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패션업계에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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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9 오후 2:34:20

무책임한 네이버의 패션시장 진입(1)


'짝퉁 천국'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明과 暗

시가총액 '톱 10' 대기업 네이버가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연 거래액 40조원에 달하는 최대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를 운영 중인 네이버는 최근 패션 카테고리만 모아놓은 신규 서비스로 '패션타운'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지난 2020년 네이버가 출시한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에는 최근 개인간거래(C2C) 외에 위탁판매 형태로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가 잇따라 입점하고 있다.
네이버는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중소 버티컬 플랫폼들이 운영 중인 패션 카테고리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네이버가 국내 최대 온라인 '짝퉁 천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패션 생태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품까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통신판매중개업체'라는 명분을 내세워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3회에 걸쳐 국내 패션 이커머스 시장에서 무책임한 네이버의 가품 판매 사례와 그들이 운영하는 패션타운, 크림 등 패션 관련 커머스 서비스의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동대문에서 짝퉁을 집단으로 판매하는 '노란천막'에 빗대 '온라인 노란천막'으로 불리는 네이버


'IT 공룡' 네이버가 신규 역점사업으로 패션 커머스를 찍었다. 검색ㆍ광고ㆍ뉴스ㆍ결제 등을 차례대로 장악한 네이버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온라인 패션 커머스 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도 네이버는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여러 판매 카테고리 중 하나로 패션 분야를 다뤘다. 하지만 거래액 규모가 크지 않았고 상품 구색이 다양하지 않아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네이버는 2020년 3월 한정판 제품을 개인간거래(C2C)로 중개하는 '크림'을 출시하며 커머스 플랫폼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다.

이후 패션 영역 확장에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 △남성 전용 패션몰 '미스터(MR)' 출시(2020년 10월) △미국 중고패션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2022년 10월) △패션 종합 큐레이션 서비스 '패션타운' 론칭(2022년 11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인수하는 데에 국내 인터넷기업 M&A(인수합병) 사상 최대인 2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의 주가 하락과 맞물려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패션 커머스 시장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지금껏 네이버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쌓은 '짝퉁 천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패션사업 확장에 대한 각계의 비판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네이버 크림이 정품임을 강조해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상품명의 가품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이 특허청에서 받아 공개한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 위조상품 유통 적발 품목' 자료에 따르면 2019 ~2022년 8월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위조품 적발 건수는 18만2580건에 이른다. 이는 해당 기간의 전체 위조품 적발 사례 41만4718건의 44%에 해당되는 압도적 1위다.

또 다른 데이터를 보더라도 네이버의 '가품 유통 1위' 낙인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지난 7월 발표한 오픈마켓 가품 유통 현황에 따르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3년 누적(2019~2021년) 가품 적발 건수는 16만6544건으로 2위인 쿠팡(9만6898건)보다 70% 이상 많았다.

더욱이 네이버는 이처럼 많은 짝퉁을 판매해 놓고도 소비자들의 불만이나 환불 문의 등에 대해서는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소비자 피해 보상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해 논란을 사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가품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서울 동대문의 가품 판매집단지를 지칭하던 '노란 천막'에 빗대 네이버를 '온라인 노란 천막'이라고 손가락질 하기도 한다.

지난 2018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통상총국이 발표한 '위조 및 불법복제 감시 리스트' 온라인 쇼핑 부문에 네이버가 이름을 올려 국제적 망신을 산 것이 이를 대변한다.

패션 및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가품 판매로 인해 소비자와 지식재산권 권리권자 등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지만 정작 네이버는 수수료와 광고비까지 챙기며 수익을 올리면서도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개한다. 네이버와 똑같은 통신판매중개업체인 명품 플랫폼, 패션 버티컬 플랫폼 등이 가품 판매시 상품 가격의 최대 2~3배까지 보상안을 마련해 놓고 있는 것과 비교할때 네이버의 무책임함이 더욱 도드라지는 대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등한 통신판매중개업 지위에 있는 커머스 플랫폼들과 비교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압도적으로 가품 유통 적발 건수가 많은데도 이렇다할 제재를 받지 않고 책임있는 자세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다른 버티컬 플랫폼들이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사실상 역차별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e커머스 업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내에서 무분별하게 카피돼 판매중인 '이벳필드' 브랜드의 짝퉁 상품(왼쪽)과 '이벳필드' 진품 이미지(오른쪽)



김우현 기자
wh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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