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드아웃ㆍ크림, 모기업 기반한 고공성장
프로그, NFT 활용한 정품 인증 시스템 도입
GD가 커스텀에 참여한 나이키 에어포스 파라노이즈는 리셀 가격이 300만원까지 치솟았다
마니아 시장으로 여겨지던 신발 리셀 거래가 이커머스 바람을 타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정판 신발은 스트리트 캐주얼 열풍과 함께 희소성으로 10~3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응모해 당첨되기만 하면 몇 배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재테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GD와 BTS 같은 글로벌 셀럽 또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있는 럭셔리 브랜드들과 협업한 한정판 신발의 경우는 그 희소성이 상상 이상으로 높다. 지난해 '나이키'와 GD가 손잡고 기획한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는 21만 9000원에 판매됐고, 리셀 가격은 300만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힙합 거장 카니예 웨스트와 '아디다스'가 협업한 이지부스트 라인은 리테일 가격의 8배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정판 신발 거래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전문 앱(APP)들도 생겨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7월 한정판 신발 거래 중개 서비스 '솔드아웃'을 론칭했다. 솔드아웃은 신발 관련 커뮤니티로 성장한 무신사의 오리지널리티를 바탕으로 탄생한 앱으로, 론칭 초기부터 기대를 모았다. 네이버는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크림'을 론칭하면서 리셀 시장에 발을 들였다. 앞서 2019년에는 스타트업 힌터(대표 정하윤)가 중고 거래앱 '프로그'를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프로그는 독자적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사용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하윤 힌터 대표는 "여러 경제지와 연구소에서 리셀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셀 거래에서 고질적인 문제였던 정품 인증, 원활한 거래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 자회사 SLDT가 운영하는 '솔드아웃' |
◇ 솔드아웃ㆍ크림ㆍ프로그, 시장 키운다
네이버 '크림'은 지난 3월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분사한 이후 누적 투자금 400억원을 확보했다. 크림은 론칭 1년만에 누적거래액 2700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매달 100% 이상 거래액이 신장하고 있다.
네이버의 콘텐츠 지원도 크림 성장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쇼핑라이브 예능형 라이브 커머스로 '스니커데이' 콘텐츠를 진행, 첫 방송에 26만명이 시청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 콘텐츠는 이동휘, 레디, 개코, 하하 등 셀럽들이 직접 한정판 스니커즈를 라이브로 소개하고 스타일링 팁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자연스럽게 '크림'과 연계를 통한 판매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무신사도 솔드아웃의 독자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 5월 자회사 SLDT를 분사하고 두나무파트너스로부터 1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SLDT는 솔드아웃 서비스 고도화와 시장 점유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비용을 대거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솔드아웃은 스니커즈 전문 필진과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콘텐츠를 기획하고, 다양한 브랜드간 협업 스니커즈를 독점으로 판매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솔드아웃이 지난 5월 공개한 '아식스 X 비비안 웨스트우드' 젤 카야노 27DE 스니커즈는 발매 10분만에 전량 품절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보였다. 앞선 지난 3월에는 신진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CFC(Creators Football Club)와 협업해 커스텀 스니커즈를 기획했다. 일러스트레이션과 애니메이션, 그래픽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30여명 작가들과 함께 '나이키' 에어포스1을 재해석하면서 높은 반응을 이끌었다.
솔드아웃 관계자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과 독자적인 콘텐츠 기획으로 이용자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앱 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안정성과 신뢰도 높은 거래 시스템을 안착시켜 리셀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는 블록체인 NFT를 도입해 신뢰성을 높였다 |
◇ 신뢰성 높은 정품 인증 시스템 필요
프로그는 최근 온버프NFT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가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시장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소유와 거래 이력이 영구적으로 기록된다. 특히 한정판 스니커즈는 희소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NFT는 위조할 수 없는 정품 인증서 역할을 한다.
온버프 NFT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투자를 위해 1차로 20억원 규모 자본을 조성한 펀드로, 유망한 NFT 프로젝트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는 1차로 선정된 투자처이며, 한정판 신발 거래에 NFT 기술이 적용된 검수 및 소유권을 발급한다는 방침이다. 프로그의 NFT는 FRC(프로그 등록 인증)라는 이름으로 발행되며, △제품 정보 △이미지 △소유자 정보 등 거래 관련 데이터가 기록된다.
정하윤 힌터 대표는 "프로그온 프로젝트를 통해 한정판 신발에 대한 소유권을 NFT로 발급 받을 수 있게 되면 개인이 보다 신뢰도 높은 거래를 할 수 있고 시장 규모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한정판이 갖는 희소성을 테마로 다양한 NFT 플랫폼과 협업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크림'은 커뮤니티 '나이키 매니아'와 독점 광고 계약을 맺고, 커뮤니티 운영진들을 거래 아이템들이 정품인지 가품인지 판별하는 패널로 참여시켰다. 더 나아가 최근 유치한 200억원 투자금을 정가품을 판정하는 인공지능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개개인이 한정판 스니커즈를 거래할 때 정품 인증서를 분실하거나 위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희소성이 곧 높은 가치로 연결되기 때문에 각 플랫폼마다 정품과 가품을 판별하고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재필 기자
sjp@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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