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버리, 본드스트리트와 작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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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을 차지했던 본드 스트리트 매출, 면세 쇼핑 폐지 후 5%로 하락

2023-02-14 오전 10:15:11

영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멀버리가 영국 정부의 면세 쇼핑 폐지 여파로 런던 럭셔리 중심가 본드 스트리트를 떠난다

영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가죽 제품 브랜드 '멀버리'가 영국 정부의 해외 관광객들에 대한 면세 쇼핑 폐지의 폐해를 알리는 대표 브랜드로 부상했다.


멀버리는 팬데믹 이후 관광 쇼핑의 느린 귀환으로 휘청이면서 런던 패션 중심가 본드 스트리트에서 오랫동안 운영해온 플래그십 스토어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부터 쇼핑을 하러 런던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2020년 말부터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쇼핑 면세 규정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연간 20억 파운드(약 3조원)에 달하는 공공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런던은 유럽 주요 관광도시 가운데 관광객이 20%에 달하는 부가가치세(VAT)를 돌려받지 못하는 유일한 곳이 됐다”고 전했다.


최근 소비자 분석업체와 프리마크와 같은 소매업체들의 보고서는 "런던 도심의 쇼핑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지만, 팬데믹 이후 기대했던 고액의 소비를 하는 럭셔리 쇼핑 관광객의 유입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멀버리의 CEO 티에리 안드레타는 지난 해 11월 런던 소매업계가 해외 관광객들의 지출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미 경고했었다.


멀버리가 세계 최고의 쇼핑 거리 중 하나인 본드 스트리트를 떠나는 사실은 영국 런던이 ‘유럽 1위 명품 쇼핑 목적지’라는 왕관을 프랑스 파리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확인해 주는 장면이다.


멀버리는 본드 스트리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리젠트 스트리트에 여전히 메이저 매장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배터시 파워 스테이션 몰에도 매장을 오픈했다. 두 곳 모두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본드 스트리트의 관광 중심지에 비해 로컬 쇼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멀버리는 영국 전역에 모두 5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그 중 6개는 런던에 위치), 문닫은 본드 스트리트 매장의 직원들은 정리해고 없이 브랜드의 다른 매장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영국 정부의 면제 쇼핑 폐지 여파는 늘 해외 관광객들에게 상징적인 쇼핑 장소였던 본드 스트리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방문객 수의 감소가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영국 럭셔리 업계는 발을 더 동동 구르고 있다. 해로즈, 셀프리지스 등 대부분의 런던 백화점이 팬데믹 전에 해외 관광객 지출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세금 환급 복원을 위한 로비에 나서고 있다.


구찌와 루이비통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의 경우 런던 매장에서 판매가 부진해도 다른 매장에서 만회할 수 있는데 반해 영국 내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나 고급 백화점들의 경우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멀버리는 세금 규정이 바뀌기 전까지 매출 절반이 런던 럭셔리 쇼핑거리 본드 스트리트 매장에서 나왔으나 현재 해당 비율이 5%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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