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자기 이름으로 된 은행 통장 하나 없다는 박 사장은 번 돈을 은행에 넣어둔 채 동그라미 숫자를 세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벌어들인 돈은 또 다른 돈 되는 사업을 위해 투자했기에 그러한 성장이 가능했다고 한다.
박상돈 예신퍼슨스 사장은 스스로를 ‘최고의 장사꾼’이라고 말한다. 그는 동대문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할 때부터 4천억원대 외형을 가진 오늘에 이르기까지 잠시도 소비자를 떠난 적이 없을 만큼 상인정신에 충실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자기 이름으로 된 은행 통장 하나 없다는 박 사장은 번 돈을 은행에 넣어둔 채 동그라미 숫자를 세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벌어들인 돈은 또 다른 돈 되는 사업을 위해 투자했기에 그러한 성장이 가능했다고 한다. 또 어쩌면 주도면밀한 사업가처럼 이리저리 재지 않고, 시장을 너무 쉽게(?) 보고 뛰어들었던 것이 성장 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거품 빠질 때까지 관망하겠다
박상돈 사장은 최근 여성복 브랜드 「이즈마루」와 「이티에스」를 접었다. 캐주얼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여성복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2년을 넘기지 못했다.
여성복 시장 자체가 불투명한 이유도 있었지만, 시장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이 박 사장의 생각이다.
“의사 결정권자인 내가 잘 모르니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제대로 리드할 수가 없었다. 내가 잘 모르면 사람이라도 확실해야 하는데, 사람에 대한 판단기준도 부족했다.”
또 내년에 출시하기로 했던 스포츠 캐주얼과 「노튼키즈」 등 신규 사업을 전면 보류했다.
“지금까지의 성장은 사실 시장이 만들어준 것이었다.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 어떤 브랜드를 만들면 팔릴지 그들 스스로 보여줬다. 그러나 지금은 특별한 무엇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신규 브랜드를 내려면 아주 특별한 것을 만들든지 돈으로 밀어부쳐야 하는데, 특별한 것을 만들 자신이 없고 돈을 주고 할 생각도 없다.”
앞으로 1~2년은 시장을 지켜봐야겠다는 것이 박 사장의 생각. 그 사이에 유통에 낀 거품도 빠질 것이고, 경쟁력 약한 브랜드는 도태되어 새로운 시장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사실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업체들은, 장사를 못했다기보다는 유통비용에 무리한 소비만 했지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 깊게 고민을 하지 않았다. ‘인테리어 지원’이다, ‘매출 보장’이다 해서 점주들이 해달라고 하는 것은 모두 해주고, 매장도 확보해 놓지 않고 물량을 마구 만들어놓고 어떻게 잘 되길 바랄 수 있겠는가? 최근 유통시장에 낀 거품은 대부분 패션기업들 스스로가 뿌린 씨앗이다.”
지금까지는 성장 위주 전략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지금부터는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 박 사장의 전략.
“많이 팔아서 많이 남기는 것도 좋지만, 적당한 외형으로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것이 휠씬 효율적이다. 5천 억 팔아 200억 남기나 2천 억 팔아 200억 남기나 수익은 똑같다. 다행히 「마루」, 「노튼」, 「오앤지」, 「스멕스」, 「마루아이」 등 주력 브랜드들이 모두 제몫을 하고 있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키울 것은 확실하게 키우겠다.”
‘소싱’·‘해외’서 새로운 길 모색
예신퍼슨스에는 ‘예사모’가 있다. 초창기부터 예신퍼슨스와 거래한 생산업체 모임인데, ‘신뢰’와 ‘실력’을 바탕으로 예신퍼슨스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박상돈 사장은 최근 예사모를 중심으로 오더를 몰아주고 있다.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생산업체들도 일정 규모가 되어야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그의 생각 때문이다.
“세계적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기반 또한 튼튼해야 한다. 내가 직접 생산업체를 운영하지 않는 한 협력업체들이 세계적 수준의 소싱력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 급변하는 시장흐름에 대응하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할 수밖에 없다.”
박 사장은 최근 중국시장에 대한 전략을 새롭게 재정비했다. 「오앤지」가 그 동안 상표권 문제로 시장 진출을 제대로 전개하는 데 애로가 있었지만, 지난 9월에 모두 해결한 덕분이다.
“너무 급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이젠 모든 것이 정상화됐다. 현재 30여 개 매장을 북경과 상해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지방 TV에 광고를 내보내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유통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마루」와 「노튼」은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내실 바탕으로 글로벌시장 공략
예신퍼슨스는 올해 3천7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일기 불안정, 브랜드 구조조정 등으로 애초 계획했던 4천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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