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창업자마놀로 블라닉 |
영국의 럭셔리 신발 브랜드 '마놀로 블라닉'이 중국에서 22년간 상표권 소송을 진행한 끝에 결국 승소했다. 이 브랜드는 창업자이자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의 이름을 딴 브랜드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지난 19일(현지시각) 중국인 사업가가 소유하고 있던 마놀로 블라닉 상표권을 말소했다. 이는 보기 드문 판결로, 중국에서 해적 상표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는 다른 해외 기업들에게 강력한 선례를 남겼다. 이번 승소를 통해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마놀로 블라닉이 자신의 이름으로 중국 전역의 고객들에게 디자인을 선보이게 됐다.
지난 2000년 마놀로 블라닉의 상표권을 찾기 위한 싸움이 시작되었고, 지난 1월 재심 심리에 이어 중국에서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인민법원이 5개월 뒤 마놀로 블라닉 명의권을 근거로 무효 판결을 내린 것에 따른 최종 승소다.
창업자인 신발 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닉은 이번 판결에 대해 "우리는 패션업계 안팎에서 중국과 국제적으로 받은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러한 아낌없는 지원은 성공적인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중국 최고인민법원과 매우 길었던 이번 소송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 정말 놀라운 결과다. 중국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보기 위해 빨리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놀로 블라닉의 CEO이자 창업자의 조카인 크리스티나 블라닉은 “최종 승소 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났다. 이것은 삼촌과 가족, 그리고 우리 팀을 위한 의미있는 승리다. 나는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우리의 오랜 소송을 철저하고 세심하게 고려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우리는 늘 중국과 중국인들의 풍부한 문화 유산에 감탄했고 마놀로의 스토리와 창작품, 열정의 공유해 역동적인 미래에 동참할 수 있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놀로 블라닉은 앞으로도 삼촌과 고객, 사업을 위해 전세계 상표를 강력하게 보호할 것이다. 중국 진출을 위한 계획은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내년 하반기까지 중국에서 공식 판매를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마놀로 블라닉 매장 |
한편 브랜드의 최고 법률 책임자 조지나 맥마누스는 "이번 판결은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실질적인 정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판결이었다. 이는 길고도 도전적인 여정이었다. 특히 이번 결과는 우리 팀, 자문위원 및 브랜드 친구들의 헌신과 끈기 그리고 법률 책임자 잭 랜들스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19년 상표법을 개정해 상표 브로커가 출원·등록받은 상표는 기각·무효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최근 점점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이 상표권 분쟁에서 승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뉴발란스는 ‘N’로고를 모방한 중국 기업 2곳을 상대로 소송해 약 2500만위안(250억원)의 배상금을 받았고, 2020년에는 전 NBA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자신의 이름을 도용한 중국 ‘차오단 스포츠’를 상대로 9년간 소송해 상표권을 되찾았다.
영국의 중국 지적재산권 분쟁 전문가인 미치시타 리에코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획기적인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다른 명품 브랜드뿐민 아니라 20년간 상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일본의 소매업체 무지(MUJI)와 같은 브랜드에도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루이비통 등 다수의 명품브랜드가 중국에서 상표권 분쟁을 진행 중이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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