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브랜드 탄생 vs 아이덴티티 강조, 팽팽한 의견 대립
스트리트 장르 확장, 대중성과 브랜드 가치 확보를 통한 아이덴티티 확립
최근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연예인 뮤즈 기용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최근 스트리트 캐주얼 사이에서 연예인 뮤즈 기용이 새로운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스트리트 캐주얼의 연예인 뮤즈 발탁은 대중성 확보와 브랜딩이 목적이다. '아크메드라비'는 연예인 및 스타일리스트들과 친분을 쌓아 시작부터 1500회 이상 연예인 협찬을 꾸준히 진행했다. '아크메드라비'는 시작부터 아이유, 이민호 등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연예인들의 공항패션으로 이름을 알렸고, 첫 컬렉션을 프로듀서 비지(BIZZY)와 함께 룩북을 촬영했고, 지난해 트와이스, 올해 산다라박-송민호를 기용하면서 연예인 패션을 그들의 아이덴티티로 내세운다. 트와이스를 통해 키치한 이미지와 폭넓은 소비자들을 만났다면, 산다라박과 송민호 뮤즈 발탁으로 스트리트 캐주얼 감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재모 '아크메드라비' 대표는 "연예인 패션으로 뜨는 것은 결국 제품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연예인들 역시 자신들의 가치를 위해 자신이 입고 나온 옷의 제품력이 떨어지면 입는 것을 꺼려한다. 어떤 연예인이 입느냐와 함께 제품 퀄리티에도 신경 쓰고 있다. 홍보 개념이 강한 인플루언서 협찬은 우리 아이덴티티와 맞지 않아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이풀'과 '키르시'도 연예인 뮤즈 발탁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라이풀'은 배우 김우빈, '키르시'는 배우 송강을 메인 모델로 발탁했다. 이러한 행보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도 인기있는 국내 연예인을 통해 보다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의도다.
'아크메드라비'는 최근 송민호-산다라박을 뮤즈로 발탁했다
◇ 스트리트 본질은 소비자가 공감하는 스토리텔링
연예인 뮤즈 기용은 브랜드 고유의 감성이 퇴색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 또한 팽팽하다. 셀럽 뮤즈 기용이 브랜드의 대중적 인지도 확보를 쌓을 수 있지만 이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디스이즈네버댓'은 스트리트 시장에서 리딩 브랜드로 손꼽히지만 브랜드 대중성과 매출 확대를 모두 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보여줄 수 있는 브랜딩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스투시'는 창업자 숀 스투시의 브랜드 성장 과정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
글로벌에서도 '슈프림' '오베이' '스투시' 등은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으로 탄탄한 팬덤을 쌓았다. '오베이'는 2000년대 거리 낙서가 유행하던 시절,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의 꾸준한 DIY 디자인 작업 끝에 탄생했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전달했다. '스투시'는 1960~1970년대에 펑크&뉴웨이브 음악을 들으면서 직접 손수 서핑보드와 스케이트보드를 제작하고 티셔츠를 인쇄해 팔았던 창업자 숀 스투시의 일화로 전세계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이처럼 스트리트 캐주얼은 대중들에게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고 신뢰를 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가치로 강조되고 있다. 또한 스트리트 브랜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리딩 브랜드들이 현재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를 꾸준히 발굴 및 기획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디스이즈네버댓'은 래퍼들과 협업한 디지털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 연예인 뮤즈 = 글로벌 스타 브랜드 탄생
연예인 뮤즈 기용은 대중성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아이돌들이 해외에서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자리잡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아크메드라비'는 지난 시즌 트와이스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띄운 이후, TV 프로그램 신서유기로 아시아 스타로 떠오르는 송민호와 아시아 한류 아이콘 산다라박을 뮤즈로 기용했다. 이번 뮤즈 기용과 함께 'BEYOND DESCRIPTION - it's too extreme that it cannot be described in words'라는 시즌 콘셉에 맞춰 각각의 모델들이 표현해냈다. '아크메드라비' 아이덴티티를 모델 각각의 개성으로 풀어냄과 동시에 다양한 스타일의 아이템들을 풍성하게 선보이고 있다. 화보와 함께 동시에 공개된 영상도 화제다. 여러 K-POP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감각적인 영상으로 유명한 이기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제작한 송민호와 산다라박의 영상은 각각의 모델이 보여주는 고유한 개성을 녹여낸 세련된 영상미를 자랑한다.
구진모 아크메드라비 대표는 "송민호와 산다라박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세계 시장에서 인정 받는 대표적인 K-POP 아티스트이다. 그들이 상징하는 강렬한 개성과 뚜렷한 패션 감각이 담긴 스타일링으로 '아크메드라비'가 보여주고자하는 방향성과 시즌 콘셉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키르시' 뮤즈 송강 |
'키르시'는 인기 배우 송강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6월 진행된 618 연중따추에서 송강이 참여한 룩북을 SNS에 적극 바이럴하면서 국내 브랜드 중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했다.
레이어(대표 신찬호)에서 전개하는 '라이풀'과 '마리떼프랑소와저버'는 각각 김우빈과 차정원을 뮤즈 기용해 대중성을 확보했고, 오프라인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라이풀'은 미니멀 감성에서 볼륨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해 김우빈을 뮤즈로 발탁했고, 그 효과로 더현대에 오픈한 오프라인 매장이 월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마리떼프랑소와저버'는 지난 3월 차정원을 뮤즈로 발탁함과 동시에 발매한 캡슐 컬렉션이 출시 이틀만에 2차 리오더에 돌입,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200% 수직상승했다. 뮤즈 차정원이 함께 컬렉션 기획에 참여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대현 레이어 MD 팀장은 "연예인 기용은 볼륨 브랜드로 확장한다기보다 브랜드 성격에 맞는 전략을 세워 독립적으로 전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딩 브랜드가 중심을 잡고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 및 발굴하면서 새롭게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빈을 뮤즈로 내세운 '라이풀'(왼쪽), '마리떼프랑소와저버'는 차정원을 뮤즈로 기용한 후 매출이 수직상승했다
◇ 스트리트 장르 확장 vs 대중성과 브랜드 가치 확보
대중들에게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고 신뢰를 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하는 전통적인 목소리와,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맞춰 브랜드의 생존과 전파가 브랜드의 가치 창출로 이어진다는 새로운 전략들의 활발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시너지는, 도메스틱 브랜드들이 보여주는 치열한 자기 성장의 노력, 이를 통한 브랜드의 지속성장과 확대다. 리딩 브랜드들이 현재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키워 나가면서 동시에 각자의 브랜딩 전략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 현 상황이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스트리트 캐주얼 관계자는 "국내 스트리트는 브랜드가 보여주는 고유한 아이덴티티와 스토리텔링, 개성적인 감성에 연예인들이 자발적으로 매력을 느껴 이를 방송과 일상에서 입었고 이 사진들이 SNS에 퍼지면서 성장했다. 대중들이 아이덴티티에 공감하는 것이 진짜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필 기자
sjp@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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