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글로벌 홀세일 위한 프리오더 필요
B2C 프리오더, 한정 수량으로 희소 가치 부여
무신사 브랜드 프리오더 캠페인 이미지 |
프리오더 전략이 다가올 시즌 예측을 위한 루틴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수주회 참여가 어려워지면서 프리오더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해외 전시에 참여해 글로벌 바이어를 만나는 B2B 성격에서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아이템을 보여주고 선주문을 받는 B2C 성격과 함께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다.
B2C 프리오더는 다가올 시즌 컬렉션 일부 상품을 2주에서 한 달 정도 빠르게 공개하고 일부 수량만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판매와 동시에 할인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이슈를 만드는 것은 물론 시장 반응을 테스트해 정규 컬렉션 발매 때 적정물량을 예측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추동시즌에도 프리오더 프로모션으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롱패딩과 플리스 제품을 판매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또한 MZ 세대의 소비 성향도 한 몫 한다. 이들은 오랜 시간 기다리더라도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구매하는 성향이 강하다.
‘선주문 후배송’이지만 프리오더는 매번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인사일런스’는 한풀 꺾인 무더위와 함께 더블포켓 트렌치코트 프리오더를 진행해 무신사 내 아우터 카테고리 판매 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벳필드’ ‘널디’ 등도 헤비 아우터 선발매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아웃도어 프로덕츠’는 지난해 추동 시즌 대란을 일으킨 플리스 아이템을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로 업그레이드해 선판매를 시작하고 있다.
스트리트 캐주얼 관계자는 “선판매 프로모션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홀세일 거래를 위해 앞선 시즌을 소개하는 수주회를 소비자들에게 공개하는 것과도 같다.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신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윈윈하는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널디’는 지난 6월 72시간 역시즌 판매를
진행했다 |
◇ 컴팩트한 스타일 수와 한정 판매로 승부
프리오더의 핵심은 모든 컬렉션을 보여주지 않고 일부 상품만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한정 판매를 더해 희소가치를 더한다면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 쏠린다. 제 시즌이 아니다보니 리오더도 어려워 많은 물량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로맨틱크라운’은 지난해 헤비 아우터 프리오더를 진행한 이후, 반응이 좋은 일부 상품을 중심으로 1만장 이상 생산을 결정하고 90% 소진하는 효과를 봤다. 올해 헤비 아우터 중심으로 역시 8개 스타일을 선택해 각 100장씩 총 800장 프리오더를 시작한다. 이번 추동 시즌 선보일 헤비 아우터는 덕다운 80%까지 끌어올리는 등 기능적 측면에서 업그레이드했으며, 공식 온라인몰과 무신사를 통해 단독 기획전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김욱연 ‘로맨틱크라운’ 이사는 “프리오더의 가장 큰 강점은 시장 반응을 테스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우터는 리오더 기간이 길기 때문에 적정 물량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반응에 따라 정규 컬렉션 발매 초도 물량을 늘려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 시즌 물량을 처리하는 역시즌 판매보다 신상을 선보여 소비자들 관심을 끄는 이슈 측면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휠라’ 등 아웃도어 브랜드도 올 추동 시즌 컬렉션 일부를 프리오더를 진행하고 있다. ‘인사일런스’와 ‘드로우핏’은 트렌치 코트 선발매를 시작한 이후 아우터 랭킹을 휩쓸고 있다.
한편 B2C 프리오더는 생산 리드타임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2주 또는 빠르면 한 달여 시간을 앞당겨 선공개한다. 주로 컬렉션 공개와 맞물려 선주문 받은 아이템을 발송하며, 그 시간은 9월과 10월이다. 아우터 생산 리드 타임은 2~3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일정에 맞춘 스케줄 관리가 핵심이다. 프리오더를 진행한 아이템마다 반응을 살피고 본 컬렉션 아이템별 물량을 조절도 필요하다. 때문에 컬렉션 정규 발매 이후에도 초도 물량 파악을 위한 데이터 관리와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요구된다.
‘휠라’ 아우터 프리오더 |
◇ 프리오더, 글로벌 홀세일 비즈니스가 근본
본래 프리오더는 국내 스트리트 캐주얼들이 B2C 방식으로 보여주는 방식과 달리 글로벌 바이어들에게 6개월 앞선 시즌을 먼저 보여주는 B2B 수주회다.
‘앤더슨벨’은 지난해 3월 파리 쇼룸에 참가해 다가올 추동 시즌 컬렉션을 미리 선보이며 18억원 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수주회가 막혔지만, 여전히 앞선 시즌 컬렉션을 해외 공식 SNS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선보이며 꾸준히 바이어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로맨틱크라운’은 중국 i.t 25개 매장과 꾸준히 수주 계약을 진행한다. 지난 3월 추동시즌 수주회를 열고 수주량이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했다. 지난해 솽스이와 올해 연중따추에서 탑급 왕홍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2만장 판매를 기록하면서 이슈가 되면서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규 바이어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프리오더는 글로벌 홀세일을 위한 비즈니스가 근본이다. 앞선 시즌에 대해선 예약과 함께 자금을 조달 받아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재고 부담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을 바라봐야 하는 국내 스트리트 캐주얼이 지향해야 할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평가다.
최근 글로벌 홀세일을 위한 프리오더 전략을 안착시키려면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 비대면 수주가 늘어나면서 온라인에서 글로벌 바이어를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감성 짙은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앤더슨벨’은 코로나19 시국에 발맞춰 꾸준히 글로벌 바이어들을 공략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기획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전담 팀을 신설하고 기존보다 4배 이상 투자를 진행했다. 이미 올해 1월 글로벌 바이어들이 먼저 볼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에 2021추동 시즌 룩북과 콘텐츠들을 업로드했고, 현재까지 40여개 새로운 바이어들과 수주상담을 진행했다.
최정희 ‘앤더슨벨’ 대표는 “이제부터는 시즌을 시즌 콘셉과 아이덴티티를 잘 표현하는 콘텐츠 기획이 세일즈의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 콘텐츠 기획과 마케팅 예산을 늘린 것은 코로나 이슈로 올해가 아닌 2022년을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서재필 기자
sjp@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