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가 쏘아올린 작은 공…크리에이터 창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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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싱 노하우, 기획력으로 클라스 다른 창업 돋보여

2022-01-24 오후 6:23:25

# 최근 종영한 SBS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송혜교, 장기용 배우의 출연뿐만 아니라 간만에 패션 무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여서 관심이 쏠렸다. 송혜교 배우가 분한 하영은은 잘 나가는 여성복 '소노'의 디렉터에서 독립을 선언하며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 '화답'을 론칭했다.


하영은의 드라마 대사 중 가슴에 꽂힌 것은 "지금 빈손이다.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근데 너무 좋다. 몸에 꽉 끼는 옷을 집어 던진 느낌이다. 망할 수도 있지만, 후회하지 않을 거다."


플라워 열풍을 만든 '마르디 메크르디'가 중국까지 진출하며 130억원 볼륨 브랜드로 성장했다



◇ 브랜드에서 경력 쌓은 크리에이터들의 독립
요즘 이커머스 마켓에서 하영은이 론칭한 '화답'과 같은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화답'의 성공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으나 실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화답'처럼 제도권 브랜드에서 독립한 디자이너 브랜드가 강세를 띠고 있다.


박화목, 김수현 부부의 '마르디 메크르디', 이주현 디자이너의 '뮤제', 이준복 디자이너의 '리이', 윤영빈 CD의 '메종미네드'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들 브랜드는 기존 디자이너 브랜드와 어떻게 다를까?  


패션 이커머스 마켓의 성장을 주도했던 인디 디자이너 브랜드는 상당수가 초반부터 창업을 선택했거나 패션 브랜드에서 짧은 경력을 가지고 시작했던 이들이 많다. 또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은 디자이너들이 독립해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 케이스도 여럿이다.


이들 인디 디자이너 브랜드가 있었기에 W컨셉, 29CM, 무신사와 같은 패션 플랫폼이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 플랫폼들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다양한 콘텐츠로서 가치는 충분하나 외형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스타 브랜드가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400~500억원대로 성장한 브랜드를 배출한 스트리트 캐주얼 마켓에 비해 디자이너 브랜드는 매출 상위 브랜드라고 해도 100억원 넘는 브랜드가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이에 반해 최근 오프라인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고 독립한 크리에이터들은 오프라인 브랜드의 상품 기획력,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는 안정적인 소싱 인프라, 여기에 매출 외형을 키울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볼륨 브랜드로 성장하기에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 '마르디 메크르디'·'뮤제', 여성복 노하우로 히트
디자이너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와 '뮤제'는 올해 4년차 브랜드이지만 각각 플라워 상의류, 코트 맛집으로 히트를 쳤다. 지난 2018년 S/S 론칭한 '마르디 메크르디'는 2019년 하나의 아이템으로 선보였던 플라워 그래픽 티셔츠가 2020년 주력 라인으로 부상하면서 스타 반열에 올랐다. 플라워 그래픽 티셔츠는 맨투맨, 니트까지 히트를 쳤고 지난해 170억원대 볼륨 브랜드로 외형을 견인한다.


'피스피스' 디자이너 브랜드로 시작했던 박화목 대표는 8년 동안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2018년 마지막이다 싶은 심정으로 론칭한 '마르디 메크르디'로 축포를 터트렸다. '마르디 메크르디' 성공에는 '발렌시아가' '지방시'MD로 경력을 쌓은 이수현 실장(부인)이 합류하면서 브랜드 기획력을 탄탄히 한 공이 더해졌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W컨셉, 29CM, 무신사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플랫폼과의 공동 기획으로 주력 상품의 스테디셀러 만들기에 돌입했다. 그 결과 티셔츠, 맨투맨, 니트에 이르기까지 플라워 시리즈는 브랜드 시그니처로 통했다.


