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지속가능성, 패션업계 우군인가 적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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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펜데믹 장기화로 지속가능성 존재감 상실

2022-01-06 오전 10:37:25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이 흔들리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세계적인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리테일은 올해 전례없는 변화의 시기를 맞이 하고 있다. 세계 패션계는 코로나 위기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패션계의 집중을 방해하는 재앙적 요소가 될지 아니면 광범위한 변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지에 대한 숙제를 안고 올해를 시작했다.


사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가 유행하기 전에는 지속가능성이 패션업계 최대 화두였다. 유명 럭셔리 브랜드의 공약이든, 협업적인 성격의 혁신이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부상이든, 혹은 정부가 개입하라는 국민의 요구든간에 토론의 핵심 주제는 패션 리테일의 환경 파괴적인 부작용이었다.


유통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싸움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러한 대화는 이제 극적으로 바뀌면서 두 가지 숙제를 안게 되었다. 바로 아젠다에서 지속 가능성이 사라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는 문제 제기와 출근과 삶과 쇼핑에 대한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잡으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개혁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세계적인 리서치 전문 기관 '글로벌데이타'는 단기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 이후 전 유통업체들이 직면한 현금 유동성 위기로 인해 지속가능한 혁신에 대한 투자를 대폭 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데이타의 시니어 리테일 애널리스트 에밀리 솔터는 "코로나펜데믹으로 인해 이제 더이상 지속가능성이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의 최우선 아젠다에서 사라졌다. 이 때문에 제품과 판매를 위한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해 원단, 물류, 생산 공정 변경이 코로나펜데믹 이전 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장기적인 조정의 경우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 많은 비식품 유통업체들은 상당 기간동안 매출이 낮거나 없는 단계가 지난 이후에 이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금융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성 문제에 있어 초창기의 초점이었던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도 점점 그 중요성이 떨어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코로나펜데믹으로 인한 봉쇄조치로 인해 가정용 쓰레기가 많이 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코로나로 인한 엄격한 보건 및 안전 기준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플라스틱 의류와 가방, 창고 작업자를 위한 보호용 장갑 등 더 많은 일화용품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쓰레가 배출을 규제하던 코로나 이전 상황과는 정반대다.


바다 오염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플라스틱

전문가들은 지속가능성과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는 단기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위생과 청결이 중요한 많은 소비자들에는 덜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일회용품 사용에 대해 '(코로나 감염에서) 안전하다'는 감정이 들면서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도 하지만, 일회용품을 안 쓸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  '귀찮고, 피곤하고, 무시하고 싶은' 문제라는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팔다가 남은 재고의 축적과 유통업체들이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지 여부는 심각한 지속가능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코로나펜데믹로 인해 소비심리가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유통업체들이 봉쇄 조치로 몇 주동안 매장 문을 닫게 되면서 의류 더미는 팔리지 않은 채로 그대로 창고에 남게 될 것이다.


이제 유통업체들은 이 재고 물건들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방법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분명 이렇게 하는 것이 환경친화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가 팔다가 남은 고가의 멀쩡한 재고를 불에 태워 소각했을 때 맞닥뜨린 소비자들의 강력 반발은 유통업체들이 자신들의 결정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다.


아직까지 에너지원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행해지는 제품 소각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유통업체는 없다. 하지만 먼 미래를 내다보면, 유통업체들은 매출 장부의 균형을 맞추어야 하고 무엇보다 핵심 기능보존이 우선이기 때문에 미래 투자에 소극적일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일자리까지 위협하며 노동환경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한편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도 우려된다. 이미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이 위기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 아르카디아, 뉴룩, 어반 아웃피터스, JD윌리암스 등을 포함한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갑작스러운 주문 취소나 보류가 의류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저개발 국가 노동자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의 의류제조업체와 수출업체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으로 1,100개 이상의 공장이 문을 닫았으며 약 30억 8천만 달러(약 3조 6,800억 원)의 주문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었다.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인건비 역시 어마어마하다.

