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파리지앵 퍼스트레이디의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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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7 오전 9:26:01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지난 24일 남편 에마뉘엘 마크롱의 대통령 재선 승리 직후 블루 앙상블을 입고 대중들 앞에 함께 등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 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5년 연임에 성공했다.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은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와 5년 만에 겨룬 '리턴 매치'에서 다시 승리했다.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이날 재선 승리 직후인 오후 9시 30분에 마크롱 대통령은 아내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함께 프랑스를 상징하는 파리 에펠탑을 둘러싼 샹드마르스 광장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당선사례를 했다. 이날 5년간 퍼스트레이디 임무를 더 수행할 브리지트 여사의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패션 종주국 프랑스의 명예 홍보대사는 은색 단추가 돋보인 블루 컬러의 밀리터리 스타일을 선보였다. 전통적으로 블루는 평화와 자유, 희망, 신뢰감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컬러로, 당선사례 스타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지난 2018년 1월 베이징 방문 행사에서 루이비통의 밀리터리 스타일을 입었다.


사실 5년 전 마크롱 대통령이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을 때, 전 세계의 이목은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인 연상의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에게 쏠렸다.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을 역임할 때부터 프랑스 국민의 주목을 받았지만, 전 세계에 나라를 대표하는 퍼스트레이디로 나선다는 무게감은 장관 부인 시절 때와는 격이 달랐기 때문이다.


올해 69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과는 더블 띠동갑인 24살 나이 차이가 난다. 정치인의 사적인 생활과 공직인 생활을 철저히 분리해서 사고하는 프랑스인들에서 아내가 연상이라는 것은 문젯거리가 될 것이 없다. 하지만 24살 나이 차이는 브리지트 마크롱 본인에게는 남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일찍 결혼한다면 모자간의 나이 차이기 때문이다.


브리지크 마크롱 여사의 2021년 스타일


특히 2017년 5월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되면서 24살이나 많은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의 ‘러브 스토리’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고교 시절 스승이자 당시 3명의 자녀를 둔 기혼자인 브리지트 여사와 사랑에 빠졌고, 결국 결혼에까지 이어진 드라마 같은 사랑 이야기는 당시 전 세계 많은 사람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당사자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남편보다 24살이 많다는 이유로 인한 사람들의 적대감에 큰 상처를 입었다. 프랑스인들은 역대 최연소 대통령과 어울리는 더 젊은 세련된 퍼스트레이디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를 사치의 대명사 격인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빗대며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 행동의 어떤 점 때문에 그런 생각들을 했을까”라고 되물으며 “예전 대통령 부인들처럼 대중적인 행사에 디자이너 의상을 입었을 뿐”이라고 본인이 직접 해명을 했다.


브리지크 마크롱 여사의 2020년 스타일


결국 수많은 구설수와 억측에도 불구하고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패션의 종주국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지난 5년간 그녀의 옷 입기에 대한 센스를 정리하면, 하나의 패션 하우스에 집중됐지만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파리지앵 스타일의 교과서였다.


지난 5년간 선보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스타일은 파리지앵 그 자체였다. 오버사이즈 스카프와 브리튼 탑 뿐 아니라 블레이저, 슬림한 핏의 트라우저와 스키니 진은 그녀만의 캐주얼 옷장 필수템이었다. 프랑스 대통령의 배우자인 퍼스트레이디라는 공식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그녀가 선택한 공식적인 포멀 스타일도 시프트 드레스나 A-라인 드레스였다. 또한 드레스 코트와 매치하거나 스커트와 재킷 세트와 코디해 입었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파리지엥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역시 24살 차이가 나는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모델 출신인 아내 멜리니아 트럼프 부부와 함께 공식적으로 만났을 때도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젊은 멜라니아 트럼프에 전혀 뒤지지 않는 센스를 과시했다.


브리지크 마크롱 여사의 2019년 스타일


70대를 바라보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24살이나 어린 대통령 남편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대담한 스타일도 스스럼없이 입었던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종종 엣지있는 메탈릭 단추와 소매가 달린 밀리터리 스타일의 재킷이나 코트를 입는 모습을 종종 선보였다. 지난 24일 남편이 대통령 재선 당선 직후 남편과 당선사례를 하기 위해 입었던 스타일도 밀리터리 룩이었다.


