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를 키울 것인가? 한번 쓰고 버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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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팀장님… 이제 회사를 그만 두려고 합니다. 몸이 안 좋아서 조금 쉬려구요.""저 공부를 좀 더 해보려구요."
많은 패션 스페셜리스트들이 퇴사할 때 가장 많이 얘기하는 퇴사 사유이다. 하지만 좀 더 면밀히 살펴보면 이것은 퇴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정리하려는 겉모습에 불과하다. 퇴사의 숨겨진 진실은 일이 너무 힘들어서, 성취감이 없어서, 급여가 너무 작아서, 상사의 언어폭행, 성추행, 불합리한 업무, 불합리한 인사, 비전이 없어서 등일 경우가 많다.
특히 패션기업에서 일하는 많은 전문가 중에 디자이너의 이직률이 가장 높다. 그들의 불만 중에 하나는 '왜 우리 디자이너만 가장 늦게 퇴근해야 하는가'와 함께 밀려드는 업무과중을 대표적인 문제로 꼽는다.
입사할 때의 열정과 마음가짐, 소속 기업의 기대감 등은 1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불만족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퇴사를 하는 많은 패션인들은 이미 옮길 새로운 회사의 일자리를 미리 정해놓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경력직일 경우 대부분 지인 소개나 추천으로 회사를 옮기기 때문이고, 그만큼 패션업계의 경력 인재풀이 적은 이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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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이직률로 유명한 파타고니아는 퇴사 인터뷰를 통해 퇴사자들의 새 출발을 기원해준다 |
◇ 직원이 행복한 기업 '파타고니아'
6년 연속 포브스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기업이며 이직률이 4%로 유명한 '파타고니아'의 퇴사 인터뷰(Exit interview)를 살펴보자.
대개 많은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퇴사 직원과의 인터뷰 시 그만 두는 사유에만 초점을 맞춰 질문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파타고니아의 인터뷰의 첫마디는 '파타고니아에 왜 입사했나요?' '당신이 회사로부터 원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회사가 당신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했나요?' '우리가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이 무엇이었나요?' 등이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입사할 때의 마음가짐, 기대감, 열정, 경험 등을 떠올리게 되고 퇴사자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나아가 퇴사자가 회사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해 준다.
이뿐만 아니라 파타고니아는 워킹맘 유지율이 100%일 정도로 특히 여성에 대한 지원제도가 탄탄하다. 예를 들어 출장 시 아기 돌봄 비용을 지원하거나 경영진이 자녀와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며 구내 탁아소 운영, 현장 보육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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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 세대가 직장을 떠나겠다고 결정하는 주요 이유(출처: it조선) |
◇ 사람 중심 인재 경영 절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조용한 퇴사가 어느새 MZ세대의 트렌드가 되었다.
국내 패션기업들 중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적은 인원이 멀티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자발적 퇴사 시 인원 충원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회사를 퇴사하는 것 자체가 배신자라는 오명이 씌워져 회사에 대한 좋은 추억 대신 상처를 안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많은 직원들이 조용한 퇴사를 생각한다.
미국의 엔지니어 자이들 플린이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려 화제가 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는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것 이상의 열정과 노동을 사용하지 않고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만 일하고 초과근무를 거부하는 노동 방식을 말한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내 MZ세대 직장인 4명 중 3명은 이미 조용한 퇴사를 하고 있거나 이직할 회사를 찾아보고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성과에 대한 보상과 인정이 합리적으로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과에 대해 어떻게 보상할지 패션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성과 평가서를 통해 반영하는 노력을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패션중소기업들은 이마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인재는 키우고 성장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합리적인 인사와 보상, 인권 등이 지켜져야 한다. 직원을 당장 필요한 업무에만 투입해 성과 중심으로 사용하고 번아웃 되거나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버리는 소모품쯤으로 여긴다면 더 이상 미래의 패션 강국 'K-패션'은 없을 것이다.
패션산업은 그 어떠한 산업보다도 올바른 인권이 근간이 되는 사람 중심 인재 경영이 필요하다. ESG의 Social 항목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인권이다. 패션 기업 종사자들의 인권은 우리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부터 시작됨을 잊지 말자.
신광철
gdewa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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