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황금맥 찾기 위한 패션 메타커머스
버추얼 패션 브랜드부터 NFT 상품 개발까지
럭셔리 브랜드 중 NFT 상품을 개발해 가장 높은 수익을 낸 ‘돌체앤가바나’ |
2022년 패션 메타코노미(metaconomy) 시대 열릴까?
제페토, 로블록스 등 게임 산업에서 출발한 메타버스가 전 산업에 걸쳐 주요 아젠다로 부상했다. '돌체앤가바나' '구찌' '지방시' '프라다' '겐조' '발망' 등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은 우리보다 앞서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이를 겨냥한 NFT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IP를 기반으로 한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 ble Token, NFT)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구찌' '나이키'는 이러한 NFT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메타커머스 플랫폼까지 진출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경제 산업으로 발전하며 본격적인 '메타코노미(metaconomy)'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구찌 볼트’ |
◇ 구찌, 구찌몬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구찌볼트'까지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는 MZ 세대의 열혈 지지를 얻고 있는 '구찌'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구찌'는 지난해 제페토에 '구찌' 아이템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디지털 콘텐츠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 1일 미국 NFT 스타트업 슈퍼플라스틱과 협업해 '슈퍼구찌(SUPERGUCCI)'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작년 가을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 100년을 기념해 빈티지 제품과 특정 협업 상품, NFT 제품을 판매하는 '구찌 볼트(vault.gucci.com)'를 구축했다. '구찌'는 이곳을 알려지지 않은 경계를 초월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경이로운 스토어라고 설명하며 빈티지 제품, 신진 디자이너 제품을 넘어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곳으로 발전시켰다. 최근 '구찌'의 브랜드 방향을 살펴보았을 때 '구찌 볼트'는 향후 '구찌'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더샌드박스 내에 땅을 구매해 가상의 '구찌 볼트'를 구축했다.
'구찌'는 지난 2월 18일 '구찌 볼트' 사이트를 통해 델보, 샤르베, ERL, 웨일즈 보너, 마틴로즈, 반스 등 유명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 라인을 전개했다. 각각의 방으로 확장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협업 브랜드의 익스클루시브 상품이 디지털 기술과 혼합되며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현실과 가상의 콘텐츠 구분이 모호한 이곳에서 MZ세대 소비자들은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는 '구찌'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에프앤에프의 메타버스 패션 브랜드 ‘수프라’ |
◇ F&F의 메타버스 진출, 현실과 가상의 연결
국내 내셔널 브랜드들은 메타버스, NFT 상품 개발에 대해 해외 브랜드에 비하면 아직 소극적인 편이다. 본지 창간22주년 기념 특집1호(902호, 1월 24일자)에 소개했듯 국내 브랜드들은 아직까지 제페토에 제페토 월드, 브랜드 디지털 상품을 개발하며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메타버스와 NFT 세상을 커머스가 아닌 홍보 및 마케팅 수단으로 한정해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메타버스 어패럴 그룹을 꿈꾸는 에스제이클로(대표 신수진)가 메타버스 패션 브랜드 '웨어앤히어(wheren here)'를 제페토에 론칭했고, F&F(대표 김창수)는 '수프라(SUPRA)'를 메타버스 패션 브랜드로 리론칭했다.
'수프라'는 가상과 현실 세계에서 공존하는 패션과 문화를 만든다는 목표로 지난 2월 21일 '수프라' 온라인 스토어(http://www.sup rafootwear.com)를 오픈했다. '수프라' 자사몰은 디지털 아바타(메타사피언스)를 활용해 3D 바디 스캔으로 구현한 디지털 의상을 선보인다. 실존하는 리얼 상품의 디지털 트윈 제품을 개발해 온라인몰에서 디지털과 리얼의 모든 브랜드 경험을 즐길 수 있고 구매하면 실물이 집으로 배달된다.
F&F는 '수프라'의 모델로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댄서 노제를 발탁했고 올해 메타버스 플랫폼과 자사몰을 통해 디지털 세상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각종 프로모션을 현실 세계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에스제이클로는 지난해 어번 스트리트 캐주얼 '웨어앤히어'를 론칭해 제페토를 통해 브랜드를 알려왔으며 오는 4월 무신사에서 리얼 제품을 출시한다. 메타버스 어패럴 그룹을 추구하고 있는 에스제이클로는 '웨어앤히어'를 활용해 메타버스와 리얼 패션업계의 확장성을 실험한 후 패션 브랜드의 메타버스 진출을 지원할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버추얼 샘플링, 가상 패션 브랜드 론칭, 가상 룩북 및 패션쇼 등을 서비스하는 것과 함께 장기적으로 패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브랜드 디자인팀, 스타일 디자인팀, TD 디자이너, 월드맵 기획자, IT 개발자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스튜디오 K' '그리디어스' 디지털 패션 컬렉션
패션 디자이너들 역시 개인의 유니크한 디자인 캐릭터를 활용해 디지털 IP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스튜디오 K'를 전개하고 있는 홍혜진 디자이너는 최근 롯데홈쇼핑과 손잡고 디지털 의류 브랜드 'LOV-F(Life of virtual fashion)'을 론칭했다. 'LOV-F'는 6개월 간의 기획 기간을 거쳐 선보인 것으로 디지털 패션 브랜드이지만 실제 착장이 가능한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모두 10여개 착장을 개발할 예정으로 이번에는 스팽글 포인트가 돋보이는 롱코트와 나뭇잎을 모티브로 한 투피스 코트 등 3착장을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의 가상 모델인 루시와 간판 쇼호스트인 이현하가 가상 의류를 착장해 선보였다.
