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프라인 매장 확대 추세… 일본-유럽, 넥스트 스테이지로 주목
이커머스 시장 확대로 국내 패션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기회가 열렸지만, 여전히 현지 바이어 매칭과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패션인사이트는 지난달 공동으로 150여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 해외진출 현황'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글로벌 진출 현황을 파악하고, 우수사례를 발굴해 시장에 알리기 위해 실시했다. 조사결과는 해외 진출 브랜드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위한 가이드 및 정부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할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미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발전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전세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보더리스 마켓이 활짝 열렸지만, 여전히 △바이어 매칭 △해외 마케팅 △판로 확보 △현지 시장 정보 확보 △관세 및 통관 등에서 고충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중복선택 가능). 특히 설문에 응한 브랜드 중 80% 이상이 바이어 매칭과 판로 확보 차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뒤를 이어 20%는 관세 및 통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고충을 겪고 있다.
또한 국내 패션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해외 국가는 중국(50%)이었다. 최근 중국 티몰, 일본 라쿠텐 등 대형 이커머스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를 만나거나, 해외 사이트를 개설해 직구판매하는 형태가 대세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여전히 홀세일 비즈니스가 중요한 해외 진출 전략으로 꼽히고 있으며, 스트릿 캐주얼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일본(25%)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현지 상사를 통한 라이선스 계약, 대형 이커머스를 통한 홀세일 비즈니스 등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국내 스트릿 캐주얼과 동대문 패션이 현지 MZ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한 몫 했다. 이어 차기 새로운 글로벌 무대로는 동남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을 꼽았다.
‘키르시’가 올해 중화그룹과 중국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
◇ 진입장벽 낮아졌지만, 바이어 매칭 및 상표권 문제 등 고민
대다수 브랜드들이 바이어 매칭과 판로 확보에서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이는 현지 시장 분위기와 바이어 및 파트너 기업들의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이외에도 바이어를 만나더라도 확실하게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정부 주도로 안정적인 바이어 매칭을 지원할 수 있는 쇼룸 운영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중국 현지에 500여개 이상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대세 브랜드로 떠오른 'MLB'이지만, 중국 시장 진출 초기 현지 파트너 선정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몇몇 기업들의 파트너십 제안이 있었지만, 인터넷 검색으로 파트너 기업의 규모와 비즈니스 정보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어 소통에 어려움을 느꼈다. 또한 해외에 진출에 어느정도 이름을 알리면 바로 등장하는 '짝퉁' 때문에 상표권 보호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로맨틱크라운'의 경우 국내 에이전시와 손잡고 중국 티몰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세우며 이커머스 시장을 진출했는데, 인지도가 쌓일수록 '짝퉁'을 판매하는 셀러들이 늘어나면서 고충을 겪은 바 있다. 유럽 바이어들에게 경쟁력을 인정받는 '앤더슨벨' 역시 2019년 중국 시장 첫 진출 당시 짝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관세 및 통관도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정확한 수출 프로세스를 알지 못해 불필요하게 비용이 지출되거나, 거래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브랜드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정보 공유 및 교육, 자금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강회된 중국의 국내 패션기업들에 대한 통관 검사 강화도 주요한 애로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강화된 통관 절차로 기존 5~6일 소요되던 수출 프로세스가 4주까지 대폭 늘어나면서 원활한 세일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수 브랜드가 관세와 통관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어 현지 생산을 고민하고 있지만 정보가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문에 응답한 한 브랜드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진출에 대한 중요성은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현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한데, KOTRA를 통해서 현지 기업들의 정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현지 파트너를 만나는 데 있어, 그들의 신용도와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모은 플랫폼 혹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이어 일본-유럽 주목… 현지 파트너 관건
중국(50%), 일본(25%), 유럽(18%) 순으로 가장 많은 해외 진출 지역으로 나타났다(중복 선택 가능). 특히 중국과 일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에 진출한 경우가 많았다. 보더리스 마켓이 열리며 다양한 해외 진출 기회가 주어졌지만, 안정적인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로 보인다.
중국은 알리바바라는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온라인 시장 진입을 꾀할 수 있지만, 관세, 상표권 등록 문제 등을 미루어보어 현지 시장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로맨틱크라운' '키르시' '커버낫' 등은 지투지인터내셔날을 통해 중국 티몰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라이브 방송 등으로 판매를 전개한다. '아크메드라비'는 2019년부터 티몰 NO.1 TP사 '이링주'와 손잡고 온라인을 전개 중인데, 영향력 높은 왕홍들과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며 매 방송마다 2만장씩 판매고를 올리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안정적인 파트너 기업과 손잡고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브랜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MLB'를 비롯해 '키르시' '커버낫' 등 중화그룹과 총판 계약을 통해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MLB'는 중국 현지에만 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800여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키르시'와 '커버낫'은 올해 중화그룹과 첫 총판 계약을 진행했는데, 올 하반기 10~20여개까지 매장을 오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시장의 경우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현지 종합상사들의 도움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종합상사가 중요한 이유는 상사가 외국 무역과 국내 유통을 대규모로 영위 일본 경제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거쳐야만 이커머스 판매 및 오프라인 전개가 수월하다.
또한 여전히 홀세일 비즈니스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홀세일을 통해 해외 진출한 사례는 63.3%로 나타났다. 홀세일은 중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가장 필수가 되는 비즈니스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유럽은 최근 우리나라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들의 새로운 도전 무대로 주목받는데, 바잉 중심의 홀세일 비즈니스가 기반이 되기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서 재고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앤더슨벨' '디스이즈네버댓' 등도 유럽 유수의 리테일러들에게 매시즌 억대 수주를 받고 있다. 최근 유럽 시장에서 주목받는 '르비에르'를 비롯 '프리즘웍스' '유니폼브릿지' 등이 유럽 유수의 편집숍에 깃발을 꽂았다. 투모로우, 엔드클로딩 등과 같은 인기있는 편집숍들도 직접 탄탄한 아이덴티티를 보유한 스트릿 캐주얼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무신사가 전략적 투자한 '아이디얼피플쇼룸', 최근 파리패션위크에서 국내 14개 블밴드를 소개한 '빅터쇼룸' 등 전문적인 세일즈랩이 등장하면서 유럽 바이어들과 국내 경쟁력 높은 스트릿 캐주얼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한 스트릿 캐주얼 관계자는 "중국, 일본, 유럽 등 SNS와 이메일을 통해 바이어 문의를 받고 있지만, 정확한 거래 및 수출 방법을 몰라 막막하고, 거래를 시작하더라도 어떻게 핸들링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검증된 바이어를 연결하고 수주까지 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해줄 수 있는 전문적인 에이전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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