용이 많이 드는 뷰티 부문 진출과 빠른 철수 등은 모두 자신이 투자했던 사업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기업에 신뢰를 잃은 투자자들이 내린 결정이었다.
파페치는 2017년 7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리테일러(OC&C 전략 컨설턴트 및 파이낸코 리테일 성장 지수 기준)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매치스패션이나 YNAP와 같은 동종 업체들이 이러한 수치를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오래된 전설이다.
문제는 현재의 위기가 거대 럭셔리 이커머스 업체에게 실존적 위기인지 여부다. 쿠팡은 파페치를 인수한 이후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YNAP의 소유주인 리치몬트그룹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프레이저스그룹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론적으로 럭셔리 이커머스업체 위기론의 가장 큰 요인은 포스트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에서 온라인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든 탓으로 보인다. 게다가 물류와 배송을 비롯한 유지 비용은 점점 증가하고, 경쟁업체는 무차별적인 할인을 제공하는가 하면 브랜드는 점점 더 자체 채널을 통한 판매와 DTC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구매 과정 속 색다른 경험을 중요시하는 신세대 MZ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오늘날, 과연 럭셔리 이커머스 업계는 어떤 돌파구를 찾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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