홍혜진 디자이너는 "메타버스 패션을 제안하면서 현실과의 연결을 위해 리얼 사이즈로 실제 착장할 수 있는 옷을 디자인했다. 가상의 세계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가상과 현실이 평행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지난 10여년 동안 모든 작업지시서는 일러스트 파일로 제작하고 패턴 역시 CAD 파일로 보관하고 있고 작년에는 모든 디자이너가 CLO 디자인을 공부할 만큼 디지털 역량 강화에 주력해온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오는 4월 NFT 마켓플레이스를 선보일 계획으로 이곳에 'LOV-F'에 대한 소유권을 보증해 NFT 기술을 도입, 실물 상품과 연계해 판매할 예정이다.
또 '그리디어스' 박윤희 디자이너는 2022 F/W 뉴욕패션위크에서 LG와 협업해 AI 아티스트 '틸다'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컬렉션은 틸다가 LG 초거대 AI 'EXAONE(엑사원)'을 활용해 '금성에서 핀 꽃'을 테마로 새로운 이미지를 창작한 것으로 박윤희 디자이너는 여기에 디테일을 더해 '그리디어스' 의상을 제작했다. 모두 3000장이 넘는 이미지와 패턴을 기반으로 200여개 의상으로 구성된 F/W 컬렉션을 완성했다.
패션, 미술 분야에 능통한 AI 아티스트 틸다는 메타버스에서 Z세대와 소통할 계획이며 향후 독자적인 친환경 패션 브랜드를 론칭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패션에 담아 지속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박윤희 '그리디어스' 디자이너는 "한 시즌 컬렉션을 준비하는데 수개월 전부터 여러명의 디자이너와 힘을 모으는데 이번 '틸다'와의 작업으로 한 달 반 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 틸다만이 가지고 있는 창조성과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교감하며 옷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AI 아티스트 틸다와 협업한 ‘그리디어스’ 뉴욕패션위크 |
◇ 브리즘, NFT 스니커즈 히치하이커' 개발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메타버스 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며 메타버스 패션 브랜드 및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NFT 상품을 개발한 곳은 없다. 우선 패션 NFT 상품을 판매할 만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부재하고 시장성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일 NFT 패션 상품을 발매하고 있는 해외 마켓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NFT는 블록체인에서 민팅(minting)되는 대체불가한 자산을 나타내는 고유한 디지털 수집품이다. 블록체인에 대한 신뢰가 증가하고 디지털 토큰이 보편화되면서 디지털 기념품, 구매 토큰, 디지털 수집품 등 새로운 디지털 IP가 생겨나고 있다. 또 제품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부여받기 때문에 위조품을 퇴치하고 지속적인 참여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디지털 트윈 모델 개발로 B2B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브리즘(vrism, 대표 김민중)은 최근 하이퍼리얼 3D NFT 스니커즈를 개발했다.
'히치하이커'로 명한 브리즘 스니커즈는 VRIUM 이더리움 기반의 웨어러블 3D NFT 운동화 컬렉션이다. 우주 탐험가를 위한 디자인으로 777개 제네시스 스니커즈와 일반 9223개의 스니커즈로 이뤄졌다. 9223개 스니커즈는 브리움을 채굴하여 제네시스 스니커즈로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브리즘은 히치하이커 스니커즈를 자사 단독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것은 물론 Opensea, Oncyber 등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김민중 브리즘 대표는 "NFT,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가상 게임이나 SNS 세계의 새로운 콘텐츠로만 머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패션 산업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향후 다양한 패션 브랜드 및 아티스트와의 콜래보레이션,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NFT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패션 메타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브리즘 이외에 에스제이클로, 패스커, 페임 등도 패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패스커'를 운영 중인 에프엔에스홀딩스는 패션 메타버스 스탠다드 몰 '패스커 2.0'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패스커'는 현재 '펜디' '구찌', 한섬, 삼성물산 등 패션 기업을 대상으로 리얼한 3D콘텐츠 서비스, AR 룩북, 3D 리얼스토어를 개발해 왔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선보이는 스타일테크 패션 메타버스몰 '패스커 2.0'은 가상의 디지털 패션 경험과 리얼패션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추구한다.
페임유니버스가 전개하는 패션 NFT 메타버스 플랫폼 '페임'은 패션 디자이너가 디지털 패션 디자이너로, 디지털 아티스트가 패션 디자이너로 확장이 가능하도록 NFT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Web 3.0 기반의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위한 디지털 패션 아이템을 공급 및 판매하는 하이퍼 커넥티드 패션 프로토콜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전문사인 WGSN은 NFT 진화에서부터 몰입형 쇼핑몰 경험, 암호화폐를 활용한 리워드 혜택, D2A 커머스에 이르기까지 메타버스를 촉진하는 기술을 통해 새로운 소매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는 3월 24일부터 첫 메타버스 패션위크를 개최해 수십개의 글로벌 브랜드, 수천명의 방문객이 가상으로 패션쇼를 경험하고 직접 디지털 의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NFT 상품 등이 먼나라 이웃나라, 상상 속 이야기로만 들릴 수 있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오프라인의 성장을 앞질렀 듯 디지털 IP 역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중요한 '행운의 동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황연희 기자
yun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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