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는 있고 코세페는 없었다…쇼핑 대전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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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로 쏠린 ‘블랙프라이데이’, 지워진 ‘코리아세일페스타’

2023-12-15 오전 9: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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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의 할인 행사 ‘무진장 블프’가 12일간 누적 판매액 3083억 원을 돌파하며 막을 내렸다.



백화점 3사 매출 20% 오를 때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 44% ↑


어느덧 11월은 국내 유통가의 최대 대목으로 부상했다.


지난 11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이하 블프)를 맞아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일제히 할인 기획전을 열었고 최대 할인율을 앞세워 판매 경쟁에 열을 올렸다. 올해로 9년차를 맞은 한국판 블프 등으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도 같은 기간 시작해 지난 달 30일 막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블프는 있었고 코세페는 없었다’는 평이 나올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다. 반면 이커머스 기업들이 주축이 되어 미국 블프 기간에 맞춰 진행한 각종 할인전만이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는 평가다.


블프 기간 유통업계가 해외직구 활성화로 인한 국내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자신들만의 세일 브랜드를 앞세운 영향도 있다. 신세계그룹 통합할인축제 ‘쓱데이’와 롯데유통군 통합할인 ‘롯데레드페스타’, 현대백화점그룹의 연합 쇼핑대전 ‘현대백화점 패밀리위크’, 무신사의 ‘무진장 블프’ 등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채널보다 먼저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서 할인행사를 진행한 G마켓의 ‘빅스마일데이’나 쿠팡, 11번가 등도 할인행사에 ‘블랙프라이데이’나 ‘블프’를 내세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코세페’란 단어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 오프라인보다 재미본 이커머스


패션업계는 아예 무신사의 ‘무진장 블프’를 위해 1년 장사를 준비하는 곳도 있을 정도다. 어찌됐던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다소 풀렸다는 것은 온·오프라인의 공통점이지만 온라인 기업의 실적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지난 달 대대적으로 열린 할인 행사 기간 동안 전년 대비 20%대 매출 신장률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백화점은 11월 1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겨울 정기세일을 진행했다. 지난 11월 30일 기준 행사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또한 지난 11월 실시한 패밀리 위크 행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1월 온오프라인 계열사를 총동원한 통합 할인 행사 ‘쓱데이’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총 매출은 직전 행사인 2021년 대비 22% 신장한 1조7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23.1% 늘었다. 오프라인 채널도 블프 특수를 누렸지만 온라인 플랫폼은 매출 증가폭이 더 크다. 신세계그룹에서도 쓱데이 기간 동안 SSG닷컴(31%), 신세계라이브쇼핑(34%) 등 온라인 계열사 성장폭이 평균을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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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대 최대 판매액을 올린 ‘무진장 블프’



◇ 11월 특수 ‘무진장 블프’에 사활 건 중소 패션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펼친 할인 행사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는 등 괄목할 성과를 냈다. 단연 무신사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무신사가 지난 3일까지 12일간 진행한 할인 행사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가 총 누적 판매액 3083억 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블프 기간 대비 44% 신장했다. 행사 기간 판매된 상품 수는 610만 개로 전년대비 36% 증가했고, 일간 활성 사용자 수는 50% 증가해 고객 유입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도 11월부터 ‘로켓직구 광군제’, ‘가전·디지털 블랙 프라이데이’, ‘블프 앵콜 기획전’ 등 각종 할인 기획전을 펼치며 공세에 나섰다. 쿠팡은 행사 기간 무선 물걸레 청소기, 고속 충전기 등 생활가전 등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큰 폭의 매출 상승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올해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쿠팡과 무신사 등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블프에서도 오프라인과 실적 격차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한편, 온라인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은 블프의 본고장인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프 당일인 11월 24일 미국 온라인 매출은 사상 최대치인 98억 달러(약 12조800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7.5% 증가한 규모다.


이어 11월 27일 열린 미국 최대 온라인 세일 시즌 ‘사이버 먼데이’는 그보다 더 높은 124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미국 역시 이커머스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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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선보인 블랙프라이데이 앵콜 기획전



◇ 코세페 무용론


이에 반해 코세페는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나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다. 올해는 판을 키워 기간을 15일에서 20일로 늘렸고, 참여 기업도 2500여 개나 되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여전히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만 남아 있다.  


8년이 지났지만 브랜드화가 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코세페’가 ‘한국판 블프’가 아직 되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과 달리 국내 유통사는 제조사로부터 입점 수수료를 받고 판매를 중개하기 때문에 유통사가 나서서 할인을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과거 해외 관광객의 한국 유치 등 서울 명동 상권을 비롯한 주요 대형 백화점 업계를 중심으로 판을 키웠으나 해마다 실패에 그쳤다. 게다가 행사 초창기에는 유통 대목인 추석을 전후해 실시하다 보니 할인폭도 크지 않았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재고떨이를 목적으로 할인폭을 키울 이유가 있었지만 초창기 ‘코세페’는 굳이 제조사가 할인폭을 키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흐름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코세페’는 쇼핑시즌인 11월로 옮겼지만 여전히 제조사 주도가 아닌 유통채널이 이끌다보니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제’와 비교해 할인율이 낮다.  


11월 11일 중국의 광군제는 한 대학교에서 시작한 솔로 축제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당시 알리바바 대표 마윈은 솔로들의 외로움을 쇼핑으로 극복하자는 모티브로 광군제 이벤트를 시작, 2017년에는 하루 만에 미국의 블프 매출을 뛰어넘으며 세계인들에게 각인됐다.


한국의 ‘코리아세일페스타’도 이런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할인폭을 억지로 끌어올리기보다는 쇼핑의 당위성을 주고 스토리텔링 등으로 매력을 더해야 한국만의 쇼핑축제로 만들 수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중국의 광군제처럼 글로벌 고객유치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올해 9회차 코세페와 비슷한 전략을 취한다면 결국 미국의 블프 특수에 제각기 이름을 달고 나온 이커머스의 행사만 유명세를 치룰 것으로 보인다.




Image코리아세일페스타












이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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