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패션의 잡동사니에 점령당한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
패스트 패션은 저렴한 제조 비용과 소비자 수요에 대한 의존으로 인해 전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만이 우리의 소비 습관을 바꾸는 동시에 환경, 사회 및 폐기물에 의한 악영향을 해결할 수 있다.
칠레는 지난해 11월 아타카마 사막의 충격적인 이미지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세계에서 가장 외진 곳 중 하나인 이 사막은 장엄한 화산과 염전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 멋진 풍경은 사막 고원지대에 산을 형성한 5만 9천 톤의 옷들에 의해 심하게 변형되었다.
이 충격적인 사진은 전 세계가 유엔기후변화회의 COP26에 참석했을때 의류산업에 대한 불안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표면화되었다. 즉 글로벌 패션 산업은 더 많이 만들고 덜 입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의 순환경제 자선단체 엘렌맥아더재단은 지난 15년 동안 의류 생산량이 두 배로 늘어난 반면 의류 사용량은 3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의류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현재의 방법은 지속 불가능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많은 변화들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며 우리의 경제, 환경 그리고 옷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청바지 한벌을 만드는데 1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
패스트 패션의 숨겨진 비용
현재 의류 현실은 낮은 제조 원가와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잦은 구매가 핵심인 '패스트 패션'에 의해 형성되었다. 여러 가지 사회적, 환경적 비용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 않기때문에 모델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숨겨진 비용은 다음에 소개하는 세 가지다.
먼저 환경적인 측면이다. 의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물(면화 재배), 에너지(회전 및 제조 공정에 동력 공급), 화학 물질(면화 식물에 비료주기와 직물 염색)이 필요하다. 보통 청바지를 만드는데 4천리터에서 1만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는 사람들이 5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막대한 물 사용은 세계적으로 물 부족을 증가시키고, 에너지 사용은 탄소 배출을 발생시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강을 오염시킨다.
두번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다. 의류 산업은 노동법이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는 저소득 국가에서 주로 문제가 생산된다. 노동권 침해는 전통적으로 의류 공급망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었고 여전히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저임금, 아동 노동, 담보 노동, 안전하지 않은 노동 관행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으며, 실제로 2017년 이후 더 악화되고 있다.
주요 의류브랜드들은 공급자와 함께 공동 고용주로 간주되고 있다. |
세번째는 폐기물 문제다. 낮은 생산비용과 형편없는 수요 예측이 혼재한다는 것은 막대한 양의 옷이 생산되지만 한번도 입지 않고 산더미 같은 쓰레기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옷이 야외에 쌓이면 독소를 배출한다. 이러한 환경적 피해를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청바지 한 벌에 200유로(약 27만원) 정도다.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20년 전과 비교해 두 배나 많은 옷이 버려진다고 한다.
옷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높은 수준의 자원에도 불구하고 의류를 위해 생산되는 모든 섬유 재료의 최대 40%는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지 않고 태우거나 매립지에 버려진다. 왜냐하면 옷을 생산하는 비용이 저렴하고, 브랜드들은 전통적으로 환경 비용을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부실한 수요 예측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팔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이 생산하게 된다.
중국 신장위그루 자치구 투르판시에서 노동자들이 면 섬유에서 잎을 비롯한 불순물을 손으로 제거하고 있다 |
옷을 구매, 사용, 판매하는 방법의 진화
앞으로 순환 경제는 의류 산업을 재편할 것이다. 순환 경제에서는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고 가치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다시 디자인되어 판매된다. 앞으로 패션 산업에 있어 순환 경제가 가져올 변화와 그로 인한 영향력을 살펴본다.