'마르디 메르크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 브랜드의 라인 확장 전략을 구사하며 남성, 주얼리, 스포츠, 키즈, 펫 라인까지 단숨에 늘려나갔다. 이 같은 성과로 '마르디 메크르디'는 지난해 중국 판권 계약을 체결, 중국 사업까지 확장했으며 국내서는 한남동 일대를 '마르디' 골목으로 만들며 다점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컬렉션을 개최하며 메이저 무대로 데뷔한 '뮤제'



또 같은 해 등장한 여성복 '뮤제'는 코트 등 아우터가 인기다. '오즈세컨' '보브'팀장, '나이스클랍' 디자인실장 출신인 이주현 디자이너가 론칭한 '뮤제'는 가죽 재킷, 핸드메이드 코트, 다운 점퍼 등 아우터 강자다. 론칭 첫 시즌 하나의 제품에 20~30장 생산으로 시작했던 '뮤제'는 인기 코트 제품은 2천장 이상 판매되고, 이번 겨울 처음 선보인 다운점퍼는 50만원대 고가 제품임에도 1천장을 판매했다.


'뮤제' 이주현 디자이너는 "20년 가까이 제도권 브랜드에서 근무하다 처음 온라인 영업을 시작했을 때 생태계도 어렵고 고객 성향도 달라 많이 당황했다. 하지만 온라인 마켓에서도 히트 상품을 배출해 매출을 견인할 수 있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은 일맥상통했다. 시즌 히트 상품을 예측하고 발 빠르게 재생산을 투입하며 대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시장에 대한 감'은 오프라인 볼륨 브랜드에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뮤제'의 상품 기획에는 '솔리드옴므' MD 출신인 박진철 이사가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컨템포러리 캐릭터 디자이너 브랜드로 인기를 얻고 있는 '메종미네드'



◇ '리이'·'메종미네드', 오프라인 시스템과 온라인 강점 믹스     
지난해 'K패션 오디션' 대상을 수상하며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리이(RE RHEE)'는 이준복 디자이너가 2019년 독립하며 론칭했다. 초아산업에서 'JB리파인'의 CD를 맡으며 오프라인 여성복을 전개했던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담은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의지로 '리이'를 출시했다.


브랜드명도 '다시 나를 찾다'라는 의미로 본인의 이름을 따 'RE RHEE'로 정했다. 이준복 디자이너는 여성 영캐릭터 시장을 경험하면서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이 팬츠라고 판단, 팬츠 라인의 경쟁력을 높였고 '리이'를 팬츠 맛집으로 홍보했다. 실제 '리이'가 제안하는 팬츠는 9~10차 리오더를 진행할 만큼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올랐고 전 컬러를 구매하는 충성 고객도 생겼다. 온라인에서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더 리얼하게 받을 수 있고,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기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에 더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리이'는 디자이너 감성과 가성비 높은 가격을 강점으로 팬츠, 코트 맛집 타이틀을 얻었다



베이스먼트랩의 디자이너 남성복 '메종미네드'는 2018년 론칭 첫 해 독특한 캐릭터로 주목받으며 1년 만에 대명화학의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메종미네드'는 더니트컴퍼니 출신의 4명 창업자가 공동으로 론칭했는데 그 중심에는 '버커루' '크리스.크리스티' 등에서 실력을 쌓은 윤영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대표)의 역할이 컸다. 그는 볼륨 캐주얼 브랜드에서 한계를 느꼈던 디자이너로서 갈증을 '메종미네드'를 통해 해소했고 이는 고객들에게도 통했다.


윤영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우리는 제도권 브랜드의 시스템과 온라인의 장점을 믹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볼륨 캐주얼에서 경험했던 선기획 시스템을 '메종미네드'에도 적용해 5천장~1만장의 히트 상품을 배출하고 있으며 내부 조직 운영은 오프라인 브랜드와 동일하게 운용하고 있다. 대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장점이라고 생각, 고객 조사는 철저하게 온라인을 베이스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윤 CD는 '메종미네드'의 성공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여성복에 도전한다. 상반기 여성복 '뉴 페이져'를 론칭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리스트', '럭키슈에뜨', 'SJSJ', '시슬리'에서 경력을 쌓은 김세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했다. '뉴 페이져' 역시 김 CD의 제도권에서 경험과 베이스먼트랩의 온라인 노하우를 믹스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제도권 브랜드에서 경험을 쌓은 크리에이터들의 브랜드 독립이 모두 성공 방정식으로 통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오프라인 출신 CD들은 온라인 마켓에 대한 이해, 고객과의 소통 부족으로 문을 닫은 곳도 여럿 있다. 하지만 이커머스 마켓에서도 오프라인 브랜드 기획 운용의 노하우와 디자이너 감성을 겸비한 스타 메이커의 등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황연희 기자
yun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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