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백만개의 거미줄로 만든 금빛 실크 케이프 드레스 |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을 포함한 폐기물 뿐 아니라 모피와 동물 가죽 사용이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의 주범이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글로벌 패션업계는 환경친화적이고 동물친화적인 섬유들을 선택하기 위해 선의의 경쟁에 돌입했다. 조만간 이 분야에서 누군가는 유통 기한이 지난 상한 우유와 들의 들의 민들레로 부터 추출한 놀라운 구성 요소가 포함된 차세대 섬유를 공개할 것이고, 이에 따라 우리 옷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거미줄로 만든 드레스, 버섯 균사체로 만든 핸드백, 사탕수수나 해초로 만든 운동화, 상한 우유로 만든 티셔츠 등으로 가득한 미래의 옷장은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불러야 할 듯 하다. 의식있는 소비자들이 계산대로 향하기 전에 주목하는 두 가지 기준인 환경친화적이고 동물친화적인 섬유가 주목받으면서 바야흐로 패션업계의 관심은 친환경적인 패브릭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버섯 균사체로 만든 에르메스 핸드백 |
리넨과 대마와 같은 몇몇 오래된 재료들과 비교한다면 위에 언급한 자연 소재들은 그야말로 차세대 첨단소재다. 최근 새로운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자연이 준 선물'을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소재로 바꾸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과의 협력때문이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옷장에 당당하게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소재를 만드는 특별한 재료들을 소개한다.
먼저 거미줄은 지속가능한 직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렇다고 스웨터와 다른 미래적인 옷을 만들기 위해 다리가 여덟 개인 이 친구들이 일주일 24시간 일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미의 비단샘에서 분비되는 비단실은 원래 옷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이 작은 털복숭이 생물이 사방으로 돌아 다니고, 집을 짓고, 먹이를 위한 덫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던 것들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거미줄의 기계적 특성과 DNA 구조를 연구해 새로운 용도를 발견한 후 산업적 용도로 생산하고 있다.
사탕수수로 만든 아디다스 스니커즈 |
볼트쓰레드(Bolt Threads)와 암실크(AMSilk)는 거미로 만든 실험실용 실크 생산에 성공한 미국 기업이다. 볼트쓰레드는 마이크로실크와 함께 이미 디자이너 브랜드 스텔라 맥카트니,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와 손잡고 이 차세대 실크로 테니스 드레스를 만들었다.
또한 암실크는 바이오스틸파이버와 함께 이미 여러 벌의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를 제작하고 있다. 더 인상깊은 것은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도 스파이버의 혁신적인 실크를 다운 재킷 '문 파카' 제작에 사용했다는 점이다. 강력하고 튼튼한 이 실크는 거미없이 빠르게 우리 옷장으로 침투할 것이다.
유통 기간이 지난 우유도 소재로 만든다? 믿을 수 없는 일 같지만 사실이다. 앞으로 오래된 상한 우유도 조만간 옷장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유 단백질인 카세인을 기반으로 한 이 섬유는 전쟁 중에 이탈리아 화학자와 기술자에 의해 개발되었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최근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다시 전면에 나섰다. 그 당시 이 소재의 발견은 양모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오늘날에는 티셔츠나 란제리 아이템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이용한 생분해섬유로 만든 티셔츠 |
1930년대에 수립된 공정은 개선되었지만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사용해 자연적인 생분해성 섬유로 변형시키는 작업이 핵심이다. 이런 제품 중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암투병 중인 시아버지를 위해 천연섬유를 찾던 독일 기업가 안케 도마스케(Anke Domaske)가 개발한 큐밀크(QMilk) 섬유다. 큐밀크 개발 이후 항균성과 100% 생분해성이 보장되는 우유 섬유를 이용해 만든 팬티와 나이트드레스로 유명한 제르맹 데 프레스와 같은 다른 브랜드들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만약 파인애플 잎, 버섯, 선인장, 사과, 포도, 옥수수 찌꺼기, 해초와 사탕수수가 패션 컬렉션에서 흔하게 볼 수 있게 된다면, 민들레도 앞으로 이 분야에서 놀라운 경쟁자가 될 것이다. 민들레 역시 먼길을 돌아 왔다.
구소련은 이 아이디어를 포기하기 전인 1920년대에 그 잠재력을 검토했다. 그러던 중 최근 이 꽃식물이 다시 주목받게 만든 독일 회사 콘티넨탈은 그 유명한 타이어를 생산하기 위해 민들레 뿌리로 눈을 돌렸다. 민들레 줄기는 라텍스로 가득 차 있는데, 라텍스는 마르면 탄성 고무 물질로 변한다. 이것은 전통적인 고무 나무를 필요없게 만들 것이다.
민들레는 고무나무가 필요없는 차세대 고무로 주목받고 있다 |
패션 분야에서는 미국 브랜드 콜한이 민들레 고무를 부분적으로 이용해서 만든 아웃솔이 달린 운동화를 출시하며 이 분야에 진출했다. 이제 정원과 옷장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지속가능한 재료뿐만 아니라 코코넛 섬유, 대나무, 연꽃 섬유 또한 패션의 미래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과연 어떤 것들이 우리 옷장을 영원히 돋보이게 만들고 혁명을 일으킬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재배한 실크, 버섯으로 부터 채취한 균사체, 과일과 야채, 그리고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 등 미래의 스타가 되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를 지켜봐야 한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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