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8년 이너웨어 업계에 신박한 아이템이 탄생했다. 2017년 유해성분으로 인한 생리대 파동으로 불안감이 고조된 가운데 생리대가 필요없는 일체형 위생팬티가 등장했다.
단색, J&J크리에이션 등 소규모 업체가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자 좋은사람들, 쌍방울 등 대형 이너웨어 업체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생리팬티 제품 분류가 모호한 상태에서 ‘생리’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의약외품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제로 인해 마음껏 마케팅을 펼치지 못했다.
단색(대표 황태은)은 이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으로 지난 2년여 동안 위생팬티 ‘논샘팬티’로 브랜딩을 해오다 상반기 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외품으로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나긴 여정이었다. ‘단색’을 론칭한 황태은 대표를 만나 그 동안의 창업 분투기를 들었다.

| 펨테크 기업 ‘단색’은 여성들의 일대기를 함께할 수 있는 기능성 라이프웨어 시장을 개척하며 히든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
Q. ‘논샘팬티’의 론칭 배경이 궁금하다. 어떻게 시작했나?
개인적으로 피부가 예민해 대학에서 피부미용학을 전공할 만큼 피부미용에 관심이 많았다. 관련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생리통이 심했던 터라 해외에서 직구로 관련 상품을 구매해보기도 했지만 사이즈 문제 등 불편함이 있었다. 내가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2016년 제품 개발을 시작했고, 1년 4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17년 10월 ‘논샘팬티(새지 않는 팬티)’ 첫 제품을 출시했다. 2017년 12월 동생 황서연 이사와 박영호 디렉터와 힘을 합쳐 회사 단색을 설립했다.
Q. 일회성 패드를 대신할 수 있는 팬티였던 만큼 기능적인 전문 지식도 있어야 하고 제품 개발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전문 지식없이 니즈만 가지고 시작했던 터라 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전문가들의 도움도 컸다. 그 동안 15번의 리뉴얼을 거칠 만큼 지속적인 모델 개발을 했고 질 분비물용 기능성 속옷, 클로헥시딘의 코팅을 통한 항균성 섬유의 제조방법으로 특허도 취득했다. 논샘팬티는 집중흡수, 항균&소취, 수분제거&방수, 방수층, 샘방지+조임 기능이 있는 위생팬티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Q. ‘논샘팬티’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단색’이라는 브랜딩에 성공했다. ‘단색’ 브랜드에 대해 소개부탁한다.
회사의 절대적인 매출 비중은 논샘팬티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아이템 중심이 아닌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를 위해 회사명 ‘단색’을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정체성을 ‘불편함을 벗고 편안함을 입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단색’ 브랜드명은 홑 단(單), 색 색(色)으로 예전 여성들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한국적인 기업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한글명을 선택했다. 단색은 보다 단순하게, 보다 편안하게 모든 여성을 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Q. 론칭 초기 ‘논샘팬티’로 1년여 만에 7만장 이상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지만 관련 기업의 견제, 후발주자의 카피캣 제품도 골칫거리였다. 브랜딩에 성공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생리 팬티’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비슷한 콘셉을 추구하는 아류 브랜드가 등장하며 가격 경쟁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우리는 브랜딩에 집중하면서 초기 20~30대 여성들에게 타겟팅한 마케팅이 주효했던 것 같다. 또 여성 CEO의 스토리텔링이 고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심리스 제품으로 편안한 착용감을 강조한 '단색'의 자유 속옷 |
Q. 상품 라인도 다양해졌다. 브랜드 제품 개발의 방향성은?
위생팬티 단일 아이템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20여개 아이템을 개발했다. 여성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한 자유속옷, 팬티없이 착용해도 되는 레깅스 라인, 임산부를 위한 기능성 속옷, 시니어 여성을 위한 요실금 팬티, 지난 3월에는 주니어 속옷을 출시했다. 요실금 팬티도 인기지만 최근 선보인 주니어 팬티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 우리는 어린 아이부터 시니어까지 여성의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함께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를 펨테크(femtech, 여성 건강에 초점을 맞춘 기술과 상품) 기업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Q. 단색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미 외부 투자유치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기업 밸류에이션을 진행하고 있나?
설립초기 3명의 적은 인원으로 시작했다.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개인 자본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또 새로운 라인을 개발하고 싶은데 자금이 여의치 않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지난 2018년 여성창업경진대회에 출전해 933팀 중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회사도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7월 TIPS(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돼 2년 간 5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또 서울산업진흥원(SBA), IBK캐피탈로부터 9억원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시리즈A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Q. 합정역에 단색 본사가 매장과 함께 들어섰다. 오프라인에 진출하겠다는 의지인가?
지난해 11월 합정역으로 단색 본사를 이전하고 1, 2층은 매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카페와 1층에는 생산시설, 2층에는 ‘단색’ 쇼룸을 마련했다.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착용해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피팅룸도 마련했다. 3층은 회의실 및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1층 카페 뒷편으로 오픈형 팩토리를 구성해 고객들에게 제품 제조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이려고 한다.
Q. 현재 이커머스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향후 브랜드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자사몰 단색(www.dansaek.co)을 통한 매출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외부몰 입점을 제한하는 이유는 가격 컨트롤이 힘들어지면 브랜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는 우려때문이다. 외부 채널은 ‘롭스’ 전국 매장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 그리고 태국에 홀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 내 의약외품 허가를 받는다면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단색 본사 |
황연희 기자
yun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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