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시장 강타한 비건(Vegan)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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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바디샵’ ‘러시’ ‘로레알’ 앞장서 브랜드 출시

2021-06-22 오후 2:20:34


지난해 오스트리아 비엔나 비건마니아 페스티벌에 전시된 천연식물성 소재 가방(사진: 박진아)



비건 라이프스타일이 전세계 소비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채식주의와 비건 식생활은 이미 많은 이들의 일상에 파고들었다. 버섯이나 토마토 줄기 같은 식물성 소재로 만든 옷이나 구두를 파는 비건 패션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트렌드를 포착해 올 여름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는 동물학대를 막고 윤리적인 패션 운동을 대중화한다는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페이크(F.A.K.E.) 뮤지엄을 개장하기도 했다.


'비건(vegan)'은 동물에서 비롯된 음식이나 생활용품을 일체 취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이러한 철학에 따라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이른바 비거니즘(vegani sm)이라 부른다. 채식주의를 뜻하는 베지테리어니즘(vegetarianism)은 신념에 따라서 우유, 달걀, 생선 등을 섭취하지만 비거니즘은 동물에서 비롯된 모든 것을 멀리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채식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고대 인도의 현인들은 이보다 더 나아가 비거니즘을 실천했다. 이 모두 '인간은 동물을 괴롭히거나 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윤리적 신조에 기초한다.



'더바디샵'의 비건 바디케어 라인 바디요거트



◇ 비거니즘, 글로벌 뷰티 시장 트렌드로
비건주의는 뷰티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뷰티 시장 역사는 비거니즘이 패러다임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경사회 속에 살던 한국의 과거 선조들은 갖가지 곡물을 갈아 만든 보습제를 만들어 썼고 홍화나 과일씨를 갈아 만든 분으로 혈색이 돌아 보이게 했다.


근대 이후 일본을 거쳐 서양에서 건너온 화장품은 과학기술의 발전 끝에 탄생한 화학적 산물이다. 가시적인 효능, 보다 우수한 착용감과 착색감, 지속성을 발휘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화학 성분을 가하고 다양한 성분을 배합하며 새로운 기능 성분을 개발하는 거듭된 과학 혁신 끝에 오늘날 스케어 및 메이크업 화장품은 놀라운 진보를 이룩했다.


1980년대에 패션시장에서 등장한 PE TA 동물애호가단체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한 이래, 비건 운동가들은 피부와 머리카락을 보다 윤기있게 해주는 헤어케어 제품과 더 오랜 시간 변색없이 지속되는 색조화장품에 첨가되는 원료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요즘 여성들이 애용하는 빨강색 립스틱에는 카마인 색소가 들어있다. 아이섀도우는 젤라틴, 헤어케어 제품에는 말 케라틴 성분이 들어있으며  모두 동물에게서 추출된다.


최근 소비자들은 과거 그 언제보다도 깐깐하고 요구가 많아졌다.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원료공급-제조법-노동환경- 유통에 이르는 전과정의 투명성을 제품 구매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참조하고 있다. 몸에 직접 바르고 때론 체내로 섭취되기도 하는 화장품은 식품과 다를 바 없이 안전해야 한다는 인식도 커졌다. 내가 쓰는 화장품은 내 몸에 안전한가, 첨가 성분은 인체에 무해한 것인가, 화장품에 들어간 원료는 어디서 와서 어떤 공정을 거쳐 만들어졌나, 그리고 지구에 해를 끼치지는 않는가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은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의 스토리로 알고 싶어한다.



로레알이 인수한 로고코스의 천연식물성 뷰티 라인



◇ '더바디샵' '러시' '로레알' 등 비건 라인 강화
'비건 뷰티(vegan beauty)'가 주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주목 받기까지 약 20년이 흘렀다. 2000년부터 비건뷰티리뷰(Vegan Beauty Review) 사이트를 운영해 오고 있는 서니 수브라마니언을 비롯한 극소수의 '유별난' 소수 채식주의자들이 외친 '윤리적 소비' 라이프스타일에서 출발했다. 신성분 개발과 배합 기술력이 원동력이 된 현대 과학기술의 혁신 덕분에 가능해졌다.


오늘날 영국 소비자들 절반 이상은 비건 화장품과 위생용품을 정기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비건 뷰티는 주류 트렌드로 성장했다. 비건 트렌드를 등에 업고 '더바디샵(The Body Shop)'은 2018년 바디요거트(Body Yogurt)를 출시하며 매출 호조를 경험했다. 또 영국의 수제 비누 브랜드 '러시(Lush)'도 여태까지 고수해 오던 100% 채식주의자용 비누 콘셉을 한층 더 밀어 붙여서 이미 전 제품의 80%를 비건으로 전환했고, 올해부터 기존 헤어케어 카테고리에 첨가 해오던 달걀 성분도 제거할 계획이다.


지난해 로레알은 유기농 전문 마트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독일의 비건 화장품 브랜드 '상테(Sante)'의 제조사 로고코스(Logocos)를 인수했다. 로레알은 로고코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뷰티베이(Beauty Bay)'라는 자체 비건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 비건 인증 마크, 소비자 신뢰도 높인다
비건 화장품 붐을 눈치챈 기성 글로벌 화장품 제조기업들도 기성 브랜드에 비건 인증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비건 제품으로 완전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들도 더러 있다. 색조화장품 제조기업 '커버걸'은 최근 전제품에 대한 '리핑 버니(leaping bunny)' 마크를 획득했다. 국내 화장품 제조기업 코스맥스도 친환경 화장품과 '클린 뷰티' 수요에 대비해 지난해 EVE 비건 인증을 얻었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의 비건 뷰티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비건 뷰티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아직까지 비건 화장품에 주목하는 소비자는 사회적 이슈를 소비활동으로 해소하는 MZ세대에 머물러 있지만 머지않아 타 연령대 소비자들도 비건 트렌드에 공감하고 이 소비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럭셔리 소비자를 겨냥한 미국 '르라보' 비건 식물성 화장품 라인



 
 
 


박진아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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