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낫' 지난해 45만장 판매
'LMC' '디네댓' 등도 10만장 이상
# 'SUPREME'이라는 레터가 적힌 '슈프림'의 박스 로고 티셔츠의 정가는 5만원이다. 하지만 이를 구매하려는 마니아들이 많기 때문에 리셀가격이 30만원까지 뛴다. 가치가 무려 6배가 증가하지만 '슈프림'의 헤리티지가 담겨 있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 영국의 '슈프림'으로 불리는 '팔라스'의 메인 로고는 'PALACE' 레터가 삼각형 모양을 이루고 있는 '트라이퍼그'다. 매시즌 일반적인 박스 로고부터 다양한 아트웍과 결합한 형태까지 다양한 트라이퍼그 라인은 '팔라스'에서 1순위로 매진되고 있다.
'커버낫'은 올해 여름철 로고 티셔츠 70만장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이처럼 브랜드의 얼굴인 로고는 이미지만으로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상상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애플사의 한입 베어문 사과, 맥도날드의 M, 스타벅스의 엔젤 로고 등 패션 외 카테고리에서도 유명 브랜드들의 로고는 사람들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다.
최근 스트리트 캐주얼을 중심으로 이러한 로고를 크기와 색상 등 다양한 각도로 활용한 아이템들이 인기다. 특히 올해 여름 이러한 로고플레이 티셔츠들이 더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스트리트 캐주얼의 중심 채널인 무신사의 판매 랭킹에서도 여름 시즌마다 로고플레이 반팔티들이 항상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커버낫' 'LMC' '디스이즈네버댓' '비바스튜디오' 등 1티어 스트리트 브랜드들은 물론 '내셔널지오그래픽' '휠라' 등도 로고플레이 반팔티로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로고플레이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유행했던 패션 트렌드다. 이후 로고의 크기를 최대한 작게 줄이고 심플하게 배치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로고플레이는 자취를 감췄지만, 최근 레트로 트렌드, 래퍼들의 힙한 패션 등이 유행하면서 몇 해 전부터 다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로고플레이 티셔츠들은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의 볼륨 확장에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커버낫'은 지난해 통틀어 반팔 티셔츠로만 45만장을 팔아치운 티셔츠 강자다. '커버낫'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아치 로고와 어센틱 로고 티셔츠로만 30만장을 판매했다. 더불어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로고플레이 티셔츠 라인업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비바스튜디오' 'LMC' '디스이즈네버댓' '마크곤잘레스' 등도 로고플레이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브랜드들이다. 이 브랜드들은 모두 지난해 로고플레이 티셔츠만 1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한 스트리트 브랜드 관계자는 "로고는 브랜드를 한 눈에 보여주는 상징이다. 특히 잘나가는 브랜드들의 로고는 그 옷을 입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위 '인싸'가 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이 로고를 활용한 아이템들은 당연히 잘 팔릴 수밖에 없으며 시즌마다 판매량과 매출로 브랜드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디스이즈네버댓' T-Logo Tee(왼쪽)와 지난해 16만장 판매한 '비바스튜디오' 로고플레이 티셔츠 |
◇ 로고, 브랜드 가치를 말하다
과거 대놓고 브랜드를 알린다는 의미로 촌스럽게 여겨졌던 로고가 현재 치트키(CHEAT-KEY)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로고플레이가 트렌드였던 시절에는 로고를 다양한 형태로 패턴화했지만 최근에는 우리 브랜드를 각인시켜야만 하는 결정적 한방이 됐다. 비슷한 스타일이라도 브랜드 이름이 들어간 로고 하나로 옷의 가치가 달라진 셈이다. 때문에 로고 하나하나에 브랜드의 히스토리가 담겨있다.
지난해 로고플레이 아이템의 최강자로 군림한 '커버낫' 로고에는 COVER(다루다)와 NAT(Needle And Thread, 바늘과 실)이라는 의미가 숨어있다. 이는 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에 충실한다는 뜻이다. 의미에 부합하도록 중량감 있는 헤비웨이트 싱글 원단에 두 번의 방축 가공을 더해 밀도있는 티셔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매시즌 새로운 형태의 로고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자연주의 색감에 중점을 두고 70만장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커버낫' 관계자는 "론칭부터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어센틱 로고와 아치 로고를 중심으로 시즌별 카테고리 킬러아이템을 기획하고 드롭 발매로 반응을 살피는 전략이 유효했다"라며 "최근 다양한 협업으로 이슈를 만들어낸 것 역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한 몫 했다"고 말했다.
레이어에서 전개하는 '엘엠씨'의 알파벳 LMC와 옷 뒤에 따라오는 지구본 아트웍은 시그니처 로고플레이다. 지구본 아트웍은 사회적 이슈들을 재해석한다는 'LMC(Lost Management Cities)'의 가치관에 신뢰감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해 90여개 스타일의 로고 아이템을 출시, 도합 1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여름 역시 다양한 핏과 소재 및 가공에 중점을 두고, 1970~1980년대 히피와 펑크 등 하위 장르의 문화를 접목한 그래픽과 로고플레이로 20만장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디스이즈네버댓'의 로고 티셔츠 블랙 컬러는 매년 2~3만장씩 판매되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아이템이다. 블랙 컬러의 오버사이즈 티셔츠 가운데 'thisisneverthat' 문구 하나만 박혀 있을 뿐인데 매년 3만장씩 팔린다. 올 여름 역시 무신사 판매 랭킹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디스이즈네버댓'은 매시즌 컬렉션마다 레트로 무드를 도시적이고 미래적으로 풀어낸 영상으로 이슈를 만들고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킨 후 시크하게 아이템을 드롭한다. 이러한 전략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쿨(Cool)'하게 여겨지면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엘엠씨' 5주년 기념 론칭한 레트로 문 티셔츠 |
◇ 로고플레이 못하면 명함도 못내민다
스트리트 캐주얼뿐만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들도 10~30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로고플레이를 선택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발렌티노'는 1960년대 브랜드를 알린 로고 'VLTN'를 또 다시 꺼내 들었다. 한층 더 과감하게 크기를 키우고 액세서리와 가방 등 다양한 아이템에 적용시키고 있다. '구찌'는 'GG' 로고부터 '발렌시아가'의 웨이브 로고, '펜디'의 알파벳 로고 등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들이 과감하게 로고를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펜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로고는 단순히 로고가 아니고 훨씬 더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다. 전통과 열정, 사랑 등 1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우리 가문 역사의 상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로고플레이는 이제 브랜드를 알리는 '노골적인' 홍보가 아닌 트렌드로 자리잡은 셈이다.
지난달 초 무신사 내 반팔 키워드로 검색된 수도 60만건으로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했다. 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인 것은 단연 로고 티셔츠다. '휠라' '타미힐피거' 등 헤리티지가 강세인 브랜드들이 1990년대 유행했던 빅 로고 헤리티지를 통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으며, 'MLB'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도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로고플레이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남규 무신사 MD 팀장은 "로고 티셔츠에 대한 수요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7년부터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새롭게 시도한 로고플레이는 10~20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도권 브랜드들도 로고플레이를 통해 그간 소통하지 못했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의 공감을 얻어내면서 수요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마크곤잘레스' 시그니처 엔젤로고가 돋보이는 2020 썸머 시즌 룩북 |
'팔라스'의 트라이퍼그 로고 |
'펜디'의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로고 티셔츠 |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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