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미국에서 Z세대의 파멸 소비(Doom Spending)가 핫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
역사적으로 볼 때 경제가 어려울 때 사람들은 더 많이 저축하고 자녀들인 젊은 세대는 이를 뒤입어 놓은 경향이 있었다. 높은 생활비, 막대한 학자금 대출, 어려운 노동 시장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아이를 낳을 수 없으며 은행 계좌가 넉넉한 상태로 은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모든 것이 손에 닿지 않는 것처름 느껴지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저축에 치중했던 돈이 이제 단순히 소비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요즘 미국에서는 '파멸의 소비(#DoomSpending)'가 유행어가 되고 있다. 전지구적인 인플레이션과 물가 폭등이 지속되면서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파멸의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Z세대인 24세의 니아 홀랜드(Nia Holland)는 저축한 2,500달러(약 330만원)을 빈티지 샤넬 백 구입에 모두 사용한 이후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대학원 시절 교내 연구직으로 적은 돈을 벌었지만, 그녀는 돈을 더 잘 쓰거나 저축하거나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그것이 무책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이나 자녀와 함께 하는 삶과 같은 전통적인 목표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작은 사치'를 거부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24캐럿 체인이 달린 샤넬의 양가죽 토트백이 그녀를 기분좋게 만들었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교육 및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가족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 니아 홀랜드는 "경제는 엉망이고, 지구 온난화도 진행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사회적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즉각적인 성취감을 가져다 주는 일에 돈을 쓰는 것이 더 쉬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지출을 줄이게 된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젊은 세대가 정반대의 행동을 취하고 있으며, 어떤 일이 있어도 재정적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것 처럼 학자금 부채 증가, 생활비 상승, 노동 시장의 변화 등으로 인해 주택 구입이나 은퇴를 위한 저축과 같은 재정적 목표를 달성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개인 금융 회사인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27%가 경제 및 외교 문제에 대한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파멸의 소비(Doom Spending)'를 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경우 그 비율이 각각 43%와 35%로 훨씬 더 높다.
크레딧 카르마의 소비자 금융 옹호자인 코트니 알레브(Courtney Alev)는 "파멸의 소비가 가장 건강한 방법은 아니지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펜데믹 이후 파멸의 소비 경향 일반화
'파멸적 소비(Doom Spending)'가 오늘날의 경제적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는 있지만, 이 습관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뉴욕 클린턴에 있는 해밀턴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스티븐 우는 2004년에 파멸적 소비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는 사람들이 행운이나 기타 외부 요인이 재정적 성공을 좌우한다고 느낄 때 사람들이 저축을 덜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펜데믹과 경제불황 이후 이런 종류의 운명론적인 경향을 더욱 일반화되었다. 그는 블름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상이 끝나는 것 같다면, 적어도 어깨에 명품 가방을 메고 나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팬데믹과 대불황 이후 운명론과 반직관적인 소비 습관이 더욱 보편화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성공과 실패의 상당 부분이 자신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스티븐 우 교수는 말했다.
젊은 MZ세대가 고액 구매를 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재정적 지원 증가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젊은이들이 집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젊은이들은 여분의 가처분 소득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 호화로운 식사, 화려한 휴가, 명품 쇼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이미지가 넘쳐나면 이러한 소비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파멸적 과소비는 자칫 월급쟁이로 살아갈 위험이 훨씬 더 높아지는 자기충족적 예언이 될 수 있다.
최근 인기 HBO 드라마 <석세션>에 등장한 버버리 토트백의 모조품을 사기 위해 비상금을 탕진한 26세의 아드리안 시가(Adrian Siega)가 바로 그런 경우다.
아드리안 시가는 대학 진학, 취업, 주택 구입을 목표로 2019년에 필리핀에서 뉴욕으로 이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올해 드디어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는 여전히 엄마와 함께 살면서 재정 적 지원을 받고 있다.
개인 관리 도우미인 시가는 "30년 전만 해도 엘름허스트에 있는 아파트가 9만 달러(약 1억 2천만 원)였는데, 지금은 원베드룸에 40만 달러(약 5억 3천만 원)로 올랐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은 스킨케어 제품, 피 코트, 1,088달러(약 145만 원)짜리 짝퉁 에르메스 35cm 버킨 골드 토고 백 등 '지금 당장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Z세대의 명품 탐닉을 파멸적 소비가 아니다?
값비싼 구매는 잘못된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Z세대를 위한 금융 교육에 주력하고 있는 27세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마리아 멜초르(Maria Melchor)는 자녀들과 함께하는 교외 생활에 대한 꿈을 포기했다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18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틱톡에서 예일대 졸업생인 그녀는 나이든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절대 사지 않은 물건을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 수 있느냐고 물으면 그 이유는 다른 것을 살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내 집 마련'이나 '가정을 꾸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계약금이나 용돈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사용하여 우리에게 약속된 어른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명품에 대한 Z세대의 탐닉을 파멸적 소비로 분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파멸적 소비는 모든 돈을 부동산과 자녀에게 쓰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어떤 모습일지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혼과 출산율은 감소하고 있으며, 원격 근무는 적어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우편번호에 얽매이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그녀는 "나는 '꿈(dream)'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