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24 봄/여름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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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뮤지션 디자이너 퍼렐의 '다미에 변주곡'

2023-06-22 오전 6:08:37

2024 봄/여름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


버질 아블로에 이어 루이비통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오른 순간부터 지금까지 많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자아냈던 뮤지션 출신 디자이너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데뷔 컬렉션이 베일을 벗었다. 퍼렐 윌리암스의 데뷔 패션 쇼는 강렬한 음악, A급 스타들, 픽셀화된 다미에 프린트, 그리고 수많은 가방으로 가득한 풍성한 패션 만찬이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은 2023년 발렌타인 데이에 고 버질 아블로의 후임으로 임명된 퍼렐 윌리엄스의 첫 컬렉션으로 2024 봄/여름 파리 남성복 패션 위크의 개막을 알렸다. 이 패션 쇼는 이번 시즌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패션 이벤트로, 럭셔리 패션 하우스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행사였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파리의 센 강이 내려다보이는 퐁네프 다리에서 펼쳐진 2024 봄/여름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은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연주 사이로 뉴트럴 컬러의 박시한 수트 재킷과 테일러드 쇼츠를 입은 모델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룩은 쇼가 진행되는 동안 점점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졌지만 항상 웨어러블한 영역에 머물렀던 의상의 간소화된 전주곡이었다.


날카로운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의상은 부피가 크고 편안한 아이템과 대조를 이루다. 진주 선글라스를 비롯해 차이나 칼라의 데님 셋업, 빨간색 PA 스타디움 재킷 등 퍼렐이 기존에 여러 미디어를 통해 선보여온 스타일 역시 이번 컬렉션에 다수 등장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컬렉션의 초점은 루이비통의 상징적인 다미에 프린트를 재해석한 것으로, 퍼렐 윌리엄스는 프리-쇼 인터뷰와 지난 목요일 공개된 리한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그의 첫 번째 루이 비통 캠페인에서 이를 암시했다.


2024 봄/여름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이 선보인 퐁네프 다리


패션 쇼 피날레에 퍼렐 월리암스가 직접 입고 등장한 카모플라주 컬러의 픽셀화된 다미에 프린트는 날렵한 테일러링 슈트 그리고 볼륨감 넘치는 재킷이 대비를 이룬 이번 시즌 컬렉션에서 단연 눈길을 끌었다. 이는 테일러링 셋업을 비롯해 부츠, 핸드백, 백팩, 캐리어, 곰인형으로 재탄생되었다.


퍼렐 윌리엄스는 <WWD>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나는 그다지 집중하지 않았던 다미에 프린트에 기대고 싶었고, 다미에를 플랫폼이자 새로운 예술적 분야로 삼아 정말 흥미로운 표현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루이비통의 다미에 프린트는 이 럭셔리 하우스의 시그니처 코드 중 하나로, 보통 브라운-탠 또는 블랙-그레이의 단색 조합으로 표현된다. 퍼렐 윌리엄스는 전임자 버질 아블로의 발자취를 따라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다. 버질 아즐로는 지난 2018년 픽셀화된 다미에 프린트를 일부 선보였지만, 퍼렐 윌리엄스는 그 바톤을 이어받아 가방부터 의류에 이르기까지 이 아이디어를 더욱 확장해 풍성하게 만들었다.


2024년 봄/여름 시즌에는 카무플라주, 대비되는 택시캡-옐로 패턴, 오래 입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디스트레스드 3차원 패턴 등을 픽셀화된 다미에로 표현했다. 다미에 사각형은 심지어 캣위크로 변신한 퐁네프 다리로 뒤덮었다.


작은 크로스바디 백부터 큰 더플 백과 심지어 런웨이를 질주해야 하는 거대한 트렁크에 이르기까지 가방은 이번 패션 쇼의 중심이었고, 리한나가 여러 개를 들고 있는 리한나 캠페인에서도 중요한 요소였다. 그는 루이비통의 인기 모노그램 캔버스 대신 루이비통의 시그니처 에피 가죽을 선택했다. 이전에 럭셔리 브랜드 샤넬 가브리엘 백의 홍보대사였던 퍼렐 윌리엄스는 <WWD>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가방을 통해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뮤지션에서 디자이너로 변신한 퍼렐 윌리암스가 피날레 인사를 하고 있다.


컬렉션 전반에 걸쳐 가장 기억에 남는 다른 디자인 요소로는 재킷과 모자에 새겨진 'LV 러버스' 그래픽, 뉴스보이 캡, 라운드 아이웨어, 동물의 발자국을 형상화한 부츠 등의 재치 넘치는 피스들이었다.


패션 쇼의 마지막을 장식한 가스펠 합창단의 찬송가는 런웨이를 경쾌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슬픔과 기쁨의 여지가 있는 흑인 장례식 또는 귀향을 떠올리게 했다. 이번 시즌 컬렉션의 유비쿼터스 픽셀 프린트가 돋보이는 흰색 가운을 입은 합창단은 버질 아블로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프랑스 패션 하우스 루이비통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일조했다.


퍼렐 윌리엄스는 이미 일본인 아티스트 니고와 함께한 그의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Billionaire Boys Club) 라인과 샤넬에서의 크리에이티브 작업 등 음악과 패션을 넘나들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가 이러한 배경을 루이 비통 남성복에 고스란히 녹여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는 그와 같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에 복잡한 의류 디자인에 중점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스테이트먼트 액세서리, 기발한 그래픽, 눈에 띄는 모티프, 다양한 스타 파워, 음악, 공연 등이 등장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그가 데뷔할 때 증명한 총체적인 경험에 관한 것이다.


공연이 끝나자 눈물을 글썽인 퍼렐 윌리엄스는 반짝이는 파리를 배경으로 관중들에게 감사의 피날레 인사를 했다. 리한나, 젠다야, 비욘세, 제이 지와 같은 셀러브리티들이 맨 앞줄에서 박수를 쳤으며, 그의 디자인 팀 전체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두 번째 워킹을 할 때까지 1,750명 관객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비롯한 관객들이 기립 작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퐁네프 다리에서 열린 패션 쇼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파리시장 안 이달고 시장이 속해 있는 사회당 내에서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으며 그녀의 환경운동가 동맹들도 '공공 기간의 사유화'라고 비난하고 있다.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가 파리에서 화요일날 가장 오래된 다리에서 수많은 스타를 포함한 1,750명의 손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파리 경찰은 월요일 저녁부터 수요일 아침까지 다리와 화요일 저녁에 인접한 부두의 통행을 금지했다.


공공장소 및 대중교통 개선 등을 담당하는 다비드 벨리아르 파리 부시장은 패션 쇼에 참석한 후 트위터에 "공공재인 공공 공간은 소수의 다국적 기업과 소수의 특권자들이 독점하기에는 너무 소중하다"라는 글을 올리며 'LVMH에 의한 공공 장소의 사유화'라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지방선거에서 안 이달고 시장은 녹색당 후보로 파리 시장에 출마한 다비드 벨리아르와 연합해 승리했다.


그러나 엠마누엘 그레구아르 파리 제1부시장은 이 행사의 예외적인 성격을 강조하며 "유료에 따른 공공 영역의 점유이며 시에 수입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소식통은 경찰청과 2024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날 저녁 행사는 센 강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앞두고 보안 '테스트'의 역할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초, 프랑스 환경운동가들은 이미 사마리텐 백화점 앞에 임시로 설치된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든 일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동상에 대해 LVMH의'공공장소 광고'를 비난한 바 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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