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식스뉴욕」 「쿨독」을 거쳐 「알유진」 「잭앤질」 「흄」 등 4개 브랜드 런칭에 참여했고 지난 5월부터는 「MLB」의 리뉴얼을 맡고 있는 임동구 실장은 7년 전만 해도 증권맨을 꿈꾸던 평범한 경영학도였다.
그에게 갑작스레 인생을 바꿀 만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흘러가는 대로 살기에는 너무나 사색적이었기 때문이라 해야 할 것이다.
“주어진 대로 살았더라면 편하게는 살고 있겠죠. 졸업을 몇 학기 남겨 놓은 어느 날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 생각했습니다. 문득, 이렇게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제쳐놓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겠다는 ‘무모한 용기’가 솟구치더군요.”
그렇게 해서 나온 답이 ‘옷’이었다. 큰 키와 뚜렷한 마스크 덕분에 의류학과 학생들의 작품전에 모델로 서 봤던 것이 옷에 대한 기억의 전부였던 그는 곧바로 학교를 그만두고 국제 패션 연구원을 찾아갔다.
‘4년제 대학의 관련학과 졸업생’이라는 입학조건이 버티고 있었지만 젊은 그의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피해 집을 나온 뒤에는 피팅모델과 액세서리 판매로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방을 얻고 아르바이트를 2∼3개 하며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힘들었던 시절이었지만 후회한 적이 없었던 걸 보면 이 길이 제 운명인가 봅니다.”
그런 그도 패션업계의 어려운 현실에 대한 아쉬움은 갖고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매출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일차적으로 디자인실을 교체합니다. 다른 것을 바꾸는 것보다 옷을 바꾸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100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일관된 컨셉을 유지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단기적인 이익을 쫓아야 하는 현실이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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