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가상현실에 브랜드를 알린 '슈프림' |
온라인 게임과 E-스포츠(E-Sports)가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글로벌 패션시장은 올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소비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이를 타개하고 매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온라인 게임시장이다. 온라인 게임을 새로운 전략적 광고 노출 통로로서 예의주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온라인 게임시장을 바라보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유통이 타격을 입은 상황 속에서도 이 시장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조치가 최고조를 이뤘던 지난 3월 닌텐도는 비디오 시뮬레이션 게임 '동물의 숲(Animal Crossing)'을 온라인 버전으로 출시했다. 여기에는 '발렌티노' '마크 제이콥스' '안나수이' '지방시'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이 협업 광고 캠페인에 동참하며 가능성을 실험했다.
'파이널판타지' 캐릭터 라이트닝이 '루이비통' 백을 들고 있다 |
◇ 중국, 세계 최대 E-스포츠 시장으로 부상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은 최근 중국의 E-스포츠 시장을 크게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일본, 한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게임시장으로 등극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기준 중국의 온라인 게이밍 인구는 약 50만명에 달했고 그 중 60% 이상이 30대 이하 젊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 언론 징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의 젊은 여성 소비자들은 패션 아이템을 선택할 때 다소 여성스럽게 정돈된 유니섹스 스타일과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은 이같은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포착하고 E-스포츠 시장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결심을 했다. 새로운 광고 채널로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시장의 잠재력에 기대하며 지난해 여름 세계 최대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와 협업했다. 각국의 리그오브레전드 리그 우승팀이 모인 세계 챔피언십 대회의 우승 트로피와 트로피를 담는 케이스를 디자인했다.
이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인기 온라인 게임의 성공적이면서도 혁신적인 협업 사례로 꼽힌다. 앞서 2015년 '루이비통'은 인기 비디오게임 시리즈 '파이널판타지'에 '라이트닝(Lightning)'이라는 가상 여 주인공을 만들어 2016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이는 모델로 활용한 바 있다.
'푸마'는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팀 젠지(GEN.G)의 공식 유니폼 후원사다 |
◇ 게임 속 가상세계에서도 럭셔리 브랜드 입는다
지난 몇 년간 글로벌 마케팅기업들은 전세계 인구 32%를 구성하는 MZ세대의 소비 행태와 취향에 주목했다. 유엔 인구기금에 따르면 특히 현 Z세대 인구는 2020 년을 기점으로 전세계에 77억명 중 32%를 차지해 밀레니얼 세대 인구수를 초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이들은 이제 곧 독립적인 구매결정을 내리는 나이로 진입해 패션소비시장의 거대한 지각변동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도 새로운 전략 수립을 필요로 하고 있다. 디지털화된 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한 Z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온라인 속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디지털 원주민이다. TV 대신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 등 스트리밍 플랫폼과 유튜브, 트위치 등 1인 미디어 플랫폼에서 시간을 보내고 정보를 얻는다. 또한 이들은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는 온라인 광고를 능수능란하게 차단하고 귀찮은 큐레이팅을 피하기 위해 IP 추적을 따돌리는 것에도 능숙해 현재의 광고 방식으로는 이들을 사로잡기 힘들다.
모바일 게임 '아너오브킹즈'와 '맥'의 한정판 립스틱 |
또한 이들은 성별을 불문하고 한 두가지 이상의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 특히 Z세대 여성들은 온라인 게임을 이기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캐릭터를 가꾸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게임 속 가상세계는 젊은 현대여성들을 사로잡을 열망과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현실의 또 다른 버전의 현실이 되고 있다. 이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게임 속 가상세계에서 브랜드를 광고하고 상황 설정에 따른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을 연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2월 뷰티 브랜드 '맥'은 신규 모바일 게임 '아너오브킹즈(Honor of Kings)' 론칭을 기념하는 한정판 립스틱 컬렉션을 출시했고, 게임 론칭 24시간만에 완판됐다. '맥'의 아너오브킹즈 립스틱 컬렉션은 게임 속 한 여성 캐릭터의 입술색을 그대로 재현한 발색으로 게임 유저들뿐 아니라 다른 여성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놀랍도록 많은 젊은이들은 온라인 게임과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현실의 비용을 지불한다. 이제는 이러한 행위를 소수의 비주류 행동이라고만 치부할 때는 지났다. 21세기 현대인의 일상은 이미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늘 오가며 살고 있다. 이는 글로벌 럭셔리 패션 및 뷰티 브랜드의 고가 아이템을 가상세계에서 구매해 직접 같은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창구인 셈이다.
'루이비통'은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 무대의 트로피 제작에 동참했다 |
박진아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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