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재활용’이 지구를 구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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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재활용 신화는 허구...소비 축소, 수선&재사용, 업사이클만이 대안

2024-02-08 오전 9: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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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패션을 표방하고 있는 H&M의 컨셔스 라인



스웨덴의 패스트 패션 대기업 H&M의 플래그십 파리 매장에서는 '재활용 소재(recycled materials)'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지 않는 옷을 찾기 어렵다. 작년에는 컬렉션에 사용된 폴리에스테르의 79%가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내년에는 모든 폴리에스테르를 재활용 소재로 사용할 계획이다.


H&M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재활용 소재를 통해 화석 연료로 만든 버진 폴리에스테르에 대한 업계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오늘날 모든 재활용 섬유의 93%가 헌 옷이 아닌 플라스틱 병에서 나온다는 것"이라고 캠페인 단체 체인징 마켓(Changing Markets)의 우르스카 트렁크(Urska Trunk)는 말했다. 즉 화석 연료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플라스틱 병은 대여섯 번 재활용할 수 있지만,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든 티셔츠는 다시는 재활용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비영리 단체인 텍스타일 익스체인지(Textile Exchange)에 따르면, 거의 모든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는 플라스틱 병에서 나온 PET로 만들어진다.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섬유 폐기물이 버려지거나 소각된다. 단 22%만이 재활용되거나 재사용되며 그 대부분은 단열재, 매트리스 충전재 또는 청소용 천으로 만들어진다. 유럽연합 위원회는 "의류 생산에 사용되는 원단의 1% 미만이 새 의류로 재활용된다."라고 말했다.


목재 기반 섬유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제조업체 렌징(Lenzing)은 섬유 재활용에 대해 "유리나 종이와 같은 다른 재료를 재활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라고 말했다.




본질적인 재활용은 불가능?


우선, 두 가지 이상의 섬유로 만든 옷은 현재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 재활용할 수 있는 옷은 색상별로 분류한 다음 지퍼, 단추, 스터드 및 기타 소재를 제거해야 한다. 세계적인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의 리사 판후버(Lisa Panhuber)는 "유럽에서 시범 프로젝트가 나타나기 시작했만, 비용이 많이 들고 노동 집약적인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면을 재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해답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면을 재활용하면 품질이 너무 떨어져 다른 소재와 함께 직조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혼합 직물 문제가 다시 불거지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션 브랜드들은 대신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용한 페트병 수거 비용을 지불하는 식품 업계는 분노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음료 업계는 지난해 유럽 의회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이것은 순환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재활용 소재 사용과 관련된 친환경 주장을 패션 업계의 우려스러운 추세로 비난했다.


제로 웨이스트 유럽 네트워크의 로리안 바일라드(Lauriane Veillard)에 따르면, 폴리에스테르 재활용은 또 다른 막다른 골목이다. 그녀는 "불순물인 폴리에스테르는 종종 재활용을 방해하는 엘라스테인이나 라이크라 같은 다른 소재와 혼합된다."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비정부기구 카본4의 장 밥티스트 술탄(Jean-Baptiste Sultan)도 폴리에스테르에 대해 똑같이 비난했다. 그는 "폴리에스터는 제조부터 재활용까지 물, 공기, 토양을 오염시킨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환경 단체들은 현재 섬유 업계에서 폴리에스테르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폴리에스테르 생산을 완전히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텍스타일 익스테인지(Textile Exchange)는 전했다.




탄소 발자국


그렇다면 서구의 소비자들이 재활용 쓰레기통에 성실히 가져다 준 재활용이 불가능한 폴리에스테르와 혼합 직물은 산더미처럼 쌓여 어디로 갈까?


2019년 유럽 환경청(EEA)의 통계에 따르면, 유럽에서 수거된 섬유 폐기물의 거의 절반이 아프리카 중고 시장(가장 논란이 많은 곳은 가나)으로 보내지거나 '개방형 매립지'에 버려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EEA는 "또 다른 41%의 섬유 폐기물이 아시아로 보내지는데, 대부분 분류 및 처리가 되는 전용 경제 구역으로 보내진다.


사용한 뒤 버려진 직물은 대부분 산업용 헝겊이나 충전재로 다운사이클되거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재활용하거나 아프리카에서 재사용하기 위해 재수출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 채택된 새로운 EU 규정은 수출된 폐기물이 버려지지 않고 재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EEA는 "유럽에서 사용된 섬유 및 섬유 폐기물의 양과 운명에 대한 일관된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NGO들은 아시아로 보내지는 유럽의 폐의류 대부분이 '수출 처리 구역"으로 보내지는데, 깨끗한 옷 캠페인(Clean Clothes Campaign)의 폴 로랜드(Paul Roeland)는 "파키스탄과 인도의 낮은 노동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는 '무법천지'로 악명 높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재활용에 사용되는 광학 분류기를 만드는 펠렌스ST(Pellenc ST)의 마크 미나시안(Marc Minassian)은 "분류를 위한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옷을 수출하는 것은 탄소 발자국 측면에서도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패션 재활용은 '신화'일 뿐


그린피스의 소비자 전문가인 리사 판후버는 "'의류 재활용은 신화'라는 끔찍한 진실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 브랜드 휴고 보스가 파인애플 잎으로 만든 피나텍스(Pinatex)를 운동화 일부에 사용하는 등 새로운 식물성 섬유로 눈을 돌리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가 또 다른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슬로위아(SloWeAre) 라벨의 토마스 에벨레(Thomas Ebele)는 이러한 부직포 섬유가 대부분의 경우 열가소성 폴리에스테르 또는 PLA와 함께 결합되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의류가 때때로 분해될 수 있지만 재활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러한 섬유 중 일부는 산업적으로 분해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생분해성이란 퇴비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카본 4의 셀레스트 그릴렛(Celeste Grillet)은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제작되는 옷의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사 판후버와 그린피스의 해결책은 간단하다. 옷을 덜 사는 것이다. 그녀는 "우리는 소비를 줄여야 한다. 대신 수선하고, 재사용하고, 업사이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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