어쨌든 지난 5년 동안 프랑스 대통령 집인 엘리제궁 계단에서 전 세계 왕족들, 지도자들, 고위 인사들 대통령과 함께 맞이하는 미소 짓는 그녀의 모습은 자주 촬영되어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물론 세계 패션의 중심인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라는 타이틀 때문이겠지만, 24살 나이 차이를 극복한 대통령 부부의 코디에 더 관심을 두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브리지크 마크롱 여사의 2018년 스타일


남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으로 취임한 2014년부터 배우자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브리지트 여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 루이비통의 골수 단골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관되게 루이비통 룩을 즐겨 입었다. 또한 그녀는 루이비통 외에 발망을  비롯한 일부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입었으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쉘 에블린 시계 역시 지난 5년간 주기적으로 착용했다. 이 정도면 프랑스 패션 명예 홍보대사로 부족함이 없다.


브리지트 여사가 최애하는 브랜드 루이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지난 2021년 글로벌 패션 미디어 'WWD'와의 인터뷰에서 "브리지트는 언제나 따뜻하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만났고, 그녀와 아름다운 우정과 역사를 공유한 것은 행운이었다. 그녀는 나에게 영감의 원천이었고, 옷을 만들어 입히는 작업은 늘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기에 나에게는 판타지였다.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에 그녀의 모든 옷차림은 매우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브리지크 마크롱 여사의 2017년 스타일


퍼스트레이디의 옷차림에 대해 디자이너 니콜라스 제스키에르는 "국격에 맞는 적절한 톤이 있어야 한다. 그 때문에 브리지트 여사와 가끔 심도 있는 토론을 했다. 왜냐하면 퍼스트레이디가 호스트인지 게스트인지에 따라 외교적인 의전이나 신경 써야 할 컬러 코드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프랑스 모더니티와 노하우의 리더지만, 가장 멋진 것은 패션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대통령의 배우자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지난 5년간의 퍼스트레이디 스타일을 분석한 결과, 나이 어린 남편과 코디를 맞추기 위해 안티-에이징 패션에 심혈을 기울인 개인적 노력이 돋보였다. 여러 브랜드를 소화하는 젊은 퍼스트레이디들과 달리, 특정 브랜드를 단골 삼아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한 것이 남편과의 24살 나이 차이를 극복한 비결이 아닐까 한다.


브리지크 마크롱 여사의 마크롱 대통령이 경제산업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2015~2016년 스타일


대한민국도 오는 5월 10일, 새로운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를 맞이하게 된다. 권위적인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기 위해 대통령 관저를 용산으로 옮기는 새 정부의 ‘열린 마인드’가 국내 패션계에도 그대로 불어서 훈풍이 되길 기대한다. 퍼스트레이디가 한류의 퍼즐 조각인 K-패션의 명예 홍보대사 역할을 기꺼이 수행해 준다면, 세계 패션 시장 정복을 꿈꾸는 젊은 메이드인코리아 디자이너들에게 커다란 버팀목일 될 듯하다.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와 신인 디자이너 제이슨 우의 기적 같은 만남이 한국에서도 5년 안에 일어나길 소망해 본다.


사실 얼마 전 김건희 여사의 마실 산책용으로 입은 후드 티와 와이드 데님 스커트에 슬리퍼를 매치한 스타일에 ‘수수한’ 혹은 '검소한'이라는 국적 불명의 패션 용어를 붙이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셀럽을 비롯한 소위 공인들은 TPO에 맞춰 옷을 입기 때문에 보통 온-듀티와 오프-듀티로 나뉜다. 온-듀티는 보통 카메라 촬영이 허용되는 레드 카펫이나 런웨이와 같은 공식적인 옷차림이다. 이에 반해 오프-듀티는 공식 일정이 아닌 휴식을 취할 때 입는 편안한 평상복이다. 직역하면 '사복 차림' 정도가 될 것이다. 김건희 여사가 최근 선보인 후드 티와 데님 스커트를 매치한 스타일은 오프-듀티에 해당한다. 물론 의도적인 냄새(?)도 약간 나지만 산책을위해 입은 평상복을 TPO에 맞춘 퍼스트레이디 룩의 잣대로 보는 것은 잘못된 패션적 관점이다.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 퍼스트레이디의 오프-듀티가 아닌, 온-듀티 스타일을 볼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다. 앞으로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의 배우자로 공식적인 행사와 장소에서 온-듀티 스타일을 입을 수밖에 없다. 소망컨대, 프랑스의 60대 퍼스트레이디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다시 써나갈 파리지앵 스타일과 대한민국의 40대 퍼스트레이디 김건희 여사가 새로 써나갈 K-패션 스타일의 배틀 기사와 함께 패션지 커버 스토리도 기대해 본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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