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991’의 론칭 20주년을 기념한 Made in UK 한정판 |
네이버 자회사 크림이 10억원에 인수한 나이키 매니아란 사이트가 있다. ‘나이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 같은 사이트지만 ‘뉴발란스’ 카테고리가 생겨난 걸 보면 ‘뉴발란스’가 얼마나 젊은 층들에게 어필하는 가를 느낄 수가 있다. ‘뉴발란스’는 한국에서 2020년말 기준으로 5천억원 매출을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시작 당시 작은 사무실에서 열정적인 몇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던 비즈니스는 어느새 스포츠 업계에서 당당히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디다스’가 잃어버린 지난 4년의 세월과 2천억원 이상의 매출은 고스란히 ‘뉴발란스’가 다 가져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뉴발란스’는 어떻게 젊은 층들의 마음을사로 잡고 있는가? 구매층이 브랜드를 갈아 타는 메커니즘은 과연 무엇인가? 누구나 인정하는 강력한 브랜드를 두고서 3위, 4위 브랜드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어떤 전제 조건이 필요한가? 물론 ‘운이 좋으면 가능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겠다. 요즘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주가를 누리는 일본 출신 오타니 쇼헤이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운을 이렇게 정의했다. 운은 내가 할 일을 최선을 다할 때 나에게 오는 것이라고 말이다. 어쩌다 소 뒷발로 쥐잡기의 심정으로 다가오는 운의 정의에 정면 도전한 생각이다.
‘다른 브랜드가 너무 많이 깔려서’, ‘식상해서’, ‘웬만한 건 다 경험해봐서’등의 이유는 브랜드 교체에 충분한 이유인가?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반드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주변 지인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정말 잠깐 스쳐가는 유행(fad) 정도에 그칠 것이다. 그럼 ‘뉴발란스(이하 뉴발)’는 어떤 정당한 이유를 제공한 것인가? 크게 4가지를 이유로 뽑아보았다.
‘뉴발란스’ 글로벌 엠버서더 아이유와 함께 한 가을 화보 |
◇ 첫째, SNS에서 적극적으로 ‘뉴발’을 권한다.
요즘 패션 유튜버들이 본인 방송에서 ‘뉴발’을 적극 권하고 있다. 특히 데일리 패션 아이템으로 현재 유행하는 의류와 잘 맞는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 주장에 또 하나의 멋진 이유는 가격대가 99,000원~109,000원대에서 많은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어 가성비를 찾는 젊은 고객들에게 심하게 어필한다는 점이다. 요즘 들어 주머니가 더욱 팍팍해진 것도 좋은 구실일듯하다.
◇ 둘째, 콜래보에 열심이다.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타 브랜드와의 콜래보레이션에 ‘뉴발’도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디올’ ‘프라다’ ‘오프화이트’ ‘BAPE’ 같은 초일류 브랜드는 아닐지라도 국내 젊은 층들이 관심가질 만한 니치(niche) 브랜드나 작가와의 협업을 꾸준히 해 나가고 있다. 현재 라이프스타일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전황일 작가와 귀엽고 재미난 분위기의 콜라보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번 여름에는 유튜브 채널 ‘MoTV’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베러웍스’와 두번째 콜래보레이션을 성공시켰다.
‘모베러웍스’와의 두 번째 콜래보레이션 '‘MOJO’S Summer Holiday’ |
◇ 셋째, 마니아들의 성지를 확보하다.
패션 ‘뉴발’이 의외의 장소 북촌에 grey house란 이름으로 매장을 오픈하고 마니아 층을 더욱 집결시키고 키우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뉴발’의 역사와 북촌의 상징성을 함께 잘 콜라보한 느낌이다. 그리고 ‘뉴발’을 사랑하는 마니아가 참여한 컬렉터스 아트워크(collector’s artworks)를 개최해 한정판을 보는 즐거움을 더해 주며 입소문의 진앙지 역할을 하고 있다.
삼청동 ‘GREY HOUSE’에서 소개한 컬렉터스 아트워크 |
◇ 넷째, 레트로 맛집으로 이름을 올리다.
구세대와 신세대를 한 곳에 모으고 경쟁을 시키는 형국이다. 예를 들면 990V와 990V(2021) 그리고 990V6(2022년 발매 예정)라고 할 수 있다. 감성과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기능을 재미있게 대비하여 소비자들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갈등을 일으킬 수록 관심이 더 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디다스’가 모멘텀을 잃고 3년 동안 헤매는 사이, ‘나이키’가 과하게 눈길이 가는 퍼포먼스와 레트로 제품을 피로감이 들 정도로 쏟아내는 그 중간을 절묘하게 파고든 ‘뉴발란스’의 앞으로 행보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북촌의 매장 이름에 쓰인 grey(회색)는 공교롭게도 현재의 모습을 적절하게 표현해 주는 것 같다. 교묘하게 섞이면서도 세련된 색상처럼 앞으로도 멋진 제품들로 국내 패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길 기대해본다.
박중근 켐프코리아 대표
jk.park@kemp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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