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냉철한 우아함, 2022 FW 발렌시아가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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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언급... 대담한 용기와 저항에 대한 헌사

2022-03-08 오전 5:43:22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때로는 멋진 패션쇼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 되기도 한다. 자신을 '영원한 난민'이라고 말하는 천재 디자이너 뎀나 바살리아가 지난 6일(현지 시각) 선보인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이 그 모범을 보여주었다. 인공 눈보라 속에서 기후 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한 이번 쇼는 한마디로 '대담한 용기와 저항'의 헌시였다.


지름 60m의 유리 벽으로 된 눈이 쌓인 공간인 놀라운 패션쇼장에서 선보인 컬렉션에서 모델들은 맹렬한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목적지까지 터벅터벅 걸어갔고, 그들이 입은 블랙 비대칭 드레스는 눈바람에 심하게 휘날렸다. 일부 모델들은 반나체로, 속옷과 얇은 담요를 입고 있었다. 오버사이즈 하이브리드 후드 티와 패딩 아우터웨어,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균사체로 기반의 모조 가죽으로 만든 가죽 재킷 등이 눈길을 끌었다.


패션이 거의 무관해 보이는 추운 계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공포가 곳곳에 끊임없이 투영되고 끊임없이 세계 곳곳에 퍼지는 것을 볼 때, 전쟁의 희생자인 한 개인의 미학적 진술을 목격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디자이너 뎀나 바살리아는 조지아에서 태어났지만 10살 때인 1993년 내전을 피해서 가족과 함께 피난을 떠났다. 이것은 인종 청소로 이어졌고 20만 명이 넘는 조지아인들은 난민이 되었다. 가족들은 최종적으로 독일에 도착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보냈다. 디자이너는 2019 봄/여름 베트멍 컬렉션에서 조국의 갈등과 후유증을 반영했다. 패션쇼에 참석한 모든 관객에게 디자이너는 감사의 표시로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인 노란색과 파란색이 새겨진 오버사이즈 투톤 티셔츠를 선물로 주었다.


디자이너 뎀나 바살리아는 패션쇼에 시작하기 전, 확성기를 통해 우크라이나어로 된 가슴 아픈 시를 낭송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1993년 고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져 피난민이 된 이후 내가 짊어졌던 과거의 아픔인 트라우마를 촉발했다. 그것은 영원히 그것은 내면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두려움, 절박함, 깨달음. 하지만 나는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달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 자체, 인간애 그리고 연민이다."


"이것은 이번 주에 작업하는 것이 힘들었던 이유다. 왜냐하면 요즘 같은 시기에 패션이 관련성과 실권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패션위크는 일종의 불합리성으로 느껴졌다. 나와 팀이 열심히 준비해서 모두가 고대했던 쇼를 잠시 취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패션쇼를 취소한다는 것은 30년 가까이 나를 괴롭힌 악에 굴복한다는 뜻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더는 무의미하고 무자비한 자존심 싸움에 나를 희생시킬 수 없다고 결심했다. 이번 쇼는 설명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 없이, 저항하고, 사랑과 평화의 승리를 위한 헌신이다"


프랑스 럭셔리 그룹 케링 소유 브랜드는 격렬한 눈보라가 치는 가운데, 망토/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은 쓰레기 자루처럼 보이는 숄더 백을 메고 있었다. 대부분 모델은 비슷한 자루를 들고 있었는데, 마치 피난을 떠나면서 가장 귀중한 소지품을 손에 움켜쥔 것처럼 보였다. 뎀나 바살리아는 원래 기후 변화를 염두에 두고 앞으로 눈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암시하는 것으로 패션쇼장을 꾸미고 싶었다. 모델들은 스트레치 드레스와 캣슈트, 터틀넥, 트라우저, 매끈한 오버사이즈 재킷을 착용했다.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종말론적인 패션쇼에 대한 극찬이 쏟아진 후 뎀나 바살리아는 원래 이 세트는 기후 변화에 대한 해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마 50년 안에, 사람들은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특정한 날씨 조건에 대한 인위적인 경험을 위해 이러한 장소를 방문해야만 할 것이다. 올 시즌 준비를 시작할 때 긍정적인 것, 열린 공간, 희망을 원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다 보니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나의 패션쇼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디자이너는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어깨를 으쓱했다.


발렌시아가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응한 최초의 주요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로, 러시아의 침공으로 난민이 된 사람들에게 식량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 프로필을 공유하고 세계 식량 프로그램(WFP)과도 협력했다.


그는 <보그> 영국판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에서 죽는 것은 무고한 사람들 뿐이다. 지난주 기사를 읽기 전까지 나는 30년 동안 그것을 경험했고 기억에서 지우려고 애썼다"다고 했다. 이어 "마치 그 일을 겪은 사람들처럼 고통이 다시 찾아왔다. 메시지는 언제나 사랑이다. 그리고 패션은 적어도 그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결정적인 순간은 뎀나 바살리아 특유의 볼륨감 있는 스타일인 두툼한 점프슈트, 플레어 플라멩코 칵테일, 그랜드 거버넌스 가운 등을 주로 블랙의 슬림한 스타일이 런웨이에 등장했을 때이다. 남녀 복을 동시에 선보인 패션쇼에서 남자 모델들은 검은색의 비에 젖은 후줄근한 청바지, 드래군 부츠나 뒤틀린 망토, 쓰레기 색 백을 들고 나타났다. 모든 모델은 눈보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발렌시아가의 곤충 고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이번 주에, 나는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소년 소녀들처럼 은신처에서 지내고 있는 30년 전의 나 자신을 발견했다. 천장이 언제 무너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따라서 반라 모델들은 눈보라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지극히 개인적"이라며 감성적인 뎀나 바살리아가 말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살리아와 뉴즈 킴 카다시안


컬렉션 대부분은 매우 가벼운 천으로 포장할 수 있는 아우터웨어와 트렌치였다. 그리고 때로는 출연자들이 직접 옷을 만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청바지를 탱크 톱으로 만든 데님 룩으로 바느질된 아이템과 두 개의 하이힐 부츠를 함께 꿰맨 핸드백이 눈길을 끌었다. "나는 커튼 안에 숨어서 옷을 입고, 어머니 부츠를 신고 놀다가 그 일로 벌을 받곤 했던 조지아 꼬마였다. 그래서 오늘은 일종의 '나의 복수다."라며 웃으면서 말했다.
 
발렌시아가 모노그램을 거의 모든 것을 응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뎀나 바살리아는 심지어 이 모노그램을 덜 부르주아적이고 덜 마담답게 표현하기 위해 발렌시아가 로고 테이프로 몇몇 여성 모델들을 장난스럽게 감쌌다. 그는 "테이프를 그들에게 감는 것은 더 이상 부유한 숙녀가 부유한 지역을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운드트랙은 극적으로 동유럽풍으로, 조앤드류 슬로민스키가 연주한 피아노 소나타였다. 백스테이지에서는 우크라이나 음악이 계속 흘러나왔다.
 
이번 시즌 컬렉션의 팔레트는 대부분 절제되었으며 오프닝은 주로 블랙, 그레이, 브라운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화이트 터치, 발렌시아가에서 뎀나의 시그너처로 자리 잡은 강렬한 플로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프린트 등이 선보였다. 그러나 가장 가슴 아픈 색채 사용은 패션쇼 마지막에 등장한 노란색 발렌시아가 트랙슈트와 이어진 트레인이 달린 긴 소매의 블루 가운이었다. 바로 전란 중인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이었다.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2022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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