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플(sinple)’로 부산 신발제조단지 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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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5 오전 9:56:39

이민봉 크리스틴컴퍼니 대표
AI 기반 슈즈 제조 플랫폼…납기 줄이고 원가는 절감






"세상에 없는 '업(業)'을 만드는 스타트업도 중요하지만, 세상에서 사라지는 업을 다시 살리는 것도 스타트업의 숙제죠. 어린 시절 불이 꺼지지 않았던 부산 신발 제조단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싶습니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 올버즈는 '메이드 인 부산'이다. 이탈리아에서 양모를 가공한 뒤 부산 사상구에 있는 노바인터내쇼널에서 신발을 완성한다. 올버즈는 한국 제조기업들의 빠른 속도와 정교한 기술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야기는 올버즈 성공 스토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신발 제조 강국입니다. 나이키, 올버즈, 뉴발란스, 데상트 등 글로벌 브랜드의 신발을 대부분 국내 벤더사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술은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민봉 크리스틴컴퍼니 대표는 부친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적부터 신발 사업에 대한 도전을 꿈꿔왔다. 아버지가 신발 제조업을 운영한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부산의 신발 공장들을 내 집 드나들 듯했던 그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벽은 너무 높았다. 특히 수십 년째 이어져 온 신발 산업의 보수적이고 비효율적인 산업 구조가 장애물이었다.


이민봉 크리스틴컴퍼니 대표는 "대기업 조차 신발 제품 제조에 1년이 걸리고 자사 신발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이 대표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신발 산업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생산 프로세스를 바꾸고자 했다. 이 대표 공을 들인 곳은 부산의 신발 제조단지다. 4년 동안 서울-부산을 오가며 신발 공정을 맡고 있는 공장을 일일이 설득했다. 그 결과, 국내 총 신발 제작 관련 1000여개의 공장 중 310여 곳에서 부자재 제조공장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를 토대로 크리스틴컴퍼니는 AI가 공정별로 적합한 공장에 자동으로 맡기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조 공정 단축에 성공한 이 대표는 디자인에도 AI를 접목, 1년이 소요되던 신발 제조 기간을 단숨에 2개월로 줄였다.  




◇ '신플' 상용화 기대
크리스틴컴퍼니는 데이터 기반의 신발 제조 플랫폼 '신플'을 공개한다. 데이터를 활용해 120여개에 달하는 신발 제조 공정을 효율화·체계화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유기적으로 연동함으로써 신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 90% 단축했으며 제조 원가는 최대 50%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개인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들도 쉽게 신발 제조를 의뢰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민봉 대표는 "온라인 슈즈 제조 플랫폼 '신플(sinple)'은 에이전시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업로드만 하면 자동으로 공장을 연결해줍니다. 후발주자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보통 신발 브랜드는 에이전시 3~5곳에 수수료를 지불하는데 이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품질도 일정하고, 제조 공정 과정도 투명하게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신발 제조 공정

또한 최신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신발 생산이 가능해졌다. 실제 이 회사는 체 신발 브랜드인 '크리스틴'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해 한 달 만에 신제품을 기획·제조하고 판매하며 MZ 세대 소비자의 호응 속에 연 매출 10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자사 브랜드 '크리스틴'으로 시장성 검증에 성공, 플랫폼을 상용화할 계획으로 글로벌 브랜드와 계약, 연내 제품을 출시한다. 또한 300여곳의 신발 제조 공장과 협력해 구축한 오프라인 제조 공정을 온라인 플랫폼과 연동할 계획이다.


이민봉 대표는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정체된 한국의 신발 제조 산업을 AI와 데이터 기술로 혁신해왔다"며 "신플을 시장에 안착시키고 더 나아가 글로벌 브랜드를 수주해 글로벌 신발 제조 시장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전했다.


한편 크리스틴컴퍼니는 최근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이끌어 총 15억 원을 유치했다. 이번 프리 시리즈 A는 기존 투자자인 네이버가 후속 투자자로 참여해 의미가 크다. 신규로는 아주IB투자, 경남벤처투자가 참여했다.




◇ 롯데 신동빈 회장도 반한, '크리스틴'.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한 슈즈로 진화
크리스틴컴퍼니(대표 이민봉)는 플랫폼 사업과 함께 프리미엄 슈즈 브랜드 '크리스틴'을 전개하고있다.


2018년에 런칭한 '크리스틴'은 2030 여성을 타겟으로 기획, 디자인, 제조, 유통, 마케팅까지 슈즈 시장에 특화된 경쟁력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첫 선을 보인 세런디피티 샌들, 일명 발찌 샌들은 액세서리를 접목시켜 출시하자마자 화제를 모았다. 이를 계기로 롯데백화점 바이어는 80평 규모의 에비뉴엘 광장에서 팝업을 제안, 다양한 상품을 기획해 첫 날 오픈 시작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뜨거운 현장 분위기에 신동빈 회장이 직접 팝업 매장을 방문, 국내 패션 슈즈 브랜드 중 최초로 에비뉴엘 명품관에 입점했다.


이민봉 크리스틴 대표는 "30년 동안 고착화된 신발 제조 공정은 기존 브랜드뿐만 아니라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신발 제작시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발 대표 제조 공정은 10개 이상이며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평균 8개월이 소요, 복잡한 구조와 허들 때문에 대기업 역시 에이전시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크리스틴은 슈즈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AI디자인 추천 시스템을 개발, 데이터 기반의 고객 니즈 상품을 출시해 탄탄한 마니아 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또한 애슬레저 슈즈, 리사이클링 신소재를 활용한 슈즈 등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례로 이번 22SS 시즌에 출시한 스틴플랫폼 수요가 급증, 트렌드 컬러인 그린과 오렌지를 앞세운 컬러웨이를 추가 생산했다.


현재 유통 채널은 온오프라인을 병행, 자사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29cm, 무신사, 패션플러스, 플레어 외에도 애비뉴엘 월드타워점, 잠실점, 명동 영플라자 등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를 확장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높이고 있다. 한편 크리스틴은 이번 시즌 'Who is Kristin?'을 컨셉으로, 젠더리스 상품 디자인에 걸맞은 룩북을 공개하고 국내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에 크리스틴컴퍼니는 네이버와 아주IB의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유망 스타트업으로 부산 생산공장과 연계한 국내 신발 제조 플랫폼 기술을 보유, 하반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은수 기자
le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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