먼저 중고 옷을 대여해 재판매 가치를 알 수 있다. 작년에 360억 달러(약 43조1,820억원)가 중고품 구입에 사용되었는데, 이는 이는 패스트 패션 구입에 사용된 300억 달러(약 35조 9,850억원)를 능가하는 수치다. 판매, 렌탈, 거래 플랫폼이 사용자와 소비자를 증가시키면서 이러한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다. 중고 판매의 증가는 신상 의류에 대한 수요를 낮추거나 유통업체와 소비자, 그리고 전통적인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다른 곳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재판매의 용이성은 또 다른 중요한 변화를 촉발시킨다. 소비자들이 옷을 일종의 투자로 본다는사실이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지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일부 진취적인 젊은 쇼핑객들은 이미 값비싼 럭셔리 브랜드의 옷이나 핸드백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렌트나 리셀을 고려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일부 업체들은 이미 한 달에 수 천 벌의 옷을 임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번째로 공급 과잉으로 촉발된 판매는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수요 예측 개선은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는 원단을 최대 40%까지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일부 패스트 패션 기업들은 이미 클라우드 기반의 고급망 관리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재고 수준을 낮게 유지할 뿐 아니라 잘 팔리는 제품들을 자동으로 재주문 받고 있다. 미판매 재고를 줄임으로써 기업들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환경적인 요인이 비용 절감의 동력이 되고 있다. 글로벌 패스트 패션의 루키 쉬인(Shein)은 이 점에서 전통적인 패스트 패션 경쟁자들을 이끌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퍼가 망가지면 버리기 보다는 아이템을 수리한다 |
세번째는 헴 라인이 찢어지고 지퍼가 망가지면 버리기 보다는 수리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재단사를 찾는 것이 쉽지 않고 옷을 수선하는 비용이 교체하는 비용을 능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업종이 재편됨에 따라, 이 아이템들의 숨겨진 비용들이 계산서 금액에 포함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 적은 아이템 구입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청바지는 생산과 관련된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고려해 30유로(약 5만원)의 비용이 더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소비자와 중소기업들은 옷 수선에 대한 새로운 요구에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가까운 곳에 있는 수선집를 만날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또한, 잘란도, H&M과 같은 대형 의류 업체들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재 모델을 적용한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재구매 감소로 인해 손실을 대체하기 위해 수선 서비스를 받아들인 소매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뿐 아니라 브랜드 차별화 요소로 이용하고 있다.
네번째는 재활용 재료로 만든 새 옷을 더 많이 입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1% 미만의 중고 의류들이 옷으로 재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신상을 재활용 재료를 이용한 제품보다 선호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류 분해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 리소텍스(Resortecs)의 CEO 데이비슨 레이트는 이를 옷의 디자인 방식과 의류 분해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단추, 라벨, 지퍼를 천으로 부터 분리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힘든 작업이다. 이는 재활용 작업에 들어가기도 전에 의류에서 자재의 절반 이상이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옷을 꿰매는 실을 바꾸면 의류 재활용성이 90%까지 높이고 탄소 발자국은 50%까지 줄일 수 있다. 심지어 스타킹에 사용되는 나일론도 화학적으로 재활용되어 새로운 형태의 속옷으로 바꿀 수 있다.
옷을 만드는 것은 에너지 집약 사업이다 .버진섬유 대신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면 이러한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옷이 수명이 다해도 더 많은 가치를 지니게 되고, 결국 쓰레기로 버려질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H&M은 기술적 관점에서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2025년까지 자사 제품에 30%의 재활용 소재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들이 의류 생산에 있어 최소 재활용 함량을 약속함에 따라, 섬유 재활용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중고 옷을 대여하면서 재판매 가치를 인식한다 |
마지막으로 청바지의 재발견이다. 청바지는 재활용이 매우 어려운 의류 품목 중 하나이지만 최근 데님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개발되어 더 쉽게 만들 수 있다. 현재 리, 게스 진, 머드 진 등과 같은 데님 브랜드들은 새로운 디자인과 공정을 실험하고 있다. 기후를 의식한 차세대 청바지는 여전히 클래식한 룩을 유지하지만 환경 친화적인 염료, 재활용자들이 쉽게 떼어 낼 수 있는 단추, 레이저 기술로 만든 스톤 워시 패턴과 생분해가 가능한 실이 특징이다. .
결론적으로 패션 산업은 변해야 한다. 의류 매장이나 옷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단지 광범위한 산업 이동의 징후로 업계 리더들이 우선시하는 변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독일의 공급망에 대한 새로운 법은 기업들이 자체 공급망에서 인권 침해를 확인하고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법이 다수의 유럽 국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소비자, 유통업체, 정부의 인식은 노동자와 환경을 보호하면서 이 부문을 지속적으로 재편하는 방향을 지향할 것이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