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가 아트토이 디자이너 슈퍼플라스틱과 함께 만든 NFT |
겐조부터 구찌에 이르기까지, 올 들어 럭셔리 브랜드들이 메타버스에 강렬하게 유혹당하고 있다. 가상 세계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알리는 럭셔리 브랜드가 점차 늘어나면서 바야흐로 '메타버스 전쟁'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요즘 끊임없이 서로를 능가하기 위해 가장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독일 디자이너 브랜드 필립 플레인은 최근 120만 유로(약 16억원)의 금액을 지불하고 '디센트럴랜드' 메타버스에 있는 거대한 가상 부동산을 구입했다. 또한 구찌는 홍콩 비디오 게임 사이트 '더 샌드박스'에서 디지털 공간을 구입해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구찌는 다양한 비디오 게임에서 디지털 캐릭터들을 맞춰 가면서 가상 세계의 흥행을 위한 길을 이미 닦아 놓았고, 이후 대부분의 럭셔리 하우스들은 선두 그룹들의 선례를 따르고 있다.
메타버스 위의 앰부시 NFT '로드맵' |
가장 최근 주목받은 브랜드는 프라다다. 최근 프라다의 스포츠웨어 라인인 '라네아 로사'가 익스트림 스포츠 비디오게임 '라이더스 리퍼블릭'에서 버추얼 의상과 장비(스키, 스노우모빌, 팻바이크 등)를 잇달아 출시 중인데, 이 곳에서는 '프라다 비욘드 더 라인' 멀티플레이어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 12개월 동안, 럭셔리 브랜드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가상 자산으로 인증을 받은 대체 불가능한 토큰인 NFT 열풍에 대거 합류했다. NFT는 정품 인증서와 유사하며 위조할 수 없고 브랜드가 실제 원본과 일치하는 독특하고 배타적 디지털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짝퉁으로 골머리를 앓는 럭셔리 업계로서는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다.
그러나 NFT의 존재가 다른 사업자들이 에르메스 핸드백이나 나이키 운동화 같은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가상으로 복제해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을 아직은 막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돌체앤가바나의 데뷔 NFT 컬렉션은 무려 57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브랜드들은 디지털 경쟁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2021년 말 그래픽 디자이너 치토와 연계한 돌체앤가바나, AZ팩토리, 지방시 등이 각각 그들만의 NFT를 개발했고, 발망이 그 뒤를 이어 바비와 팀을 이루었다. 2022년 1월 프라다는 아디다스와 함께 아트 NFT를 만드는 집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겐조 차례였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고가 일본의 홍매화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첫 캡슐 컬렉션과 병행하여 브랜드는 100 NFT를 만들었다. 이 NFT는 겐조 사이트에 등록된 실제 아이템을 소유하고 있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배정된다. 또한 행운의 당첨자들은 '겐조 월드'의 독점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밀라노패션위크에서 곧 선보일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윤안의 일본 브랜드 앰부시도 가상 무대에서 선보이고 있다. 앰부시는 2월 14일부터 2,200개의 NFT로 구성된 '리부트' 컬렉션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 컬렉션은 윤안이 주얼리 디자인을 시작했던 2000년대 초반에 성공을 거주었던 팝 모티브와 같은 브랜드의 상징인 'Pow!'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일련의 반지를 3D로 재현한 것이다.
앰부시 NFT의 소유주들은 "보너스와 특가 혜택 뿐 아니라 온라인 이벤트에 대한 독점적인 접근의 혜택을 받을 것이다. 또한 앰부시는 서버를 설치하는 디스코드 앱에 가입했다. 브랜드측은 "팬들을 위한 가상의 집과 만남의 장소로서 새로운 메타버스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따라서 앰부시 NFT는 단순한 디지털 토큰이 아니라 이 가상 커뮤니티를 위한 일종의 멤버십 카드인 셈이다.
프라다는 익스트림 스포츠 비디오게임 라이더스 리퍼블릭을 위해 가상 의류와 장비를 출시했다. |
지난 2월초에 구찌는 성공적으로 수퍼구찌를 출시했는데, 이 시리즈는 케링이 소유한 라벨 '볼트' 사이트에서 판매되며 미국의 아트 토이 전문점 슈퍼 플라스틱과 제휴해 그림으로 그린 도자기에 있는 실물 조각상과 매치했다. 이를 계기로 구찌는 볼트를 당초 중고 빈티지 아이템 판매에 주력하던 e컨셉 스토어에서 디지털 체험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최근 자체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볼트를 '상상의 힘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최근 볼트를 통해 구찌가 디스코드에 가입하고 '구찌 볼트 디스코드' 서버를 만들었으며 소셜미디어에서도 볼트 배너 아래 다시 한번 샌드박스에 있는 가상 토지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구찌는 메타버스가 제공하는 모든 가능성을 직접 탐구하면서 자신만의 지형을 감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여러 가지 경험을 실험하고 있다.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질 샌더, 메종 마르지엘라, 마르니를 소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패션 그룹인 OTB는 가능한 새로운 메타버스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자회사 BVX(Brave Virtual Xperience)를 만들었다. 발렌시아가는 곧 전담 가상 부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럭셔리 분야에서 바야흐로 메타버스 전쟁의 막이 올랐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