지속가능한 패션 네트워크 '커먼 오브젝티브'의 CEO 탐신 레쥔느는 "코로나 위기로 인해 공급망 측면에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해고당했고. 사람들이 처한 상황은 아주 비극적이다. 최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주로 환경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나 공정무역, 윤리적패션과 같은 사회적 이슈들은 논의가 부족하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얽혀있지만 휴먼이라는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사실 패션 시스템은 수백만 명 노동자의 생계를 지원해 왔기 때문에 동전의 양면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 즉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산업적인 구성 요소를 동시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패션과 관련된 모든 사람을 보호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LVMH와 커링과 같은 글로벌 럭셔리 그룹과 H&M과 자라와 같은 글로벌 SPA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노력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그 사이에 끼었는 로컬 중소기업도 지속가능성 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중소 기업들이 회사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원칙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 제품, 컨셉을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이메큘럿 비건 창업자 아니크 아일랜드

지속가능한 멀티 브랜드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메큘럿 비건'의 창업자 아니크 아일랜드는 100개 이상의 중소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 레이블의 브랜드들은 운영을 지속하기 위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많은 대화는 다수의 소규모 브랜드가 주도하지만, 간기적으로 중소기업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여전히 판매를 하고 있지만 수요가 적기 때문에 브랜드에 현금 흐름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중소기업들이 취약하지만 지속 가능한 브랜드는 훨씬 더 큰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한 기업은 이미 이윤이 거의 없다. 많은 돈을 지속가능 제품을 만들고, 사업을 혁신하고, 직원들의 공정한 급여 보장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속 가능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현금 흐름이 중단된다면 그것은 매우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커먼 오브젝티브 CEO 탐신 레쥔느

'커먼 오브젝티브'의 CEO 탐신 레쥔느는 "패스트 패션업체들이 매출이 떨어지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팔다가 남은 의류들이 창고에 쌓이고 매출이 하락함에 따라 납품업체들도 주문 취소를 당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로 인한 경제적 여파는 이미 비즈니스 모델의 불안정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봤을 때, 사람들은 위기의 원인이 현재의 사업 모델과 설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것이 경제와 환경 사이의 갈등을 분명히 할 뿐 아니라 시스템에 매우 잘못된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기를 맞은 드라마틱한 글로벌 임팩트는 현재 셋업에 대한 과감한 재고((再考)로 이어질 수 있으며, 더나아가 미래에 더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다소 희망적이다.  어쩌면 이번이 사업 방식을 재설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금까지 추세는 변화의 필요성을 패션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변화를 원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작업은 현재 사업 모델 내에서 프로세스의 품질을 살펴봄으로써 수행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실제로 모든 관련자들을 보호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탐신 레쥔느는 일자리 감소와 패션계의 퇴출 규모가 방대하지만, 이 상황에서 희망적인 전망을 보고 있으며, 많은 신규업체들이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조언을 요구하는 등 커먼 오브젝트에 새로운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직장을 떠났거나 휴직중인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야망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있는 전도유망한 신생기업의 대부분은 사업 모델의 핵심에 지속가능성을 구축하고 있다. 미래의 관점에서 보면, 코로나 위기 이후 지속가능한 사업이 속속 나타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한 전자상거래 사이트 '레브 앙 베흐'의 창업자 코라 힐츠는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이 락다운으로 인해 느긋해 질 수 밖에 없게 됨에 따라 업계 이슈를 고려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녀는 "코로나 펜데믹 이전에 소비자들은 이미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지만, 너무 바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숙고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 이후 사람들은 지속 가능성에 관여할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녀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이후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지속가능성이 다소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생활이 재개되었을 때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태도다. 변화 무쌍하고 강력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기업들에게 전달되어 그들의 결정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 이것은 소비자 주도로 진행될 것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소비자의 압력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관심있게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오리무중인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에서 장기적인 영향을 예측하기는 현재 불가능하다.  단기적으로는 지속가능성을 핵심으로 하는 중소브랜드와 유통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고, 대형 브랜드들은 사업을 보존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집중과 투자를 늦출 수도 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소비자들의 사고방식 변화와 거대한 경제적인 격변은 모든 면에서 비즈니와 패션에 대한 태도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화시킬 것이며 이는 향후 몇 년 동안 보다 지속가능한 산업을 위한 길을 열어 줄 것으로 보인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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