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 인기 아이템 수퍼플레어 |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 패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패션대기업인 온워드홀딩스는 전세계 매장 700여개를 폐점했으며, 글로벌 브랜드인 '이세이 미야케'는 남성 라인 전개를 종료하기도 했다.
불황 가운데서도 디자이너 브랜드 '후후(foufou)'는 인스타그램 등 SNS 파워를 활용한 브랜딩 전략으로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올해 들어 지난해 대비 두배 가까운 성장세를 이루며 스몰 챔피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론칭부터 오프라인이 아닌 이커머스를 통한 D2C(Direct to Customer) 판매에 집중한 결과다.
'후후' 자사몰 화면 |
◇ 코로나 이겨낸 '후후' 비결은 SNS
지난 2016년 디자이너 마루 코우사카가 론칭한 '후후'는 핸드메이드 브랜드로 시작해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탔다. 무리한 오프라인 전개가 아닌 온라인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지난해 2억엔(한화 약 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본 패션시장에서는 D2C 성공사례로 손꼽히며 올해는 두 배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후'가 인디 디자이너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활용해 팬덤을 구축한 결과다. '후후'의 대표 제품은 원피스와 롱 스커트. 이 브랜드는 대중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A라인 실루엣을 강조한 플레어 데님 스커트는 타이트한 허리라인을 강조하는 반면 넓은 치마폭으로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스커트는 출시 전부터 예약 주문이 쇄도하면서 출고 5일 만에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에서는 '후후' 스커트를 착용한 20대 여성들이 치마폭을 자랑하는 인증샷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누가 더 화려하게 치마폭을 돌릴 수 있는지 자랑이라도 하듯 360도 회전을 하며 유려한 스커트의 자태를 뽐낸다.
또한 '후후'는 평소 인스타그램(@foufou_ha_fukuyasan)을 중심으로 신상품 정보를 알리고 전국 각지에서 피팅회를 실시한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기 때문에 매시즌 컬렉션 출시 마다 장소를 정해 피팅회를 연다. 이는 고객들에게 직접 상품을 어필하고 반응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임과 동시에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팬미팅의 기회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에서 고객 만남이 어려워짐에 따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한 온라인 피팅회에 주력하고 있다. 판매를 위해 고객들에게 상품을 어필하기 보다는 고객들의 궁금한 점을 해소해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후후'의 온라인 라이브 피팅회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모델이 아닌 디자이너가 직접 입고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마르 코우사카 디자이너는 패션을 사랑하는 일본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셀럽의 역할을 하고 있다. 디자이너가 직접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후후'를 믿고 구매하고 있다.
'후후'는 폭이 넓은 치마와 원피스가 주력 아이템이다 |
◇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패션에 소비자 몰린다
한편 '후후'는 100% 일본 국내 생산으로 원가율이 50%를 상회한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원가율은 'NO 마케팅, NO 세일'과 효율 높은 채널에 집중하는 경영 정책으로 커버하고 있다. 일본 패션 관계자들은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가능하지 못하며, 인지도만으로도 실현하기 힘든 비즈니스 구조라고 설명한다. 특히 이 회사의 임직원 모두가 재고가 남더라도 할인하지 않고 광고를 통한 무리한 실적 확대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있다. 주력 아이템들의 평균 가격은 2만엔(한화 약 22만원)으로 형성되어 있을 만큼 중고가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후후'는 생산원가가 높은 만큼 재고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재고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판매 경로를 무리하게 확대하지 않는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자체 온라인몰만을 운영하면서 팔로워 수와 댓글을 통한 고객 반응으로 방대한 데이터가 쌓인 대기업 이상으로 정확한 매출을 예측하고 재고를 관리하는 덕에 재고 소진율은 98%에 달한다.
하지만 '후후'의 미래 전망이 밝은 것은 독특한 디자인 철학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다. 스커트와 같이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패션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새롭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가벼운 산책에서도 기분 전환을 위해 '후후' 원피스를 입고 이를 인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착용성을 강조한 대기업의 캐주얼이 온라인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는 일본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다른 흐름이다.
마루 코우사카 '후후' 디자이너는 "소규모 브랜드는 대기업의 흐름에 편성하는 것보다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색다른 움직임을 모색해야 한다"라며 "패션에 국한되지 않은 다른 산업에서 전혀 다른 발상을 불러올 수 있는 참고사항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후'는 SNS를 통해 온라인 라이브 피팅을 진행했다 |
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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